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를 위해 다시 일터로 나선 고령층이 과거 자신의 경력과는 무관한 단순 노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는 관리자나 전문가, 사무직으로 일했던 이들이 주된 직장에서 밀려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55~79세 고령층의 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 역시 5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의 생애 가장 오래 근무했던 일자리(주된 일자리)의 직업을 살펴보면 '관리자·전문가'(17.0%)와 '사무 종사자'(12.3%)의 비중이 약 30%에 달했다. '기능·기계 조작 종사자'도 21.5%를 차지해 상당수가 전문성과 기술을 바탕으로 경력을 쌓아왔음을 짐작게 한다.
하지만 현재 이들이 종사하는 일자리는 달랐다. 2025년 5월 기준 고령층 취업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직업은 '단순 노무 종사자'(22.6%)였다. '서비스 종사자'도 14.5%에 달했다. 반면 '관리자'는 2.1%, '사무 종사자'는 8.3%에 그쳐 과거 경력과의 단절을 드러냈다.
이러한 경력 변화는 산업별 분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과거 이들이 가장 오래 몸담았던 산업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4.4%)과 '도소매·숙박음식업'(20.7%), '광·제조업'(18.9%) 순이었다. 하지만 현재 고령층 취업자가 가장 많이 분포한 산업은 '보건·사회·복지'(13.7%), '제조업'(12.5%), '농림어업'(11.0%)으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고령층이 평균 52.9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주된 일자리에서 떠밀려나기 때문이다. 퇴직 사유 역시 '정년퇴직'(13.3%)보다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25.0%)이나 '건강 악화'(22.4%) 등 비자발적 요인이 훨씬 컸다.
결국 은퇴 후 소득 공백과 불안정한 노후가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절반(51.7%)에 불과했고 월평균 수령액은 86만원에 그쳤다.
고령층 10명 중 7명(69.4%)은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그 첫 번째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54.4%)을 꼽았다. 이들이 일하기를 바라는 나이는 평균 73.4세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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