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3개월 연속 금리동결을 하면서 인플레이션 관련 펀드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 구리 등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펀드의 두 배가 넘어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물가연동채에 투자하는 'PCA물가따라잡기펀드A-1(채권)ClassC-F'는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수익률이 6.64%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비중을 신탁재산의 2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해 장기적인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가치의 하락을 방지하도록 운용되고 있다. 또 미국 물가연동채에 투자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현대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채권펀드1C2'는 PCA보다 높은 9.71%을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수혜가 가능한 자산주, 원자재 관련주 등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성적도 좋은 편이다. 실제로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인플레따라잡기펀드1(주식)ClassC-e'는 연초 이후 19.35%의 수익률을 거둬 주식형 펀드의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물가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금펀드, 원자재펀드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펀드는 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는 데 힘입어 수익률도 급상승하고 있다. 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19%이고, 특히 최근 1개월 새 6.87%나 올랐다. 개별펀드로는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펀드(주식)(H)(A)'가 연초 이후 31.5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외에 원자재 관련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연초 이후 10.25%),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11.86%), 농산물펀드(15.42%) 등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이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인플레이션 관련 펀드들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과 증권사 창구에는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가입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김대연 PCA자산운용 마케팅 팀장은 "당초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금리동결로 결정이 나자 펀드를 판매하는 일선 은행창구를 통해 물가연동채권펀드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팀장은 "이 펀드에 가입할 경우 물가가 상승한 미래 특정시점에도 현재와 동일한 수준의 구매력을 보장함으로, 시중에 공급된 막대한 통화량과 경기회복세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 관련 펀드에 대한 위험성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의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화폐공급의 증가는 물가상승률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이 때 원자재펀드는 헤지 수단으로 매우 유용하다"며 "다만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에 적정 비중을 담는 수준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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