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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가전 업계 덮친 전기강판 수급 부족…"재고 2개월분 그쳐" [뒷북비즈]

◆포항제철소 가동차질 장기화

기업들, 긴장 속 사태 예의주시

車·조선 등 재고확보 나섰지만

복구 늦어지면 연쇄 차질 우려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침수돼 압연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철강 제품을 공급받는 자동차·조선·가전 업계가 긴장 속에 피해 복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는 3개월 내에 모든 압연 공정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면 철강 제품의 수급 차질로 인해 이들 전방산업에 연쇄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힌남노로 가장 피해가 컸던 포항제철소의 압연 라인(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 설비가 여전히 재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압연 라인에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주요 철강 제품을 생산해 완성차와 조선 업계 등에 납품한다.

완성차 업계는 아직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포스코의 공장 재가동 계획이 차질이 생겨 틀어질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는 최장 석 달 치의 철강 관련 재고를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르노코리아자동차·한국GM 등 완성차 제조사 대부분은 자동차 강판을 광양제철소에서 공급받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기강판의 경우 현대차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필요한 재고를 확보해 놓았다.

하지만 공장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면 이들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제철소가 공급하는 철강재의 양 자체가 워낙 막대하기 때문에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 수급에 연쇄적으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증산을 통해 생산 차질 물량을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광양제철소가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물량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포항제철소의 복구 작업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공급처 다변화를 검토하는 등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 업계도 포항제철소의 상황을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강판 등 철강재는 세탁기·냉장고, 에어컨 실외기 등의 외장재로 주로 사용된다. 대형 가전 업체들은 2개월 안팎의 냉연강판 재고를 확보한 상태여서 당장 받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부가 가전에 들어가는 전기강판의 경우 재고가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압연공장 재가동 계획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사태로 전기강판 가격이 더욱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가전 업계의 우려다.

후판을 공급받는 조선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재고량은 충분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변수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사들은 보통 수년치 물량을 한꺼번에 수주하면서 후판 재고 물량도 충분히 확보해 놓았다”며 “하지만 복구 작업이 길어지면 중국 등 해외에서 제품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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