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서울 시내 곳곳을 달리다 버스와 택시에 밀려났던 '서울 근대화 상징' 노면 전차(트램)가 58년 만에 부활을 앞두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5호선 종점 마천역에서 복정역·남위례역까지 5.4km, 12개 정거장으로 구성되는 위례선 트램이 내년 9월 개통을 목표로 현재 약 88%의 공정률을 달성했다.
가장 까다로운 행정 절차로 꼽혔던 서울경찰청의 교통안전 심의를 최근 통과하면서 막바지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트램 차량은 다음 달부터 충북 오송시험선에서 5,000㎞ 예비주행시험을 거친다. 올 연말에는 위례선 본선에서 종합시험운행에 들어간다. 이후 국토부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실제 승객 탑승이 가능해지게 된다.
서울 트램은 과거 1899년 첫 도입된 '서울전차(電車)'가 전신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전차'로 불렸다. 1968년 인구 증가와 교통난, 느린 속도 등으로 버스와 택시에 밀려나기까지 약 70년간 시민의 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전차는 계급, 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울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노선은 광화문, 용산, 마포, 노량진, 돈암동 등을 오갔다. 전차 궤도 부설로 한양도성 일부와 성문이 훼철되는 등 도시 경관 변화도 컸다.
지금은 서울역사박물관 앞 381호 전차, 마포·동대문 표지석 등에서 흔적만 남아 있다.
과거 1칸이던 전차와 달리 58년 만에 부활하는 위례선 트램은 5칸, 10편성 도입 예정이다. 초저상 구조의 트램으로 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 접근성도 크게 높였다. 특히 차량 지붕 위에 전선이 없는 '무가선(無架線) 트램' 형태로 설계돼 외부에서 전기를 받지 않는 대신 차내에 설치된 배터리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위례선 트램은 지난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도입이 확정됐다. 애초 민자사업으로 추진했으나 2015년 민자적격성조사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가 낮게 나오자 서울시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했다.
이후 2020년 국토부의 '위례선 도시철도 기본계획' 최종 승인 이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2022년 말 착공했다.
내년 8월께 개통을 앞둔 위례선 트램의 운영 기간은 개통 후 5년이며, 운영비는 5년간 1195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60.7%)와 성남시(39.3%)가 거리 비율에 따라 분담한다.
자회사를 세워 위례선을 운영하게 될 서울교통공사는 개통 준비에 발맞춰 '위례선 트램 활성화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위례선이 다니는 지역 내 다소 부족한 관광자원 인프라를 개선해 이용률을 높이고 운영 수입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서 위례신도시 외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울산과 대전이다. 당초 배터리 방식 트램에서 수소전기트램으로 차종을 변경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