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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의 음미미음]오페라에서 나온 클레의 그림들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5.06.01 06:00:00파울 클레(Paul Klee·1879~1940)는 그의 일기장에 열 살 때 처음 본 오페라인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1853년 초연)에 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어린 소년은 오페라 속 깊은 절망에 빠진 여주인공 레오노라가 스스로 자신의 이를 뽑아내는 장면에 관한 인상을 적어두었다. 또한 학창 시절 수학 노트 한편에는 절규하는 듯한 여인이 그려져 있는데,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1850년 초연)에서 살 -
[김보라의 음미미음]클림트, 빛으로 그린 자유의 송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5.06.01 00:57:00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가다 보면 첫 눈에도 마음을 빼앗길 만한 푸른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단지 푸르다는 표현은 언어의 빈곤함 만을 드러낼 뿐 형언할 수 없는 빛의 신비가 느껴지는 곳이다. 나 역시 그 호수의 아우라에 매료되었고, 그곳이 어둠에 빛을 더하려 했던 말러(Gustav Mahler·1860~1911)와 금빛 색채 화가로 불리는 클림트(Gustav Klimt·1862~1918)가 시간차를 두고 머물렀던 아터제(Attersee) 호수임 -
[김보라의 음미미음]화가 샤갈의 음악 부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5.06.01 00:55:00세 번째 밀레니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Palais Garnier)’의 무대를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가 채우고 있었다. 이반 피셔(Ivan Fischer·1951~ )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Natalie Dessay·1965~ )가 투혼으로 부른 밤의 여왕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 오르고’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다. 그리고 무 -
[김보라의 음미미음]두 예술가의 목소리, 그뤼네발트와 힌데미트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5.05.13 09:56:08독일과 인접한 프랑스 알자스로렌 지방의 주요 도시인 콜마르에서 남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 이젠하임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젠하임 제단화(Isenheim Altarpiece)’로 더 친숙한 지명일 수도 있는데 이 곳에는 중세시대 성 안토니우스 수도회에서 설립한 자선 병원이 있었다. 안토니우스는 피부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호성인으로 예술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데, 이 병원은 맥각균에 의한 피부질환으로 죽음과 직면 -
비상을 꿈꾼 여성 작가…이젠,날아 올랐는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19 09:34:492024년 하반기 가장 의미있는 전시로서 필자는 서울시립미술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전시와 국립현대미술관 ‘접속하는 몸-아시아여성미술가들전’을 꼽는다. 이 두 전시의 공통점은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맹렬하게 활동했던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을 살펴본다는 것인데, 특히 그들이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담으려는 노력만큼이나 작업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더 감동을 받았다. 식민지와 -
[김보라의 音美美音]불멸의 전람회 된 음악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8 11:43:03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지난 6월 전국 순회공연에서 무소르그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1839~1881)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하여 관객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화를 보는 것만 같은 색채감 짙은 음악이었다. 그날 임윤찬은 원래 다른 곡을 연주하기로 되어 있었고 ‘전람회의 그림’은 그가 공식적으로 연주한 적 없는 곡이었다. 그런데 불과 공연 40일 전에 스무 살 피아니스트는 연주곡을 과감히 변경했다. 그 -
미국 서부를 점령한 두 명의 흑인 여성 예술가[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6 10:11:17백인 경찰의 무차별 폭력으로 인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내 흑인 인권 운동(Black Lives Matter)이 확산했고, 예술계의 다양성 요구가 더해지면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흑인 작가에 대한 미술계의 재평가가 이어지는 중이다. 근래 들어 그 목소리가 더 커지는 추세이고 현재 미국의 주요 미술관에서는 흑인 작가에 대한 조명이 활발하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재 -
메디치의 후예, 저축은행재단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25 03:00:00이탈리아의 은행의 뿌리는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저축은행(Casse di Risparmio, Savings Banks)이나 ‘자비의 산’(Monte di Pietà)과 같은 기관은 지역사회 복지와 사회적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이런 전통은 은행이 현대 금융 기관으로 발전한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 왔다. 일반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이 자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가톨릭 국가로서의 이탈리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깊은 관련 -
문화국가 이탈리아의 파수꾼, 저축은행 재단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12 14:18:47이탈리아의 문화를 대하고 문화재를 다루는 솜씨는 실로 대단하다 수십 세기가 지난 건축물을 복원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남은 건 최대한 다듬어 원형을 살리고, 없어진 부분은 과감하게 지금의 방식으로 ‘오늘’로 메워 넣는다. 역사와 전통으로 먹고사는 나라답게 지속해서 ‘미래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의 문화와 예술이 내일의 전통이 되고 이것이 먹거리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탈리아는 나 -
김창열에게 '물방울'만 있는 것 아니다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1.03 05:00:0020세기 중반 추상회화의 유행 아래 한국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특정한 의미의 제목을 짓지 않고 해석의 여지를 두기 위해 ‘무제’라는 제목을 자주 사용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거나 이미지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해석의 권한을 최대한 누리도록 한 의도도 있었다. 김창열의 1969년 전후로 제작된 ‘무제’ 작품들은 작가의 회고에 따르면 “그 세대 딴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하면서도 뭔가 울림이 있을 것 같 -
'조형물' 아닌 '독도 모형' 유감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24 12:21:40언제나 말없이 동해를 지키고 있는 독도는 잊을 만하면 소환되는 동네북이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상금 13억원을 독도에 기부한다는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다. 영원한 한국의 땅 독도이건만 정치권에서는 늘상 시끄럽다.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 새삼 꺼낸 억지 주장때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를 우리 내부에서 “누구 좋으라고”인지 모르겠지만, 스스 -
문인화·채색화 발전시켜 추상화 시도한 '하얀 비둘기'[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01 16:40:22여기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바쁜 여인이 있다. 스스로 화가이며, 화가 운보 김기창의 아내, 청각장애인의 아내면서 4남매의 어머니이자 교육자인 박래현이다. 그이는 그 많은 일에 쫓기면서 작업도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그의 나이 40대에 들어선 1961년 전후 박래현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1960년 처음으로 해외를 방문하여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전시를 개최하면서 세계로 향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었다. 백양회, 현대작가 -
'셀럽 아티스트'와 '진짜 예술가'는 뭐가 다른가?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9.27 09:27:06요즘 연예인이나 셀럽(유명인사)이 전시를 여는 일이 종종 있다. 여기서 ‘종종’에는 ‘생각보다 많다’라는, 빈도수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이 투영돼 있다. 창작의 장르 또한 다양하다. 회화,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사진 등 다양한 장르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연다. 그리고 그 전시들은 미디어에 쉽고 빠르게 노출되며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셀럽들은 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할까? 그들이 생각하는 ‘아트’ -
[김보라의 음미미음]조각가의 마지막 콘서트 '에로이카'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9.01 14:52:281973년 3월 이화여대 강당에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1933~2014)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첫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서울시민회관의 화재로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이화여대에서 연주회가 개최된 것이다. 아바도의 빈 필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심포니 3번 ‘영웅(Eroica)’과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 심포니 3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
반성, 창궐하는 비엔날레 [아트씽]
문화·스포츠 문화 2024.08.31 09:04:52지난17일 개막한 부산비엔날레에 이어 창립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가 9월 8일 개막한다. 국제적 미술 행사인 비엔날레가 같은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2개가 열린다는 것은 아무리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행사라지만 글쎄 조금, 아니 매우 과하다는 생각은 비단 필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지구상에 비엔날레가 나라마다 도시마다 열리다 보니 이제 그 숫자를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대략 300여 개의 비엔날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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