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기업금융 특화지점인 비즈프라임센터를 대출 중심에서 외환과 수출입 컨설팅, 자산관리 등을 제공하는 복합 기업금융 점포로 업그레이드한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 지원을 다각도로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즈프라임 2.0’ 모델을 수립하고 이를 전국 13개 비즈프라임센터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현재 △경기 반월·시화 △경기 남동·인천 송도 △경남 창원·부산 녹산 △대구·경북 △울산 △서울 광화문 등 전국 13개 비즈프라임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 센터는 국가 산업단지와 첨단산업 거점을 기반으로 자동차·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전략산업 기업에 특화된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비즈프라임 2.0 모델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광화문 센터를 제외하면 모든 센터는 기업금융 인력으로만 구성돼 있다.
앞으로는 비즈프라임센터에 기업금융 이외에 기관영업과 프라이빗뱅킹(PB), 시너지 영업 인력을 묶은 협업 조직을 둘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환·파생상품 관리 및 퇴직연금, 중기 맞춤형 정보기술(IT) 플랫폼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PB 인력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이뤄진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비즈프라임 2.0을 통해 기업·기관 협업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영업을 전방위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기존 대출 영업 중심에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합 기업금융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금융 부행장을 맡아 비즈프라임센터를 기획하고 확대한 장본인이다. 그는 은행장 취임 이후에도 비즈프라임센터 고객사와 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비즈프라임센터 13곳에서 취급한 기업 여신은 1조 22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660억 원) 대비 14.6% 늘었다. 고객사는 315곳에서 364곳으로 15.6% 증가했다. 2023년 7월 비즈프라임센터 출범 후 대출 총액은 3조 8680억 원에 이른다.
비즈프라임센터는 현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경북 센터는 올 3월 자동차 부품 업체 평화산업에 220억 원 보증서대출을 실행해 전기차 전용 부품 대량 수주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지원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량 수주를 위한 자금 조달 필요성을 파악하고 신용보증기금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 지원을 이뤄낸 사례”라고 설명했다.
5월에는 경기 반월·시화 센터가 코스닥상장사 잉크테크에 국가첨단전략산업 대상 금융 지원을 활용해 400억 원 규모의 시설 대출과 외환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월·시화 센터는 국내 최대 산업단지 반월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설립된 우리은행의 첫 번째 비즈프라임센터다. 두 사례는 모두 올해의 비즈프라임센터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올 들어 서울 강남 도곡(1월), 경기 화성·평택(4월), 서울 광화문(7월) 등 세 곳의 비즈프라임센터를 신설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금융이 활로가 될 것”이라며 “은행권이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현장 중심의 밀착 영업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로서의 위상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1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 11개로 가장 많다. 우리은행은 삼성과 LG, 한화, 포스코 그룹의 주채무은행을 맡고 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전통적인 기업금융의 강자인 우리은행이 과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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