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는 13만6,000원이며 공모금액은 2조4,5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늦장공시’ 사태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거품론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상장으로 바이오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이 당장은 복제약과 위탁생산 중심으로 초기 바이오 사업 전략을 짰지만 삼성의 저력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혁신 신약개발을 통한 국내 산업 발전 주도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정세영 전 대한약학회장은 “삼성은 이미 수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만큼 바이오산업을 이끌 기대주”라며 “다소 오락가락했던 다른 대기업들의 바이오 투자 행보와 확실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벤처업체를 중심으로 삼성이 이전의 반도체 사업처럼 물량 생산 중심의 제조업 사고로 접근하고 전략도 지나치게 안정 위주라는 불만도 나오는 실정이다. 바이오벤처 1세대인 한 업체 대표는 “삼성이 정말 의지가 있다면 복제약이 아니라 미국 바이오벤처 투자 등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도 기대감만으로 과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 그룹 전반의 실적주의 탓에 바이오 투자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바이오 벤처캐피털(VC) 업체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장기 투자가 필수인데도 삼성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년 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며 “삼성이 항체 연구 등 우수 인력을 끌어가는 바람에 구인난이 심화됐다는 불만도 소규모 벤처 업체에서 심심찮게 나온다”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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