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값 인상, 글로벌 공급망 위기,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 등 겹악재를 뚫고 올 1분기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 반도체 업황 호전과 갤럭시S22 흥행이 실적을 쌍끌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7일 올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 원, 영업이익 14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고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018년의 15조 6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 9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처음으로 70조 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어 4분기 76조 5700억 원, 올 1분기 77조 원으로 3분기 연속 매출액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분기 매출 65조 3900억 원, 영업이익 9조 3800억 원과 비교하면 17.8%, 50.3%씩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56%, 1.66% 늘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당초 전망치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까지 증권 업계에서 추정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 평균치는 매출 75조 2565억 원, 영업이익 13조 1106억 원이었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와 반도체 선방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7조 5000억 원가량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 상승이 우호적인 수출 환경을 조성한 데다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는 작았던 덕분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옛 IT·모바일(IM) 부문도 매출 31조~33조 원, 영업이익 4조 원 안팎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올 2월 말에 내놓은 갤럭시S22가 출시 43일 만인 이달 8일 국내 시장 100만 대 판매를 눈앞에 두는 등 흥행에 성공한 효과다. 갤럭시S22는 해외 판매량도 전작인 갤럭시S21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가와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300조 원과 60조 원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대외 악재에 대한 우려로 6만 80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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