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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1,800~2,050 사이의 박스권을 형성해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 그 사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큰 수익도, 큰 손해도 보지 않은 심심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년 사이 투자자들은 충분히 피로한 상태가 돼버렸다. 춘삼월이 지나 진짜 봄을 앞둔 지금, 투자자는 어떤 눈으로 시장을 봐야 할까.
최근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로 1,980선까지 올라와 2,000선 회복을 눈앞에 둔 시장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코스피시장이 단순하게 여러 우호적인 상황에 의해서 2,000선을 한번 갔다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박스권을 탈피해 하단을 2,000 포인트로 만드는 새로운 추세를 형성하는 변화가 나타날 경우다. 이 경우 새롭게 투자해야 할 상품과 대상은 무엇일까. 또 새로운 추세 속에서 기존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줄이거나 없애야 할 것은 무엇일까.
둘째, 이번에도 단순히 2,000선 근처에서 머물다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는 경우이다. 이렇다면 앞으로도 보유해야 할 상품 및 투자 대상은 무엇일까.
첫번째 시나리오는 최근 며칠 사이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현재 코스피는 외국인들의 연속 매수세에 힘입어 1985선까지 올랐다. 이머징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주요 호재로 작용한 것인데 이러한 외국인의 투자 확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꾸준한 외국인 매수는 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고 연초까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박스권을 돌파하는 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의 경우 너무 앞선 투자를 하는 것보다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후행적 투자가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지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거래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혼자 확인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 투자자는 최근 2~3년간 꾸준히 상승한 중소형주의 투자 비중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정체됐던 대형주와 성장주 쪽의 비중을 늘려 잡을 필요가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가치주펀드가 안정한 투자 대상으로 보인다.
실망스럽게도 첫번째 시나리오처럼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라면 박스권에서 가장 효율적인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여주는 투자상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롱쇼트펀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공모주펀드, 하락시마다 분할매수하는 분할매수 상품군들이다. 또한 국내투자 외에 해외투자자산 중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선진국 투자상품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시장에 대해 전망하고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예상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현명한 것은 시장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투자전략을 긴 안목을 가지고 세우는 것이다. 주가 2,000을 목전에 둔 지금, 우리 앞의 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게 할 것인가. 둘 중 무엇이든 투자전략이 분명한 투자자는 웃을 수 있다. 4월, 만개한 꽃처럼 웃을 수 있는 투자를 이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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