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보통 주가가 신고점을 경신하면 실적에 집중한다. 선반영된 주가를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이 견고히 받쳐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국의 2분기 실적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기준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기업의 82%가 실적 보고를 마쳤는데 주당순이익 서프라이즈율은 79%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 성장률은 전년 동기 보다 10.3% 올랐다.
이익은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바텀업 관점(개별 기업의 특징을 평가해 투자)에서 주가는 상대적으로 비싼 수준에 들어섰다. 주가 상승으로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 대비 자본비율은 상승 전환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했다. ROE의 상승 둔화는 자사주매입 총액과도 관련이 있다. 2022년 대비 자사주매입 총액이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 상승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가 상승에도 아직 비싸지 않은 섹터로는 반도체와 헬스케어를 제시한다. 최근 반도체 산업 주가 상승으로 낙폭과대 구간은 탈출하였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구간을 진입하진 않았다고 판단한다. 엔비디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크레도, 브로드컴 등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비중 상향 전략을 유지한다.
헬스케어는 연초부터 약가 인하로 주가는 하락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정적인 ROE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기간 완화 등의 상쇄 요인도 남아있으므로 존슨앤존슨, 일라이릴리 등을 추천한다.
최근 비중을 상향하거나 신규 편입한 종목으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주인 파이서브, 데이터 센터 관련 기업 델 테크놀로지, 경구용 비만 치료제 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있다.
핀테크 기업인 파이서브(FI US)는 연말까지 새로운 스테이블 코인 ‘FIUSD’와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이서브는 FIUSD와 관련된 거래 수수료, 그리고 준비금 운용 등을 통해 추가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델 테크놀로지(DELL US)의 분기 실적은 ‘AI 최적화 서버 수요 증가’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며,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흐름을 달성했다. 델은 견고한 서버 매출 성장을 반영한 연평균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으며, 향후 이익 성장률 대비 주가 멀티플도 낮다.
일라이릴리(LLY US)의 경구용 체중 감량제의 3상 시험은 긍정적으로 나왔고, 올해 말 3상 추가 결과가 공개된다. 일라이릴리는 이를 즉시 제조할 수 있는 대규모 공급망도 갖추었다. ROE는 상승 추세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EPS 성장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기업가치 저평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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