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업체 관계자 및 철강협회 관계자들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날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업체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소명 시간도 촉박하게 주는 등 불합리하게 조사를 진행했다”며 미 당국의 조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미 상무부는 이번 반덤핑관세 부과 과정에서 현대제철이 제시한 자료를 인정하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미국 수출물량 중의 상당 부분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물량으로 자동차 부품용 제품의 철 용량과 활용도에 따라 일반적인 철강제품과는 다른 가격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는 이 같은 현대제철의 소명 자료는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업계 평균 자료인 ‘대체가능 가용정보(AFA: Adverse Facts Available)’를 기반으로 덤핑마진을 산정했다. 이는 현대제철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통계 자료이기 때문에 현대제철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은 이번 판정에서 한국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47.8%의 반덤핑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동국제강(8.75%)과 포스코(31.7%)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매우 당혹스럽다. 이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에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국내 철강업계는 최종 판정시기까지는 시일이 남아 있는 만큼 최대한 미 정부 측에 소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7월8일 이번 상무부 결정과 관련해 최종 판정을 할 예정이다. ITC가 덤핑으로 미국 산업에 피해가 있었다고 긍정 판정을 내릴 경우 7월15일부터 관세 부과 조치가 발동된다.
앞서 미 상무부(DOC)는 수입산 내부식성 철강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인도·이탈리아·대만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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