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분기 매출 28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기아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도 판매 성장을 이어가면서 3조 원대 영업이익도 지켜냈다.
기아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9% 증가한 28조 17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매출 규모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한 3조 86억 원, 순이익은 14.8% 줄어든 2조 392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 1분기 기아의 실적은 해외 판매가 이끌었다. 기아는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6% 늘어난 77만 2648대를 판매했다. 북미 시장에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며 해외 판매는 63만 8084대로 지난해에 비해 2.5% 증가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는 K3와 모하비 단산이 영향을 미쳐 판매 물량이 13만 4564대로 지난해보다 2.4% 줄었다.
기아는 1분기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미국의 관세 충격과 마이너스 경제성장률(-0.2%)을 기록한 내수시장의 부진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는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3조 원대 영업이익을 지켜냈고 영업이익률 역시 10.7%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판매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차(HEV)의 판매가 10만 4000대, 전기차(EV)가 5만 6000대로 전년 대비 각각 10.6%, 27% 증가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과시했다.
기아는 2분기에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가 부과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25%) 충격과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 관계자는 “유연한 생산 체제로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효율적인 인센티브 운영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현대모비스도 이날 1분기 매출이 6.4% 증가한 14조 7520억 원, 영업이익은 43.1% 급증한 776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높은 전장 부품 사업에서 수주가 늘면서 모듈과 핵심 부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또 AS 부품 매출도 같은 기간 11.8%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상대로 20억 8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올해 해외 수주 목표(74억 4000만 달러)의 30%에 육박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동화 사업의 고정비 부담은 증가했지만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고부가 부품 공급이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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