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이 잇따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5일 국내 증시에선 로봇주와 지주사, 증권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노란봉투법’은 기업들이 향후 노동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을 자극했고 2차 상법 개정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로봇 ‘대장주’인 삼성전자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0.08% 오른 28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로보틱스(4.79%), 유일로보틱스(7.93%), 알에스오토메이션(9.20%), 로보티즈(19.31%) 등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국내 로봇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로봇액티브(4.97%)’와 ‘RISE AI&로봇(5.91%)’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이날 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7.10% 오른 14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지주(4.27%), HD현대(2.02%), 한화(1.85%), CJ(2.35%) 등 다른 지주사 종목도 올랐다.
또 한국금융지주(4.09%), 미래에셋증권(2.87%), 키움증권(2.91%) 등 증권주도 상승 마감했다.
로봇주가 강세를 보인 데는 전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업체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 국내 기업의 로봇 도입 및 생산설비 자동화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란봉투법으로) 조선·자동차 등 국내 제조 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로봇 자동화 수요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로봇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주사와 증권 종목도 이날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는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영향으로 보인다. 2차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7월 3일 본회의 통과)에 이은 추가 개정안이다.
이번 2차 개정안은 소위 '더 센 상법'으로 불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집중 투표제 도입으로 "지분율이 낮은 기관 투자자나 소액주주 연합도 누적 투표를 통해 최소 1인 이상의 이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다"며 "이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결정 지연이나 대주주 지배력 약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증권주는 지난 주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기준 금리 인하를 시사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증권주는 금리 인하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금리가 인하하면 시장 유동성이 커져 증권 거래 대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는 금융 안정을 이유로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위원은 4명 이상으로 7월 금통위와 유사하거나 완화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다음 인하는 10월로, 연말 국내 기준 금리는 2.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