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기업 고객들이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인사이트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13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이주열(49·사진) LG CNS AI연구소장은 “현재는 AI 기술이 주로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향후 기업 활동의 핵심 영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입사한 이 소장은 2019년부터 LG CNS의 AI 기술 연구를 총괄하는 D&A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 소장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 만큼이나 ‘어떻게’ 도입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덮어놓고 AI 기술을 이식하기보다 기업의 고충을 분석해 AI가 필요한 최적 지점을 파악하는 과정이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의 바람 속에서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막상 이를 통해 어떤 영역을 탈바꿈할 지에 대한 고민은 생략된 경우도 많다는게 이 소장의 지적이다.
LG CNS는 이를 위해 ‘AI 디스커버리’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AI 디스커버리는 본격 기술 도입에 앞서 고객 기업과 6주 간 지내며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 AI 적용 포인트를 파악하고 신규 AI 사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소장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AI를 도입하는 목표와 이유를 분명히 하는 이 과정이 어떻게 보면 기술 도입 자체보다 더 중요한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에 무게 중심을 둔 LG CNS의 디지털트랜스포매이션(DX) 방향성은 ‘현장 밀착성’을 중시하는 연구 분위기로 이어진다. 현재 AI 기술의 대세가 된 딥러닝은 어떤 데이터를 재료로 삼는 지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현실에 가까울수록 개발된 AI 알고리즘도 제품 분류, 오류 검출 등 실무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반 연구 과정에서 여전히 데이터는 현실과 괴리된 경우가 많다. 이 소장은 “DX 사업은 기업간(B2B) 사업이기 때문에 당사가 직접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최대한 고객들과 함께 현장에서 데이터를 핸들링하며 현장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게 우리 연구소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기업 고객들의 AI 전환을 설계해야 할 DX 기업으로선 늘 AI 분야의 최첨단에 서있어야 한다. LG CNS는 지난 4월 신설한 언어 AI랩까지 ‘비전 AI랩’ ‘데이터 AI랩’ ‘AI 엔지니어링랩’을 포함해 총 4개 분야의 전문 랩을 편성해 개별 기술의 전문성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연구 과제 아래 각 랩 인력들이 유연하게 뭉치고 흩어지면서 기술간 통합성을 확보한다. 개발자 인력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LG CNS는 투트랙으로 인력 수급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양성해 온 빅데이터 전문가들을 AI 전문가로 전환하는 한편, 신규 인력을 적재적소에 채용해 현재 8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연구소와 사업 조직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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