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003620)가 올해 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주력 모델을 생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완성차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들 국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연간 목표로 제시한 15만 대 판매 달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올 하반기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차량 생산을 시작한다. 지난해 3월 베트남 푸타그룹의 자회사인 킴롱모터와 맺은 현지조립생산수출(KD) 계약에 따른 것이다. 킴롱모터는 베트남 중부 다낭의 후에산업단지에서 KG모빌리티 전용 KD 공장을 짓고 있다. 양 사는 이곳에서 올해 1만 5000대의 차량을 만들기로 약속한 만큼 이르면 올 3분기 내에 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KG모빌리티는 2029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6만 대로 늘리고 총 21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의 주력 모델인 토레스·티볼리·코란도가 우선 생산되며 내년부터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과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칸의 생산이 이뤄진다. KG모빌리티는 이에 더해 전기차인 토레스 EVX와 전기버스를 생산 차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KG모빌리티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 최초의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공장을 방문해 직접 사업을 챙기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인구 1억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은 경제성장과 함께 자동차 수요가 늘며 유망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50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G모빌리티는 또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조립 생산을 개시한다. 생산 시점은 올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현지 협력사인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SNAM)의 조립 공장을 통해 렉스턴 스포츠&칸 등 내연기관차를 생산한 뒤 토레스 EVX 등 전기차로 생산 차종을 확대한다. 생산 규모는 양산 개시 후 7년간 총 16만 9000대다.
올해 해외 생산을 통해 수출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KG모빌리티는 과거 러시아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며 연간 3만 대를 현지에서 생산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새로운 생산 거점을 확보해나가며 성장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KG모빌리티는 공격적인 판매 목표량을 제시했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량은 14만 700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11만 6099대(반제품조립 180대 포함)보다 26.6% 높였다. 판매 성장으로 매출액 5조 50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G모빌리티가 올해 판매량과 실적 가이드라인을 공격적으로 제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올해 생산 시설이 더욱 개선된 데다 판매량과 실적에 직결되는 신차 출시도 대거 예고하면서다. 지난해 말 일부 조립 라인 공사를 마친 평택 공장은 최적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상반기부터 신차들을 쏟아낸다. 6월에 코란도 전기차(EV)를 시작으로 3분기 토레스 쿠페, 4분기 전기 픽업트럭(프로젝트명 O100) 등을 잇따라 출시한다.
KG모빌리티는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토레스 EVX를 1만 8000대 판매하고 KD 사업 강화로 해외 수출 물량을 확대해 창사 70주년인 올해를 본격적인 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까지 완성차 수출 10만 대, 내수 12만 대, 반제품조립(CKD) 10만 대 등 총 32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평택 공장 셧다운이 해소되면서 1분기 이후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출시한 토레스 EVX의 온기와 4월 토레스 부문 변경 모델 출시, 해외시장의 수출 회복 등이 맞물리면 올해 판매량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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