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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생태계 확장이 경쟁력 핵심…AI·우주 등 혁신기업 300개 육성"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7.17 17:51:30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내수에 치중한 협소한 방산 생태계를 민간 기업, 지방자치단체, 우방국을 포함한 광의의 방산 생태계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강환석 방위사업청 차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국방방산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K방산 경쟁력의 핵심은 “방산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차장은 “K방산의 수출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수출 주력 제품의 신속한 성능 개량과 인공지능(AI) 지능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유연한 전략 수립과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두루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특히 혁신 전문기업 제도를 도입해 AI·우주·반도체 등의 5대 분야에 2027년까지 300개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차세대 방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술의 자립화에는 총 72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차세대 방산 기술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1134억 원의 자금 중 63%에 해당된다. 방산 생태계의 밑단부터 챙겨 안정감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강 차장은 “소재·부품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며 “기계·소재, 전기·전자, 항공우주 등 기반 산업 분야에 연간 600억 원을 투자해 2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첨단 민군 협의체’가 가동되면 군 수요와 연계할 수 있는 첨단기술 발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대 방산 국가인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산업계·학계·연구소·군 등이 참여하는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민군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관련 분야에서 활약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험·인증 체계 구축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
배달라이더처럼 ‘진짜 사용자’를 찾지 못한다…알고리즘 노동 경고
사회사회일반 2025.07.17 17:51:22“알고리즘 기반 인사관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인간의 노동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암울한 경고가 다시 나왔다. 배달라이더가 배달앱으로 노동통제를 받는 식의 알고리즘(정해진 절차와 시스템) 노동이 급속하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노동’을 경고해 온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AI 전환과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알고리즘 기반 인사관리는 의사결정자의 책임을 분산하고 이들이 결정한 관한 책임 소재를 흐리게 한다”며 경고했다. 사용자의 의무를 부여해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노동법제가 알고리즘 노동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알고리즘 노동은 근로자 보호 사각뿐만 아니라 근로자를 망가뜨릴 수 있다. 권 교수는 “알고리즘 기반 인사관리는 노동자의 자율성을 줄이고 노동현장에서 종속 상태를 심하게 한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근로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알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기업의 결정을 비판하고 개선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대표적인 예로 배달라이더를 꼽았다. 배달라이더는 배달앱이 정해준 대로 일한다. 권 교수는 “만일 배달앱 알고리즘이 신속한 배달을 선호하도록 설계되면 라이더의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조장하는 것과 같다”며 “알고리즘의 이 위험한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 알고리즘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나면 해당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운용한 기업도 책임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근로자의 알고리즘 알 권리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원이 위험한 알고리즘을 확인하면 법원이 이 시스템 이용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마르쿠스 클링코 "美 할리우드·팝문화 흔들…한국 '문화리더' 증명할때"
문화·스포츠문화 2025.07.17 17:51:09"세계 문화 권력은 지금 재편 중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와 팝문화가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문화는 글로벌 현상이 되고 있죠. 저는 이 변화의 일부가 되고자 합니다. 한국에 머물며 한국 씬에서 활약하는 재능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사진 작업을 할 겁니다. 그리고 이 결과를 세계로 가져가 누가 진짜 문화 리더인지, 진짜 변화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겁니다" 패션 및 셀러브리티 사진계의 거물 작가로 꼽히는 스위스 출신 포토그래퍼 마르쿠스 클링코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서울 용산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첫 사진전 '아이콘들 : 데이비드 보위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를 위해 최근 내한했다. 클링코는 보위의 2002년 발매 앨범 '히든(Heathen)'의 커버 작업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고 보위가 생전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대규모 포토 프로덕션을 이끌기도 했다. 그가 찍은 보위의 미공개 사진들은 보위가 사망한 2016년부터 세계 주요 도시 순회전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는 중이다. 