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선업 재건 정책이 한국과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에도 실현 불가능한 일종의 “정치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8일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지원으로 조선업을 부흥시킬 수 있나’라는 제목의 왕펑 화중과학기술대학 국가관리연구원 연구원 글을 통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은 본질적으로 ‘정치쇼’"라면서 “이는 미국 유권자의 조선업 관련 정서에 호응하고 아시아 동맹국과의 결속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왕 연구원은 “미국이 일본과 한국을 끌어들인다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대통령 임기 내 완료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한일 양국 조선소의 주문이 2028년 전후까지 밀려 있어 미국으로 이전할 생산 여력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조선업의 문제는 외부 지원이 부족한 게 아니라 내부 구조적 모순이 누적된 결과”라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세계 조선업 무대 중심으로 돌아가려면 동맹국의 일시적 지원이 아니라 자체 산업 체계의 심층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업 노동자 고령화 △청년 인력 부족 △긴 작업 훈련 기간 △취약한 공급망과 정부의 반복적인 수요 조정 등을 조선업 재건을 위한 선결 과제로 꼽았다.
중국은 한미 양국이 마스가 프로젝트를 발표한 직후부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5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한국의 위험한 도박’이라며 노골적으로 견제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한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방위 체계에 포섭될 경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미 간 조선 협력으로 인해 해양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선업 세계 2위인 한국이 미국과 손을 잡을 경우 중국이 그간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세계적 수준의 조선업 경쟁력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함정 보유 대수마저 크게 늘리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까지만 해도 110척에 불과했던 중국 함정은 지난해 370척까지 늘어 미국(297척)을 따돌렸으며 격차는 향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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