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034730)·현대차(005380)·LG(003550) 등 4대 그룹을 필두로 올해 주요 기업들의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과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고 1980년대생 신규 임원 발탁이 기업들에 대세로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말 4대 그룹 인사의 공통 키워드로 ‘기술’과 ‘세대교체’가 꼽힌다. AI·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로봇·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분야에서 엔지니어 출신과 연구개발(R&D) 전문가들이 핵심 보직에 올랐고 임원 평균 연령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임원 승진 규모는 219명으로 지난해(239명)보다 줄었지만 미래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은 큰 폭으로 단행됐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 본부장과 정준철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SDV 전환과 제조 혁신을 주도한다. 독일 포르쉐 출신의 하러 사장은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 개발과 애플의 자율주행차(애플카) 프로젝트를 총괄한 인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 적극적인 협업으로 기술력 제고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술 인재 위주의 인사 기조는 다른 그룹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는 AI와 반도체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넘어설 미래 선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적 석학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영입했다.
LG그룹은 올해 승진 임원의 21%를 핵심 미래 사업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에서 발탁했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ABC를 포함한 R&D 신규 임원 비중은 25%로 늘어난다. SK하이닉스는 차선용 미래기술원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차세대 메모리 기술 경쟁에 힘을 실었다.
세대교체 속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40대 부사장 11명, 30대 상무 2명을 각각 배출했고, SK그룹은 신규 임원 85명 중 54명(64%)을 40대로 채웠다. 현대차그룹 역시 신임 상무 176명 중 절반가량을 40대 리더로 발탁했다. AI와 소프트웨어·로봇 등 신기술 분야에 정통한 젊은 인재를 앞세워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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