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의 1650억 달러(약 24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가 대만 반도체 산업은 물론 안보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대만 내에서 커지고 있다. 반도체가 중국의 대만 공격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하는 ‘실리콘 실드’가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전문가들을 인용해 “대만이 우크라이나의 곤경과 비슷한 처지”라고 보도했다. 맥스 로 대만국제전략연구회 전무이사는 “TSMC가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미국이 대만 위기에 개입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의향이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싱크탱크 대만 글로벌 토크의 황후이화 소장 역시 “미국은 TSMC 투자로 공급망 안전을 보장받았으나 대만은 안보적 완충 장치를 잃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손실 우려도 크다. 로 이사는 “TSMC가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수익과 주가도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이미 미국 투자 비용과 인재 수급 불안이 TSMC의 수익률에 타격을 입힌 데다 트럼프를 정말 만족시킬지도 확신할 수 없다”며 “트럼프는 대만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TSMC를 제외한 타 기업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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