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7년 만에 5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동반 부진 및 유달리 길었던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5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2017년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는 매출액 96조600억원, 영업이익 4조9,340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은 3.1% 늘지만, 영업이익은 4.9%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영업익은 2010년 회계기준 변경 후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영업익은 2010년 5조9,18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8조4,369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5년 연속으로 평균 1조원 가량 영업익이 줄고 있다. FN가이드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1%로 5% 벽도 위협받고 있다. 2011년 영업이익률(10.3%)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현대차 실적 악화의 이유는 차량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450만4,825대로 2012년 수준으로 후진했다. 1년 전보다는 7.2% 줄었다. 미국 판매량은 11%, 중국 판매는 31% 급감했다. 중국 법인 실적은 지분법 손실로 반영돼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겼다. 총 24차례, 172시간의 부분 파업으로 약 7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가 지분 33.9%를 보유한 기아차의 실적 부진 역시 현대차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7,945억원으로 전년대비 67.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현대차는 레저용 차량(RV) 라인업을 중심으로 반전에 나선다. 신형 싼타페를 비롯해 코나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고 연말께 아반떼 부분변경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역별 책임경영체제를 통해 반전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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