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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 성장률 1%대로 올린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4 17:41:14기획재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하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내놓은 성장률보다 0.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정부는 이 같은 전망을 달성하기 위해 재정·세제·규제 개혁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4일 기재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경방 초안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부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관세 불확실성 제거 효과까지 더해 최소 0.2%포인트 이상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정부 내부의 관측이다. 정부는 여기에 당장 올해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각종 규제 완화와 재정 집행 효율화 정책을 경방에 담아 기업투자와 민간소비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속도전도 예고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간부 회의를 소집해 “진짜 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액션플랜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경제를 불확실성 속으로 밀어넣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일단락되면서 앞으로는 성장을 위한 총력전에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게 구 경제부총리의 복안이다. 정부는 5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성장 전략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소집하고 7일에는 새 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여는 등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 요인이 연 1%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신사업 추진 현황 및 애로 사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 기업 10곳 중 8곳은 자신들의 주력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경쟁이 과도해 성장이 어렵다는 뜻이다. 제조 기업의 57.6%는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도 없다’고 응답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동력도 키울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
재정 30조 쏟아도 성장률 고작 0.1%P↑…구조개혁 더해야 2%대 반등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8.04 17:48:00올해 정부는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약 30조 원의 재정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산 지출에도 성장률 제고 효과는 높지 않다. 기관이나 전문가들마다 예상치는 다르지만 많아야 0.1~0.2%포인트 안팎의 성장률 효과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단순히 재정을 늘리는 것만으로 올해 1%대 성장은 물론 내년 2%대 성장도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가 0.8% 성장한 뒤 내년에는 1.6%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률 상승은 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새 정부가 노동 등 고질적인 저생산성 분야에서 이렇다 할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국회에서는 상법,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 반기업법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출은 경제 체질 개선의 고통을 견디기 위한 진통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구조 개혁을 등한시해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은 여러 지표로도 확인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 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사업 추진 현황 및 애로 사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약 84%가 “주력 제품의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에서는 89.6%가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응답을 내놨고 자동차·부품(81.2%), 전자(80.4%) 업종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80%를 넘었다. 모두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자 성장 엔진에 해당한다. 반면 이를 대체할 신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주력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을 착수했거나 검토 중에 있는지 묻자 과반 이상(57.6%)이 ‘없다’고 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영 악화, 인력 부족 등의 현실적 제약으로 신사업 추진은 물론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여력마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잠재성장률 전망을 봐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 3.75%에서 2011년 3.76%로 오른 뒤 1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1.94%, 내년은 1.88%로 전망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미국 등 경쟁 국가와 비교해 그 하락세가 유난히 더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인공지능(AI) 등 첨단 혁신 산업 분야에 최소 100조 원 이상의 국민 펀드를 조성해 장기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AI를 비롯한 국가 전략 사업에는 과감한 세제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미국과 협력해 조성하기로 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와 2000억 달러 규모 첨단 전략 사업 펀드도 운용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에 시장 확대와 부를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메가 투자 프로젝트들이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정기획위원회에 다양한 자문을 한 전직 경제부처의 한 관료는 “당장 국민 펀드만 해도 국민들은 단시일 내 수익을 원하는데 이 펀드는 제2의 엔비디아를 키워내는 식이라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100조 펀드가 담기더라도 당장 성장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성한 ‘뉴딜 펀드’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제정책의 핵심인 세금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크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법인세를 전 구간 1%포인트 일괄 인상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올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과 금융회사, 개미 투자자 등이 물어야 할 세금은 5년 동안 35조 원에 이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잠재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인구와 자본은 갑자기 늘리기 힘드니 기술에 초점을 맞춰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며 “대통령 주재 회의를 열어 주기적으로 진행 과정을 체크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성장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등 돌리는 해외IB "韓증세, 밸류업에 180도 역행"
증권 국내증시 2025.08.04 17:43:20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코스피 5000 시대’에 역행하는 세제개편안을 놓고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배당·상속세율 인하 등 인센티브도 필요한데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증시 급락을 세제개편안 탓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국내외 증권사들은 반(反)시장적인 증세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이달 1일 ‘이런, 세금 인상이라니(Yikes, tax hik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세제개편안으로 한국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CLSA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원상 복구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구간 세율이 원안인 25%보다 높은 35%로 정해진 것을 두고 시장 부정적 요소가 대거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초안이 국회에서 완화되더라도 실망감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심종민 CLSA 연구원은 “상법 개정이 작동하려면 배당·상속세 인하 등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이는 예상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조건이 많고 최고세율 35%는 대주주에게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라서 배당성향을 높이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는 한국의 세제개편안 논란을 이유로 아시아 신흥시장(EM) 비중을 중립으로 낮췄다. 씨티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증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높이겠다는 정책 취지와 180도 상반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씨티는 “그간 정책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초과 수익을 낸 만큼 추가 하방 압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도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세제개편안 불확실성 여파로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급증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투자자예탁금은 71조 2971억 원으로 2022년 1월 27일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다. 저점 매수 시점을 노리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걷히길 기다리는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세제개편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유안타증권은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의 실증 분석 방식으로 한계소비성향을 계산한 결과 1일 국내 시가총액 감소액 116조 원은 잠재 소비 여력 8조 1000억 원을 줄인 것으로 추산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예산 관련 국비 지출액과 똑같은 규모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독버섯 같은 극소수 반시장적 정책만으로도 코스피 5000 달성 등 정책 목표 달성은 요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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