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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저금리 시대… 시장은 지금] 시중 돈 예·적금서 주식·펀드로… '스마트 머니 무브' 빨라진다

■ 금융권은

"한푼이라도 더" 코스피·코스닥 하루거래 8조 훌쩍

투자기회 노린 MMF·CMA 자금 22일새 3조 유입

ELS·중소형펀드 등 위험자산에도 투자자 몰려

유안타증권이 지난달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VVIP 들을 초청해 ''한국의 신(新)국부론, 중국에 있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중국 투자 전략을 경청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이 진행하는 투자설명회마다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유안타증권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전모(66)씨는 최근 만기된 1억원짜리 적금을 두고 최근 고민에 빠졌다. 금리가 낮다 보니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서다. 은행 창구 직원은 새로운 적금이나 보험을 소개해줬지만 금리가 연 2% 초반대에 불과했다. 결국 전씨는 거래하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을 잠시 맡겨두고 투자처를 다시 찾기로 했다. 그는 "연 2% 금리면 물가 상승률을 생각할 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며 "증권사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했지만 섣불리 결정할 수 없어 우선 CMA에 넣어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 자금의 주식과 펀드 등 자본시장 이동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당 규모의 자금이 은행을 이탈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여전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단기 부동자금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머니(시장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투자처를 따라 자금) 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 금융투자상품으로 유입=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 후 시중 유동자금이 대거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물론 은행 적금상품마저도 최근 연 1% 후반~2% 초반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주식시장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5조500억원으로 코스닥 평균 거래대금(3조원)을 포함하면 하루 평균 8조원 이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래가 늘면서 지수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046.43으로 전일 대비 1.01포인트(0.5%) 올랐다. 지난 2월 말 1,900대에 머물던 데서 한 단계 높아져 4년간 이어져온 박스권 탈출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금리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활기를 띠는 가운데 여전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단기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적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달 12일 104조1,783억원이었지만 이달 3일에는 106조1,742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늘었고 CMA 잔액도 46조8,532억원에서 47조7,944억원으로 1조원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환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채권형 펀드 역시 단기자금의 정거장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펀드평가 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가 3조원 가까이 순유출을 기록할 때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2,414억원이 몰렸다. 김정태 한화자산운용 자산컨설팅팀 차장은 "채권형 펀드는 환매수수료 부담이 없어 단기자금이 잠시 머물기도 하는 상품"이라며 "금리인하로 채권수익률이 좋아진데다 단기자금이 늘어나며 채권형 펀드에도 유입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들 자금이 시장 상황에 따라 증시로 흘러들어갈 시기를 조율하는 스마트 머니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CMA 잔액이 6,900억원 줄어 지난달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던 25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27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스마트 머니 위험자산 이동=금리가 떨어지고 시중 유동성이 금융투자상품으로 몰리면서 투자대상도 예전과 달라지는 모습이다. 우선 중위험·중수익 구조를 가진 상품에 대한 선호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ELS 발행액은 올해 1·4분기 20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수형 ELS의 경우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위험 대비 수익률이 좋다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가진 상품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2조2,600억여원이 빠져나갔지만 중소형 주식형 펀드에만 287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LS의 경우 투자자의 생각보다 리스크가 더 높은 상품"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종목형 ELS까지 등장하는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다. 기관들도 위험자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해태제과(A-)와 현대로지스틱스(BBB+) 등이 모두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들 두 회사는 비우량 등급임에도 평균 6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최근 비우량 등급에 대해서도 기관들의 수요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당분간 0.1%의 금리를 두고 자금이 움직이는 '스마트 무브'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하 대우증권 잠실 WM CLASS 센터장은 "은행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보유자가 갑자기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 단기자금으로 묶어두고 상대적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가 뛰어난 상품을 찾아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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