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며 주식시장 내 존재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 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으면서 단순한 투자 대안을 넘어 핵심 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 5000억 원이다. 지난해 3조 5000억원 대비 57.5% 증가한 수준이다. ETF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4.3%로 확대돼 지난해 대비 11.9%포인트 상승했다.
거래 활성화는 국내 주식형 ETF가 주도했다. 올해 국내 주식형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 5000억 원으로 ETF 시장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과 같은 국내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약 6700억 원 증가하며 거래 증가세를 이끌었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과 기관 모두 거래 규모를 크게 늘렸다. 개인 투자자의 ETF 거래대금 비중은 30.4%로 가장 높았으며 연간 순매수 규모는 34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관투자가 역시 35조 4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ETF를 활용한 자산 배분과 트레이딩 비중을 확대했다.
ETF 거래 증가 배경에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상품 구조의 다양화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인공지능(AI) 등 업종 테마형 ETF와 금, 단기금리 상품을 활용한 파킹형 ETF 거래가 동시에 늘면서 단기 매매와 중장기 투자 수요가 함께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환경도 거래 확대를 뒷받침했다. 올해 ETF 시장 평균 수익률은 34.2%를 기록했으며 특히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은 64.8%로 해외 주식형 ETF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증시 강세 국면에서 ETF를 활용한 지수·섹터 매매가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자금 유입 흐름도 이어졌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97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71.2%로 같은 기간 글로벌 ETF 시장 성장률 31.7%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ETF 상장 종목 수도 1058개로 1년 새 123개 늘었다. 순자산 50억 원 미만인 소규모 ETF 수는 34개로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올해는 대형 ETF로의 자금 쏠림도 두드러졌다. 순자산 1조 원 이상 ETF는 66종목으로 전년보다 31종목 증가했다. 순자산 상위 종목은 TIGER 미국S&P500(12조 6000억 원), KODEX 200(11조 7000억 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8조 7000억 원) 순으로 상위 3개 상품이 전체 ETF 순자산의 11.1%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KODEX 200 ETF의 순자산이 1년 새 6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5년 말 기준 ETN 지표가치총액은 18조 9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다만 만기 도래와 상품 구조조정 영향으로 상장 종목 수는 385개로 27개 감소했다. ETN 일평균 거래대금은 1479억 원으로 전년보다 21.9%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ETF 시장은 거래 측면에서도 주식시장 내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내 주식형을 중심으로 한 거래 확대와 함께 중장기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noug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