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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맞서나 했더니 결국…네이버·인텔·KAIST 'AI칩 동맹' 좌초
산업 IT 2025.08.08 17:35:46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독점을 깨기 위해 네이버, 인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으로 진행했던 국내 대표 산학 연구 프로젝트가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3년간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에 대항할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인텔의 경영난에 따른 투자 축소 여파로 1년 만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민간·학계가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소버린(자립형) AI 전략을 내세운 정부 차원에서 관련 지원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인텔·KAIST(NIK) AI 공동연구센터’의 2차 연도 협력을 위한 재계약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 측 관계자는 “인텔 사정으로 2차 연도 협력은 어렵게 됐다”며 “이에 재계약이 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NIK AI 공동연구센터는 3년 운영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연구에 착수했다. 올해 6월 30일 계약이 종료된 1차 연도 협력을 이달께부터 제때 이어가야 하지만 재계약 시점을 기약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텔이 경영난으로 올 3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데 이어 최근 대규모 감원과 투자 축소 방침까지 정하며 국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친 탓이다. NIK AI 공동연구센터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대기업과 대학이 결성한 ‘반(反)엔비디아 동맹’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인텔이 자사의 AI 반도체 ‘가우디’의 성능을 최적화할 소프트웨어(SW)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에 처음으로 구축한 공동 연구소다. AI 반도체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급 사양으로 개발한다고 해도 실제 AI 모델들을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최적화 작업 없이는 경쟁이 불가능하다. 같은 AI 모델이라도 반도체가 알고리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는지에 따라 실제 성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주로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한 AI 모델들을 만들고, 이로 인해 엔비디아에 더 의존하게 되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은 파훼법이 필요해진 것이다. 네이버·KAIST도 가우디 등으로 AI 반도체 수급을 다각화하는 게 엔비디아 독점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국산 AI 모델과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사 역시 마찬가지 입장인 만큼 AI 반도체 최적화 연구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3면 -
삼성·네이버도 AI칩 '난항'…"기술종속 깰 파격 정부지원 필요"
산업 IT 2025.08.08 17:45:11네이버, 인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운영하는 ‘NIK 인공지능(AI) 연구센터’ 협력이 무산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업계 및 학계에서는 강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AI 반도체 최적화 연구를 선도해왔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네이버가 지난해 ‘마하1’ 칩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굵직한 기업들이 엔비디아 독점을 깰 AI 반도체 자립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쿠다(CUDA)’라 불리는 엔비디아 특유의 최적화 기술 지배에서부터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해외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소버린(자립형) AI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국산 AI 풀스택(인프라·소프트웨어 등 AI 구현에 필요한 모든 기술 요소) 확보에 필수 기술이 된 해당 연구에 대한 관심은 부족해 전반적인 지원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8일 “같은 AI 모델이라도 그것을 작동시키는 반도체 집적회로(IC·칩)마다 구조가 다르다 보니 파이썬 같은 코딩 언어를 각 칩에 맞는 기계어로 한 번 더 번역해 줘야 한다”며 “엔비디아는 쿠다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도 반도체만 개발하면 다 되는 게 아니라 최적화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AI 모델을 작동시키는 두뇌 역할을 하는데 이 두뇌의 자체 성능은 물론 AI 모델과 호환성도 개발자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AI 모델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개발돼 엔비디아가 이 호환성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인텔·AMD 등 추격에도 글로벌 AI 칩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는 비결로 꼽힌다. 쿠다가 대표적이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한 AI 개발 도구들을 모은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이 엔비다아 GPU와 쿠다를 함께 사용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관행이 굳어질수록 후발주자의 추격이 힘들어진다. 엔비디아는 최근 오픈AI가 선보인 첫 오픈소스(개방형) 모델 ‘GPT-OSS’를 두고도 성능 비결의 하나로 쿠다를 내세웠다. 화웨이 역시 이달 5일(현지 시간) 자사 AI 반도체 ‘어센드’ 전용 개발 도구 플랫폼이자 쿠다 대항마인 ‘CANN’을 외부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오픈소스로 개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내에서는 NIK AI 공동연구센터가 대표적이다. 