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추석 연휴 기간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세라는 악재에 마주쳤어도 반도체 대호황을 발판 삼아 3500 선에 올라선 지 불과 1거래일 만에 3600 돌파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승세를 이끈 건 단연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로 미국발 인공지능(AI) 관련 훈풍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최대 수혜주로 부각됐고 전 거래일 대비 6.07% 오른 9만 4400원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8.22% 뛴 42만 8000원으로 새 역사를 썼으며 시가총액은 311조 5850억 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300조 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호적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4% 올린 11만 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 역시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 3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6% 올린 56만 원으로 제시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6021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최근 3거래일 동안 무려 2조 850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국내 증시에서 1조 614억 원을 사들여 이달 들어 3거래일 만에 5조 44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01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도 SK하이닉스 주식 242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도체 중소형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한미반도체(042700)(18.89%), 엠케이전자(033160)(13.75%), 피에스케이홀딩스(031980)(11.11%), 원텍(336570)(10.25%) 등 대다수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상승 기울기가 완만해질 수는 있겠지만 반도체 주도 장세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급등 부담을 감안해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 자체가 반도체 주도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모든 업종이 웃은 건 아니다. 특히 관세 부과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와 철강 업종이 부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철강’과 ‘KRX 자동차’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19%와 1.14% 하락했다. 7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이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쿼터 축소와 품목관세 인상(25→50%) 계획을 밝히며 투심이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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