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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정상회담 장소로 알래스카 낙점한 이유[글로벌 왓]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6년 만에 대면 정상회담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만남의 장소로 낙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럽의 입김이 닿지 않아 미국과 러시아가 독대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인 데다, 과거 러시아의 영토에서 지금은 미국 땅이 된 알래스카의 역사에 ‘정치학적 의미’가 담겨있다는 평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큰 관심을 받는 나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15일 위대한 알래스카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며 푸틴 대통령이 미국 땅을 밟는 것은 2015년 유엔 총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결정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장소인 알래스카에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양국 정상이 알래스카를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 영장 탓에 푸틴 대통령의 운신이 어려워서다. ICC는 2023년 전쟁 중 우크라이나에서 아동 납치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푸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여서, 유럽 주요 국가 등 125개국에서는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ICC의 당사국이 아니어서 미국 영토인 알래스카는 이러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유럽에서 회담을 진행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유럽 세력의 거센 비판과 평화적인 휴전 요구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러시아 타블로이드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알래스카에서는 외부인이 배제된다”며 “트럼프와 푸틴만이 그곳에 있을 것이다. 젤렌스키도 없고, 유럽도 없다”고 평했다.

아울러 알래스카는 두 정상의 체면을 모두 살려줄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러시아에서 고작 2마일(3.2㎞) 떨어진 근접지이며 미·러간 최단 거리의 접선지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워싱턴에서 비행기로 약 7시간 걸리는 거리지만 푸틴 대통령이 미국 영토를 방문한다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과거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다가 미국에게 팔렸던 알래스카의 역사에 ‘정치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1867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땅이었던 알래스카는 720만 달러(약 100억 원)라는 헐값에 미국에 매각됐다. 알래스카는 영토가 신성불가침의 대상이 아니라, 강대국 간에 거래할 수 있는 대상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소인 셈이다. 푸틴은 휴전의 대가로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인 돈바스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국제법이나 정의보다는 협상과 거래를 선호하는 만큼 알래스카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담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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