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성과가 구체화되며 내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도 내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혀 투자자 기대도 상승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LG디스플레이가 344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록한 2조 5102억 원의 영업 손실 규모를 대폭 줄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증권가에서 내년도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집계한 내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863억 원이다.
특히 침체에 빠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OLED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밝힌 전체 매출 중 OLE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지난 동기 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계약 체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체질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통해 2조 원 을 확보해 기업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고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운영 효율화와 원가 절감에도 힘쓰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실수요와 연동된 효율적인 생산·판매 전략 원가 절감 등 운영 구조 혁신을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중소형과 대형 OLED 생산 라인의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구조적인 수익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 전망도 긍정적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모바일 기기의 OLED 디스플레이 수요가 지난해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37% 증가하고 올해 세계 OLED TV 패널 출하량도 지난해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세계 최초 55인치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이래로 지난 10년간 화질 혁신을 이어가며 초대형부터 중소형 제품 모두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장수명·고휘도·저전력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OLED 상용화에도 성공하며 현재는 세계 최초로 차량용과 IT용 제품을 양산 중이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P-OLED 출하 증가 판매 이벤트 등으로 인해 TV를 포함한 전자기기(IT) 기기의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환율 효과까지 고려하면 4분기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남궁현 신한증권 선임연구원 역시 "모바일 OLED 생산 시설 증설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 내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실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지난 22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주요 내용은 내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차입금 규모를 축소하고 무리한 신규 확장 투자보단 현재 보유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확대된 생산 능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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