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중국 딥시크의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인 R1급 성능을 갖춘 ‘에이닷엑스(A.X)4.1’을 이르면 다음 주 선보인다. 에이닷엑스4.1은 SK텔레콤의 첫 추론형 AI 모델로, 다음 주 공개는 깜짝 발표에 가깝다. 그간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추론형 AI 모델 출시 시점을 연말께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도권 싸움이 나날이 치열해지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추론형 AI 모델은 AI가 인간에 버금가는 지적 능력을 갖춘 범용인공지능(AGI)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다. 고도화된 추론 능력을 통해 법률·금융·제조·헬스케어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고도의 다양한 지적 과제를 인간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수행한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가 지난달 4일 인트라넷(사내망)에 “연내 추론형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두 달 만에 에이닷엑스4.1 시연(프리뷰)판을 공개한다. 에이닷엑스4.1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성능지표(벤치마크)인 ‘대규모다중작업언어이해(MMLU)’ 점수에서 87.3점을 받았다. 딥시크 R1(90.8점)과 근소한 차이다.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약 720억 개로 딥시크 R1(6710억 개)의 약 9분의 1 수준이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딥시크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추론형 AI 모델은 스스로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쪼개서 고민해 문제를 푼다”며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가세로 AI 패권 전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구글·앤스로픽 등 미국 기업들과 알리바바·샤오미·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이 추론형 모델을 이미 출시했다. 이들은 현재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003550) AI연구원과 네이버·카카오(035720)·업스테이지·라이너 등이 추론형 모델 개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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