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의 불법 사이버 도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사이버 도박으로 검거된 19세 미만 청소년은 5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30배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또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지난해 실시한 실태 조사를 보면 청소년 100명 가운데 4명이 사이버 도박을 경험한 적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사이버 도박을 처음 접한 나이는 평균 12.9세였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등으로 온라인 사용 환경이 좋아진 지금 청소년들은 과거에 비해 사이버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친구들끼리 도박 사이트를 공유하거나 공짜 영화·드라마를 보여주는 불법 사이트의 광고에서 유입되는 경우도 많다. 불법 도박 사이트 대부분은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어 청소년도 쉽게 접속 가능하다.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돈을 따면 여기에 빠지게 되고 결국에는 점점 돈을 잃어간다. 그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또래의 돈을 빼앗는 일도 생겨난다. 또 돈을 훔치거나 불법 사채까지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육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를 청소년 도박 문제 예방 주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활동을 벌였다. 경찰청도 10월 31일까지 불법 도박 특별 단속을 하기로 했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하는 문제다. 정부와 사행 산업체, 청소년 유관 기관, 학교가 다 함께 참여해야 한다. 가정에서의 교육도 중요하다. 부모를 비롯한 청소년 보호자들은 도박은 마약만큼이나 위험하고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주입 시켜줘야 한다. 청소년들은 뭔가를 한창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에 도박 예방 교육은 분명한 효과가 있다. 아울러 대안 활동으로 스포츠·미술·음악 등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 도박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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