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오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텍사스 오픈, 취리히 클래식, CJ컵 바이런 넬슨, 캐나다 오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존디어 클래식, 3M 오픈, 그리고 이번 주 열리는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까지….
이들 대회는 모두 TPC 코스에서 열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빼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올해 42개 대회를 여는데 10개 대회가 TPC 코스에서 치러진다. 4개 대회당 1개꼴이니 TPC 코스는 PGA 투어의 든든한 후원 무대인 셈이다.
TPC는 토너먼트 플레이어스 클럽(Tournament Players Club)이다. PGA 투어가 소유 또는 운영하는 골프장 체인으로 PGA 투어 자회사인 TPC 네트워크가 관리하고 있다. TPC의 가장 큰 목적은 PGA 투어 대회 개최다. 따라서 투어 선수들을 위한 최신 연습 시설을 갖추고 있고 관람객과 중계방송을 위한 충분한 공간도 확보하고 있다.
TPC에서 PGA 투어 대회만 열리는 건 아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중 8월 FM 챔피언십은 보스턴 TPC에서 열리고, 9월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은 리버스벤드 TPC에서 개최된다.
TPC의 시초는 매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플로리다주 폰데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다. 1980년 개장한 소그래스 TPC는 당시 PGA 투어 커미셔너였던 딘 비먼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설계는 가학적 디자인으로 유명한 피트 다이가 맡았다. 둘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그린 주변에 ‘스타디움’ 개념의 잔디 스탠드(관람석)를 도입했고 이후 TPC 골프장에 영향을 끼쳤다.
PGA 투어 본부도 소그래스 TPC 안에 있었으나 2020년 본부 건물을 근처에 신축하고 이전했다. 소그래스 TPC의 시그니처 홀은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파3의 17번 홀이다. 현재 이 아일랜드 그린을 모방한 홀만 전 세계에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TPC 코스 건설에는 아널드 파머(파이퍼글렌과 리버스벤드 TPC), 잭 니클라우스(미시건 TPC), 게리 플레이어(야스나폴리나 TPC), 그레그 노먼(슈거로프와 샌안토니오 TPC) 등 유명 선수들도 설계가로 참여했다.
현재 TPC 네트워크에는 30개 골프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외에 캐나다(토론토 TPC), 멕시코(단잔테베이 TPC), 푸에르토리코(도라도비치 TPC)에도 있다. 한때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골프클럽도 TPC 네트워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TPC 코스에서 메이저 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된 건 2020년 PGA 챔피언십 때다. 당시 워런 하딩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하딩파크 TPC에서 열렸다.
30개의 TPC 골프장 중 16개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올해 PGA 투어가 열리는 10개 TPC 코스 중 CJ컵 바이런넬슨의 무대인 크레이그랜치, 3M 오픈 코스인 트윈시티,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이 열리는 사우스윈드 등이 프라이빗 클럽이다.
나머지 14개 골프장에서는 일반인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소그래스 TPC도 일반인 라운드가 가능하다. 다만 그린피가 6~8월은 550달러(약 76만 원)부터, 9~5월까지는 750달러(약 104만 원)부터로 비싼 편이다. 볼의 낙하지점을 봐주는 포어 캐디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비해 하딩파크 TPC는 60달러부터 시작한다. 루이지애나 TPC는 지역 거주자에게는 89달러, 비거주자에게는 129달러부터 시작되는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1년 이용권은 2800달러부터다. 디어런 TPC에서도 115달러를 내면 18홀을 칠 수 있다. ‘골프 해방구’ 스코츠데일 TPC의 스타디움 코스 요금도 114달러부터 시작한다. 일반 골퍼들에게도 저렴한 비용으로 토너먼트 코스 이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에도 미국의 TPC 사례처럼 체계적인 네크워크를 갖추진 않았지만 프로골프 대회 유치에 적극적인 골프장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대회 친화적인 코스들이 많아져야 투어의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골프 보급과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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