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이 2년 만에 35% 이상 증가했다. 전체 주주환원 총액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한 반면 자사주 소각은 늘어나는 등 주주가치 제고 방식이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의 주주환원 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5조 578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3조 7240억 원 대비 35.2%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기업들의 시총은 1405조 4819억 원에서 1664조 9773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총 대비 주주환원액 비율은 2.4%에서 2.7%로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시총 대비 주주환원액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KT&G(033780)(10.0%)가 차지했다. 이어 키움증권(039490)(9.1%), 우리금융지주(316140)(9.0%), 삼성증권(016360)(8.0%), SK텔레콤(017670)(8.0%), NH투자증권(005940)(7.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순위권에 자리한 대다수의 기업이 금융주일 정도로 관련 업종의 주주환원율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주환원을 진행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한화오션(042660), 알테오젠(196170), 삼성중공업(010140) 등 17곳이었다.
2년간 주주환원 총액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기업은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었다. 2022년 주당 500원 수준이었던 주주환원액은 지난해 5350원으로 무려 970.9% 뛰었다. 반면 환원액이 감소한 곳은 에쓰오일(S-Oil(010950))로 이 기간 주당 5501원에서 126원으로 98% 가까이 줄었다.
주주환원 방식에서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100대 기업의 2022년 배당 총액은 31조 8891억 원으로 전체 주주환원액의 9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배당 총액이 5조 4310억 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비중은 81.9%로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여파로 자사주 소각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2년 1조 8349억 원이었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지난해 8조 2583억 원으로 350.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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