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제히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급등했다. 메타는 ‘개인화 초지능(ASI)’에 대한 비전으로, MS는 애저 클라우드 매출 급증으로 거액의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을 덜었다. 빅테크가 일제히 호실적을 이어가며 AI 수익성에 대한 의문들이 지워지는 구도다.
30일(현지 시간) 메타는 올 2분기(4~6월) 매출 475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7.1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매출 448억 달러, 주당순이익 5.92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주당순이익 증가율도 각각 21.6%, 18%로 준수했다.
당장 메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광고부문이다. 2분기 광고 매출은 465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다음 분기 전망도 밝았다. 메타는 3분기 매출 475억~505억 달러를 예상했다. 월가가 예상하던 461억 달러를 뛰어넘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후 이뤄진 콘퍼런스콜에서 “AI 기반 추천 덕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광고 전환율이 각각 5%, 3% 향상됐다”고 밝혔다.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미래 사업 분야로 밀고 있는 증강현실(AR) 부문은 매출 3억7000만 달러, 영업손실 4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출범 후 누적 적자가 700억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저커버그가 ‘개인화 초지능(ASI)’ 구축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시장 기대감이 고조됐다.
저커버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초지능 개발이 눈앞에 다가왔다. 메타의 비전은 모든 사람에게 개인용 초지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안경처럼 상황을 이해하고, 보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듣고, 하루 종일 상호 작용하는 개인용 기기가 주요 컴퓨팅 기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백지수표에 가까운 인재 영입 제안으로 구축한 메타초지능연구소(MSL)가 기존 챗봇형 AI와 다른 ‘개인화 AI’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저커버그가 개인화 AI를 전달할 기기로 스마트 글래스를 꼽으며 리얼리티랩스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메타와 스마트 글래스를 함께 제작하는 에실로룩소티카는 최근 올 상반기 스마트 글래스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배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는 올 9월을 전후해 신형 AI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계획이기도 하다. 에실로룩소티카는 판매 급증에 대비해 올해 초 연간 스마트 글래스 생산역량을 1000만 대로 확대한 바 있다. 2023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스마트 글래스 판매량은 200만 대에 불과했다.
MS의 호실적도 AI 수익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날 MS는 올 2분기(회계연도 4분기) 매출 764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3.6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이던 매출 738억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3.37달러를 웃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18%, 23%에 달했다.
거액의 AI 인프라 투자 부담에 짖눌리던 클라우드 부문에서 높은 수익성이 확인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MS 2분기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 늘어난 298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첫 공개한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자체 매출도 인상적이다. MS는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서 매출 75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 회계연도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 4~6월 애저 매출이 39% 늘어나며 시간이 갈수록 AI가 클라우드 실적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메타와 MS의 견고한 실적에 시장은 환호 중이다. 두 기업 실적 발표 후 AI 관련주는 시간외에서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타는 11% 이상, MS는 9%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2.21% 오르며 사상 최초로 180달러를 넘어섰다. 이외 AMD가 2.6%, 아마존이 3.16%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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