이번 전시도 이런 보위의 초상을 중심으로 작가가 20여년간 촬영한 비욘세, 레이디 가가, 퍼렐 윌리엄스 등 셀레브리티의 얼굴과 앨범 커버 등 대표작 22점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러나 이달 31일까지 약 20일 동안 짧게 열리는 전시는 클링코가 한국에서 선보일 거대한 프로젝트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클링코는 오는 9월 한국에 스튜디오를 개설해 2년 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고 장기간 머무는 등 시간을 집중 투자해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뷰티 등을 이끄는 한국인들의 초상을 촬영하고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섭외도 이미 시작돼 아이브의 장원영, 세븐틴 등 아이돌이 촬영을 약속했다. 20여년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서구의 스타들을 신화적 아이콘으로 새롭게 탄생시켜왔던 그의 작업이 한국에서도 시작되는 셈이다. 그는 "케이팝 스타가 해외에 와서 협업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서구 사진가가 한국에 긴 시간 머물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어떤 순간을 포착해내려 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계획될 수 없는 어떤 마법적인 시간을 포착하는 것이 바로 사진"이라며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결합은 완전히 다른 화학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에게 지금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은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이다. 그는 "내 작업은 워홀의 것과 다르지만 유명인과 브랜드, 예술을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결합해보고자 하는 내 사고방식(mindset)은 워홀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이번 프로젝트도 워홀의 '팩토리(The Factory)'에서 영향을 받았다. 팩토리는 워홀이 1964년 미국 뉴욕에 설립한 작업실(스튜디오)로 동시대 뮤지션과 작가, 모델들이 모여 협업한 1960년대 팝문화의 중심지다. 또 실크스크린 기법 작품을 대량생산하는 등 산업 사회의 방식을 예술에 도입한 혁신적 창작 공간간이기도 하다. 클링코는 "팩토리는 워홀이 만든 마법같은 장소이며 워홀은 그곳을 세계의 중심지로 만들었다"며 "내가 하려는 많은 부분도 그와 비슷하지만 나의 팩토리는 세계 곳곳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에 주목한 이유도 예술과 산업을 포괄하는 새로운 미학적 통찰을 발현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클링코는 "한국의 음악과 영화는 재능과 품질도 뛰어나지만 산업적인 구조나 조직력 면에서도 놀라운 지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세기 최고의 패션 포토그래퍼로 꼽히는 헬무트 뉴튼의 매거진 화보가 갤러리 벽에 걸리기는데 25년 가량 걸렸지만 내가 촬영 했던 빌리 아이리시의 화보는 공개 2주 후에 바로 전시가 됐다"며 상업과 예술의 경계가 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클링코는 "나는 상업과 예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두 작업 모두 감정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탁구복식의 달인' 임종훈 "올림픽 남녀복식 부활이 큰 동기 됐어요"
문화·스포츠스포츠 2025.07.17 17:49:36“올해 동생들과 혼합복식·남자복식 모두 세계 랭킹 1위 찍고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8년 LA 올림픽에서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어요.” 왼손잡이 탁구 선수 임종훈(28·한국거래소)은 ‘복식의 달인’이라 불린다. 파트너를 가리지 않고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복식 종목에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임종훈은 별명답게 최근 무서운 기세로 복식 종목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있다. 신유빈(21·대한항공), 안재현(26·한국거래소) 등 동생들과 각각 호흡을 맞춰 3주간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무려 네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빛나는 성과에 두 종목 모두 세계 랭킹은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17일 소속팀 한국거래소 탁구팀 훈련장이 있는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만난 임종훈은 모든 공을 파트너에게 돌렸다. 그는 “이렇게 많은 우승을 할 수 있던 건 동생들의 힘이 컸다. 혼합복식에서 오래 호흡을 맞춰온 (신)유빈이는 특유의 밝은 성격 덕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파이팅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준다. (안)재현이는 워낙 탁구 감각이 좋은 선수라 경기 운영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복식에 최적화된 선수다. 본인이 득점을 책임지며 돋보이려고 하기보다는 파트너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 완벽한 호흡으로 승리를 일궈낸다. 그는 “복식에 대한 스스로의 지론이 있다. 파트너가 좀 더 치기 쉬운 공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승리를 따내면 더욱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임종훈은 무서운 상승세의 중요한 동기로 남녀복식 종목의 올림픽 부활을 꼽았다. 2028년 LA 올림픽에서는 2024년 파리 대회 때의 남녀단식과 남녀단체전·혼합복식 5개 세부 종목에서 남녀단체전이 폐지되는 대신 남녀복식이 부활하고 혼성단체전이 신설돼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린다. 복식 강자 임종훈에게는 희소식이다. 임종훈은 “복식에서는 세계 최강 중국과 큰 차이가 없다. 올림픽에서는 단식보다 복식이 금메달 가능성이 더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남녀복식 부활 소식을 듣고서 더욱 복식 훈련에 집중하고 열의를 불태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종훈은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다. 