생활밀착형 유통채널인 다이소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며 최근 유통업계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약 100개로, 지난해 말 60개에서 66% 늘었다. 제품 종류도 500여종에서 800여종으로 확대됐다.
다이소의 화장품 매출은 △2021년 52% △2022년 50% △2023년 85% △2024년 144%로 매년 급성장했으며, 올해 6월까지만 봐도 이미 전년 대비 110% 증가했다.
다이소가 화장품을 처음 취급했을 당시에는 저렴한 가격 탓에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커 소비자 반응이 미미했다. 그러나 '리들샷'(VT 리들샷 앰플)을 출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기존 5mL 기준 3만원대에 판매되던 상품을 2mL 스틱 6개 묶음으로 소용량화하고, 포장을 단순화해 3000원에 내놓자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손앤박 컬러밤', '메이필 랩핑 마스크' 등이 연달아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다이소의 성장 요인이 단순한 가격 경쟁력에만 있지 않다고 분석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옮겨가면서, 저렴하고 소용량인 화장품이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됐다는 것이다. 다이소가 이 변화 지점을 정확히 공략한 셈이다.
또 다이소는 생활 반경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 기존 유통망과 달리 ‘즉시 소비·즉시 피드백’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일부 기업은 이를 활용해 다이소에 신제품을 먼저 선보인 뒤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저가 제품으로 어린 소비자층을 유입시킨 뒤, 향후 이들을 상위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전략도 가능하다. 이처럼 다이소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작은 실험실’ 같은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브랜드 런칭 플랫폼으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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