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우리은행·SC제일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기업은행·씨티은행·농협은행 등 총 8곳의 시중은행 본점을 찾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은행들은 검찰이 최씨의 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최씨가 거래한 모든 금융기관을 상대로 자료를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특정 은행이 문제라기보단 (최씨가 거래한) 전 금융기관을 상대로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검찰이 요청한 자료는 차씨의 금융거래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와 차씨의 아내, 친인척 등 4명의 금융거래 자료와 차씨와 연관돼 있는 법인 4곳의 자료들이다. 최순실씨의 후광을 입어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씨는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모금한 미르 및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일부는 최씨와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최씨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과 강원도 평창 땅 등을 담보로 KB국민은행 봉은사로지점에서 5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또한 지난해 12월8일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딸 정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약 25만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았다.
은행들은 이와 관련해 최씨에게 ‘특별승인금리’ 등 별도의 혜택이 주어졌느냐의 여부는 ‘금융실명제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상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KEB하나은행이 외화지급보증서를 통해 정씨의 대출 활로를 열어준 것 또한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다만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경우 일부 은행권 인사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독일에서 최씨를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독일법인장이 고속 승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나은행 측은 이와 관련, “적정한 임원 선임절차를 거쳐 임원으로 선임된 케이스로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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