센터 연구진은 인텔 AI 반도체 ‘가우디2’ 전용 가상대규모언어모델(vLLM)을 개발하고 최적화 성능을 확인해 올 6월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회 ‘ISCA 2025’에 발표했다. vLLM은 개발자들이 LLM을 활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발 도구로 ‘프레임워크(개발 틀)’라고 불리는 SW 개발 플랫폼의 일종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형 반도체 ‘가우디3’에 대한 후속 연구는 세 기관 간 재계약이 무기한 미뤄지며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산 NPU 최적화 연구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엔비디아 GPU 자원을 집중 지원받기로 했지만 자체적으로 국산 NPU 역시 활용하고 이를 위한 최적화 연구를 컨소시엄 협력을 통해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리벨리온, NC AI는 NHN와 모빌린트, 업스테이지는 노타AI와 손잡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모델만 덩그러니 만드는 게 아니라 서비스 활용성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AI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GPU뿐 아니라 국산 NPU 등 다양한 AI 반도체로 잘 돌아가는 성능이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적화 기술 역시 개발에 칩당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데 반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정부의 마중물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칩이 개발돼도 이것으로 실제 데이터센터를 돌리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려면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며 “기업 투자가 필요한데 한국은 아직 AI 풀스택 기술을 개발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인력도 없고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6년간 4031억 원을 들여 ‘한국형 쿠다’ 등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는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 개발’ 사업 정도가 있다. 이 중 하드웨어·클라우드 제외 한국형 쿠다 같은 최적화 소프트웨어 분야만 따지면 1832억 원 지원에 그친다. 2차 추가경정예산 과제로 국산 NPU 최적화를 지원하는 ‘AI 모델 맞춤형 설계 지원’ 과제도 100억 원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AI 개발 지원을 위해 당장 연내 GPU 1만 장을 들여올 계획이라 엔비디아 의존을 심화하는 역효과 우려도 나온다. -
테슬라, 슈퍼컴 개발 '도조팀' 해체…삼성·엔비디아와 밀월 깊어지나
국제 경제·마켓 2025.08.08 17:43:54테슬라가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였던 ‘도조(Dojo)’ 슈퍼컴퓨터 개발팀을 해체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위해 독자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테슬라 AI 자립 전략의 상징이었다. 이번 결정은 테슬라 기술 개발 전략에서 중대 변곡점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향후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조 팀을 이끌던 피터 배넌이 퇴사했으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팀 폐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팀 인력 중 약 20명은 최근 설립된 신생 기업 ‘덴서티AI’로 이직했으며 남은 인원들은 데이터센터나 컴퓨팅 관련 다른 프로젝트에 재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덴서티AI는 도조 팀 리더였던 가네시 벤카타라마난과 테슬라 출신의 빌 창 등이 설립한 회사로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칩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도조’ 프로젝트는 테슬라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추진해온 핵심 사업이다.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이 슈퍼컴퓨터는 AI 경쟁에서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자율주행 프로그램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활용됐다. 차량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받아 빠르게 처리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도 사용됐다. 월가에서는 도조 프로젝트가 테슬라의 핵심 경쟁 우위 요소로 평가됐다. 앞서 2023년 모건스탠리는 해당 프로젝트가 테슬라 기업가치를 최대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조 개발팀 해체가 테슬라 전략 변화의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AI 자립에 힘쓰기보다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차세대 AI칩 AI6의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던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컴퓨팅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칩 제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도 지난해 “엔비디아와 도조라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 핵심 인력 이탈과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 CEO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북미·유럽 생산·운영 최고책임자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이 5월 퇴사한 데 이어 북미 지역 판매·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트로이 존스도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AI 부문 최고 책임자이자 휴머노이드 개발 총괄을 맡았던 밀란 코박 부사장도 최근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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