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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정밀/외부 출자자 모집 폐업위기 극복(중기 홀로서기)

◎경첩 9만개 불량판정 전량 반품… 사고기업 낙인/신보 부평지점 물심양면 지원이 정상화 밑거름인천시 부평에서 가구용 경첩을 제조하는 삼광정밀의 서창석 사장(38)은 지난 1일 몸져 드러눕는 바람에 처음으로 회사엘 나가지 못했다. 근 2년간에 걸쳐 서사장을 괴롭혀왔던 사고기업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 들었기 때문이다. 서사장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냉대를 받으면서 대인 기피증마저 생겨 전화도 제대로 받지않고 안으로 움츠러들기만 했던 지난날을 돌이켜 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삼광정밀이 요즘엔 국내는 물론 일본시장까지 개척, 사방에서 주문이 몰려 공급이 달릴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사장이 한때 회사를 정리해야할 만큼 절박한 위기상황에 몰렸던 것은 지난해부터 불행한 사태가 잇따라 닥쳐들었기 때문. 지난해 4월 거래처에 납품한 경첩 9만개가 외주를 통해 제작한 부품 불량으로 전량 반품사태를 빚는 바람에 7천여만원의 손실을 본데 이어 올 3월에는 거래처에서 4천만원의 부도까지 발생했다.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이로인해 서사장은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고 부가세마저 납부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어 결국 은행으로부터 사고기업으로 규정되고 말았던 것이다. 삼광정밀은 지난 94년에도 이미 대출금 연체에 따른 보증사고로 낙인찍혀 사실상 2년간 금융기관 대출이 꽁꽁 묶여버린 셈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서사장이 평소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회사를 운영해온 덕택에 3개월치 이상의 월급이 밀려도 단 한명의 직원도 이탈하지 않고 공장을 지켜주었다. 거래처에서도 서사장을 신뢰하던 터라 다른 거래처를 물색해줄 만큼 지속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자출신인 서사장은 91년 밀링기 1대로 출발했지만 기술 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자동으로 개폐되는 경첩을 개발하는 등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삼광정밀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평소 쌓아두었던 기술력과 대외적인 신용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서사장은 『갖은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한때 회사를 정리할 생각이 들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공장에 몸담고 있는 종업원들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보증관계를 맺고있던 신용보증기금 부평지점(지점장 이기현)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것이 경영정상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부평지점의 장우철 대리는 낙담해있는 서사장을 설득해 관련업계에서 외부 출자자를 찾는 등 자금 확보를 위해 뛰어다녔다. 대부분 서사장의 형편을 알고있던 터라 쉽지 않았지만 평소 거래관계를 맺고있던 부산의 한 가구부품 도매업자로부터 적지않은 자금을 출자받을 수 있었다. 서사장은 앞으로도 자신의 기술력을 인정해주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출자를 받아 회사를 키워나갈 작정이다. 신보 부평지점은 또 하나은행으로부터 신규대출을 주선, 그동안 밀렸던 7천여만원의 자금을 말끔히 해소해주었다. 아울러 가구업체 4곳을 물색해 새로 거래를 트게 만들어주었고 부평구청 신청사에 개설되는 전시관에 입주토록 주선해 주기도 했다. 이기현 지점장은 『자금난을 겪고 있었지만 재무경영능력이 부족할뿐 기술력이 뛰어나고 신용상태가 양호해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서사장은 지난달 장우철 대리가 대신 작성해준 신청서류 덕분에 부평구청이 파견한 일본시장 개척단에 참가, 현지에서 월간 5만달러 규모의 수출물량을 따내는 성과를 올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귀국 길에 가방 가득히 경첩샘플을 갖고온 서사장은 요즘 일본시장에 수출할 물량을 제작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서사장은 내년 3월쯤에는 주식회사형태로 전환하는 한편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해 고생했던 20여명의 직원들에게도 주식을 골고루 나누어줄 계획이다. 『어려울때 떠나지 않고 내곁을 지켜준 종업원들이 고마울 뿐이다. 회사가 좋아지니까 그동안 뜸했던 전화도 다시 잦아지고 있다』면서 서사장은 환하게 웃었다. 지금 서사장이 갖고있는 꿈은 그리 대단치 않다. 단지 지금보다 공장을 두배정도 늘리고 번듯한 내집을 마련해 이제껏 공장에서 함께 고생해온 장모를 편안하게 모시고 싶을 뿐이다.<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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