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에 시달리던 CJ헬로(037560)가 방향을 바꿔 딜라이브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부정적인 시장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로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CJ헬로는 수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되며 상처를 입은 반면 유료방송 규제가 풀리고 모회사인 CJENM의 경쟁력은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오랜 고민 끝에 CJ헬로를 매각하기 보다는 키우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의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2월 인수의향서를 낸 후보 가운데 CJ헬로에게 데이터룸 실사를 허용했다. 딜라이브는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인수금융을 갚지 못하면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채권단 주도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복수의 채권단 관계자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032640)에 매각을 논의했으나 막판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CJ헬로는 일단 딜라이브를 인수해 케이블TV와 홈쇼핑, 콘텐츠 등 경쟁력을 키울 생각”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 인수 후 시너지에 대해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는 등 인수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CJ헬로는 케이블 TV·IPTV 등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약 20%를 기록해 KT에 이어 확고한 2위 사업자로 발돋음하게 된다. 케이블TV시장만 기준으로 보면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아져 4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더욱 굳히게 된다. 자체 콘텐츠 제공 등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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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 권역 대부분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점도 눈에 띈다. 현재 CJ헬로는 서울에서 양천구와 은평구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딜라이브는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는 물론 노원구, 성북구 등 15개구에서 유료방송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변동식 CJ헬로 대표가 2016년 10월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보적 1등이 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업계에서는 CJ헬로의 이번 인수 행보로 LG유플러스와의 인수합병 논의가 일정 기간 중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헬로가 서울 권역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케이블 사업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통신 업계에서는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로 강남권을 포함해 서울 권역 대부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만큼 CJ헬로에 대한 LG유플러스의 관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 후 시너지를 높이면 매물로서 가격이 높아진다는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논의를 불발시킨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일몰 종료한 만큼 정부의 인수합병 허가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비해 유료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낮다. 또한 인수합병을 계속 불허시 사양사업으로 분류되는 케이블TV 사업을 살릴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부가 통신사의 케이블 TV 인수합병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낸 점은 향후 인수합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임세원 김민석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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