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 분야의 종사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구조 조정이 진행된 데 더해 반도체 등 고용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산업들이 우리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기준 경제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全) 산업의 종사자는 지난번 조사 시점인 2015년 2,279만 6,000 명에서 지난해 2,483만 4,000명으로 8.9%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금융·보험업, 광업 등에서 종사자가 감소한 반면 보건·사회복지업, 건설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업 등은 종사자가 늘었다.
우리 경제의 일자리 중추로 꼽히는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해 427만 9,000명으로 2015년(437만 명)에 비해 9만 1,000명(2.1%)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분야 구조 조정이 일어나면서 종사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괜찮은 일자리로 통하는 금융·보험업종의 종사자도 76만 9,000명에서 72만 7,000명으로 5.5% 줄었고 숙박·음식점업도 4.3% 감소(219만 명→209만 5,000명)했다. 숙박·음식업종 종사자 감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보험업종에서는 비대면 보험 가입이 늘면서 보험 영업 종사자가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다만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종사자 수는 줄었지만 커피 전문점, 치킨 전문점, 피자 등 유사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업종별 사업체 수가 이 기간 76만 7,000곳에서 86만 7,000곳으로 늘어 1인 자영업자들의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키오스크 등 도입으로 고용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점업 중에서도 설렁탕 같은 한식 음식점이 줄어든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김상진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식문화 변화로 전통적인 한식 음식점은 줄고 베트남 쌀국수 음식점 등은 늘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 주력 업종의 종사자가 크게 줄어든 반면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는 이 기간 151만 8,000명에서 225만 1,000명으로 48.3%나 증가했고 건설업 종사자도 172만 2,000명에서 215만 4,000명으로 25.1% 늘었다. 건설업 종사자는 도배·실내장식 및 내장 목공업 등 리모델링 사업 중심으로 종사자가 크게 늘었고 보건·사회복지업에서는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돌봄 서비스 창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