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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 뚫고…한달새 26% 뛴 ASML홀딩[서학개미 리포트]

노광장비 수요 여전히 탄탄

내년 영업익 33% 증가 전망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 기공식에서 ASML의 페터르 베닝크 CEO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홀딩의 주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증권가는 ASML홀딩의 노광 장비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며 내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ASML홀딩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4% 오른 596.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 470달러 수준이었던 ASML홀딩 주가는 한 달 만에 26% 넘게 올랐다.





반도체 업황이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ASML홀딩이 생산하는 노광 장비에 대한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최근 2년간 약 40개가 판매됐는데 공급망 차질 완화가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총 생산능력(60개)에 근접한 EUV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UV 장비는 미세화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또는 5㎚ 수준의 반도체 회로 선폭을 형성할 때 꼭 필요한 장비로 ASML 전체 수주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메모리 업체들이 최근 CAPEX(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EUV 장비 제조 업체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TSMC·삼성전자·인텔 등 파운드리 3사가 제시한 공장 증설 계획은 3250억 달러 수준인데 이 비용의 대부분을 반도체 장비가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파운드리 3사의 초미세 공정 경쟁 심화로 견고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긴 리드타임(주문에서 최종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연간 생산량이 거의 고정돼 있어 실적 안정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 리스크가 낮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ASML홀딩은 유럽 회사로서 미국 기술 사용이 제한적이고 규제 대상이 아닌 레거시(구형 모델) 공정 위주로 중국 현지 업체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비가 통합된 상태에서 출하되기 때문에 매출의 5% 정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일부 수출이 불가해도 최소 물량을 대신 구매할 고객사들이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ASML의 글로벌 노광 장비 제조 시장 점유율은 69%에 달한다.

ASML홀딩의 2023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68% 증가한 258억 8100만 달러, 영업이익은 33.21% 늘어난 87억 2800만 달러로 전망됐다. 황 연구원은 “(ASML홀딩의 실적이)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업체의 자본 지출을 평균 5~7분기 후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전망되는 2024년까지 견고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고단가의 EUV 장비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장기적인 실적 개선 가시성도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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