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 지원이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NH농협은행이 나 홀로 자영업자의 실질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NH금융이 수익성 제고에 방점을 두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올 2~4월 개인사업자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연 5.27%로 직전 기간(1~3월)보다 0.03%포인트 떨어졌다.
문제는 가산금리다. 1~3월 3.91%포인트였던 가산금리가 2~4월에는 3.94%포인트로 되레 0.0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농협은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도 1.63%포인트에서 1.62%포인트로 줄였다. 대출금리는 기본적으로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등을 빼서 정하는데 은행 이윤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세부금리를 조정한 셈이다. 한국은행은 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지난달에도 0.25%포인트 내렸다. 시장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 역주행을 한 것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의 신용대출 가산금리도 올렸다. 2~4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산금리는 3.92%포인트로 전달(1~3월)의 3.85%포인트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우대금리는 1.41%포인트에서 1.39%포인트로 되레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의 상황은 다르다. 신한은행의 경우 2~4월 개인사업자 신용한도대출의 가산금리를 4.4%포인트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내렸고 KB국민은행도 0.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우리와 하나가 각각 0.06%포인트, 0.02%포인트 올렸지만 이들 은행은 우대금리를 0.14%포인트, 0.03%포인트 함께 인상해 가산금리 인상 폭을 상쇄했다.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우대금리는 낮춘 곳은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이 유일하다.
이 같은 상황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2~4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인하했고 KB국민은행은 0.06%포인트 내렸다. 하나은행은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우대금리를 0.01%포인트 높였다. 우리은행만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하면서 조정금리는 0.03%포인트만 상향 조정해 NH농협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형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데이터(KCD)에 따르면 올 1분기 술집(-11.1%)과 분식(-7.7%), 패스트푸드(-4.7%) 등 주요 업종의 매출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5대 시중은행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며 “대선에서도 소상공인 지원이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NH농협은행만 나 홀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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