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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대기업, 금융계열사 처리 어찌할까





국내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이 잇따르는 가운데 보유 금융계열사의 지분 처리 방안이 지주사 전환의 성공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일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출범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주 회사 출범으로 생성된 순환 출자 고리 해소도 해결해야 하며 각 계열사의 지분율 규정도 맞춰야 한다. 하지만 롯데 지주회사 체제의 성공 여부는 금융 계열사 지분 처분 결과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높다. 공정거래법상 롯데지주가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당장 롯데지주는 출범 후 2년 안에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매각할 수도 있고 지주회사 체제 외부에 따로 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둘 다 모두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매각 방안은 금융 계열사 별로 시장에서 인정하는 가치가 달라 성공 여부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롯데손해보험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꾸준히 매각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기업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국내 보험사 ‘빅5’의 구도가 견고해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에서는 롯데손보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매력적인 매물이기는 하다”며 “하지만 최근 이익을 보기 시작했고 성장세에 있는 기업을 쉽게 시장에 내놓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은 롯데손보와는 사정이 다소 다르다. 매각한다고 해서 이를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무엇보다 기존 유통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적지 않아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장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마트나 롯데쇼핑 등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독자적인 판매 및 영업망을 만드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베트남 유통사업 지원을 위해 베트남 현지 카드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매각이 쉽지 않다면 결국 금융계열사만 따로 떼 금융중간지주 등으로 전환하거나 지주회사 체제에 속하지 않는 다른 계열사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가는 방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 지분이 적어 매입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며 “현 상황으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금융계열사 처리 방안은 올해 지주회사 전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는 효성 그룹에게도 비슷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효성그룹에는 ㈜효성이 지분의 97.15%를 보유하고 있는 효성캐피탈이라는 금융회사가 있다. 효성 역시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효성그룹이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인 만큼 조 회장의 인수에 무게가 실리기는 하지만 4,000억원에 달할 지분 매입 금액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은 기존 수입차 딜러 사업 등과 연계된 만큼 매각하기는 어려울 듯”이라며 “효성캐피탈의 처리 방안이 확정되면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도 본격화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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