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창 작가의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 수아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 간의 애틋한 유대와 현대 사회의 단면을 함께 비춘 작품이다. 배경인 시골 마을 ‘은봉리’에서 효자손 하나로 좀비 손녀를 제압하는 할머니, 시크한 고양이 ‘애용이’까지 더해진 이 기묘한 3대 가족의 일상은 공포보다는 웃음과 감동을 절묘하게 오간다.
눈길을 끄는 점은 독특한 설정 뒤에 감춰진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감염자 관리 시스템’ 등 현실 사회를 풍자하는 장치들이 등장하며 단순한 코믹 판타지를 넘어선 설득력을 더한다. 좀비가 된 수아가 말을 배우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자녀를 키우는 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되며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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