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달 2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84년의 1월19일부터 2월2일까지의 역대 최장 행진과 동일한 기록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가들은 하루를 제외하고 12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85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삼성전기(009150)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에 집중됐다.
16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53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코스피는 0.26% 오른 2,248.6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5일 장 중에는 올해 최고점인 2,251.22를 터치하면서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월29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7,646억원어치 사들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삼성전기·LG전자(066570)·KB금융(105560)·삼성SDI(006400)·아모레퍼시픽(090430)·기아차(000270)·호텔신라(008770)·메리츠종금증권(008560)이다. 이 기간 해당 종목들도 아모레퍼시픽이 22.4% 오르는 등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1월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다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 대한 기대와 중국의 경제지표 호전이 꼽힌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1·4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매수세 및 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에 주가가 하락세였는데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 예상에 따른 결과”라며 “최근 상승세는 하반기 실적 개선 예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달부터 중국의 증치세(부가가치세) 인하에 따른 수혜 기대가 휴대폰 등 가전기기, 자동차, 면세점, 화장품 업종의 주요 종목 상승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은행업종의 경우 그동안 실적 대비 주가 하락폭이 과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업종 주요 종목인 KB금융은 지난달 28일 올해 최저가인 4만650원까지 하락했다가 이달 들어 반등세다.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한 증권업종은 증시 활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외국인의 수급 주도에 따른 증시 상승으로 외국인 매수 업종,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 고무적인 점은 경기 방어주인 자동차와 함께 성장주인 화장품 업종 위주로 강한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 모멘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83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주목받은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180640)에 대해 가장 많은 2,577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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