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정부가 석유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입제품에 각종 세제혜택을 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가격인하 등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일본 수출업체만 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의 일본산 경유 수입물량은 총 475만5,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수입량 95만배럴과 비교하면 5배나 증가한 수치다. 3년 전인 2009년(24만3,000배럴)에 비하면 무려 2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지난해 전체 경유 수입물량이 총 477만3,0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일본산 경유가 수입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일본산 경유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09년 1,675만4,000달러(약 180억원)에 불과하던 일본산 경유 수입액은 지난해 6억958만1,000달러(약 6,600억원)로 3년 사이 무려 3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경유 수입금액은 6억1,176만7,000달러였다.
이처럼 일본산 경유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수입제품에 주어지는 각종 세제혜택의 영향이 컸다. 정부가 유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석유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명목 아래 지난해 7월부터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3% 면제와 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은 물론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까지 면제시켜주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일본산 경유 수입은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11년 월 평균 8만배럴에 그쳤던 일본산 경유 수입량은 지난해 7월 53만3,000배럴로 껑충 뛴 데 이어 9월에는 93만2,000배럴로 100만배럴에 육박했다.
문제는 일본산 경유에 세제혜택을 주면서까지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시장가격 인하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가 유가안정을 이유로 수입제품에 온갖 혜택을 주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인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더욱이 현재 우리나라가 일본에 경유를 수출하는 마당에 국민세금으로 세제혜택을 주면서까지 다시 일본산 경유를 수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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