결혼 준비에 분주할 시기지만 국제대회 출전이 잦아 실질적인 준비는 예비 신부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함께 준비해야 하는 게 많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예비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는 그는 “국내에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14일 끝난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미국 스매시 대회에서 남자복식 금메달과 혼합복식 은메달을 수확한 후 돌아왔지만 임종훈은 탁구화 끈을 풀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1일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떨어진 단식 세계 랭킹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각종 WTT 시리즈 대회와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올림픽 등에서 유리한 시드 배정을 받기 위함이다. 임종훈은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각각 세계 랭킹 2위를 찍었지만 남자 단식에서는 71위로 밀려 있다. 강행군에 힘들 법하지만 그의 표정은 의지로 불탔다. 임종훈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LA 올림픽까지는 좀 더 성적을 내야 한다.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성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두 대회만 바라보고 차분히 달려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
"방산 수출금융 50조까지 늘리고 전용기금 운영 필요"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7.17 17:49:27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방산’ 하면 ‘비리’부터 연상됐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방산’하면 ‘K방산’이 자동적으로 연상될 만큼 우리의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이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수출금융 확대가 필수라는 조언이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국방방산전략포럼에서 “향후 방산 수출의 성패는 수출금융에 달려 있다”며 수출금융을 새 정부의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향후 폴란드의 잔여 수출 200억~250억 달러 중 20조~25조 원 상당의 수출금융이 필요할 전망”며 “올해 폴란드로의 K2 전차 수출은 금융지원을 전제로 한 조건부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은 K2 전차 2차 수출에 관해 전체 계약액의 약 80%인 7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향후 대형 방산 수출을 염두에 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산 계약은 정부간계약(G2G)이 대부분이고 수출 규모가 커 수출국에서 저리의 정책 금융·보증·보험이 필수로 꼽힌다. 장 교수는 미국의 해외군사재정지원제도(FMF)를 모범 사례로 들었다. FMF는 미국 무기를 수입하는 나라에 원조·차관 등을 지원하는 제도로 이미 1967년 도입됐다. 1970년대 중동에서 프랑스 무기 열풍이 불었던 배경에도 프랑스 정부와 민간 금융기관들의 수출금융 협력이 있었다. 장 교수는 “수출금융을 40조~50조 원까지 늘리고 방산 전용 금융기금 운영도 필요하다”며 “특히 일반 시중은행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K방산의 구조적 문제점이 더 심화되기 전에 극복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K방산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양극화도 상대적으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수출이 100% 이상 늘어나는데 내수 성장은 1.2%에 그친다거나, 대기업들은 매출이 늘어나는데 중소기업은 체감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방산 공급망에 소재 부문이 여전히 비어 있다는 점, 비수도권 방산 기업들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점 등도 문제로 지목됐다. 장 교수는 창원·구미 등지의 방산 클러스터 고도화 및 중소기업 연구개발(R&D)·수출 지원 확대 등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우주과학 기술, 드론 등으로 인해 전쟁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로로 빠르게 첨단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일례로 2015년 신설된 미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은 팰런티어, 안두릴 등 방산 유니콘 기업들과 밀접하게 협력해왔다. 우크라이나 디지털부 산하의 브레이브1은 수 주에서 수개월 내에 실전 투입할 수 있는 드론, 전자전·사이버전 장비 개발을 맡고 있다. 장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민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1~2개월 내 신속 개발해 쓰는 체제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서울 학교 자살예방교육 전문성 키운다…올해 첫 컨설팅
사회사회일반 2025.07.17 17:49:14올해부터 서울 소재 학교들이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도록 교육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교육 당국이 전문가들이 학교를 찾아가 학교가 원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인 컨설팅장학 영역에 해당 교육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1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 교육’을 컨설팅장학 세부 영역에 추가했다. 컨설팅장학이란 학교 요청에 따라 학교 교육 현안을 진단하고 대안 실행 과정을 지원하는 교육청의 장학 활동이다. 교사 등으로 꾸려진 전문가들이 컨설팅장학을 진행해 교육력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대다수의 학교들은 매년 컨설팅장학을 받는다. 지난해의 경우 1359개교 중 1242개교가 컨설팅장학을 받아 91.3%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교육청은 그간 교수학습·교육과정 등을 중심으로 컨설팅장학이 이뤄졌지만 위기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해당 교육을 원하는 학교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자살 예방 교육을 추가했다. 실제 서울에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수는 2022년 30건 2023년 36건, 지난해 40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소재 입시 학원 건물에서 고교생이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서울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만 2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장학 대상 학교는 서울 소재 초중고이며 운영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교육청은 학교 신청에 대비해 자살 예방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단을 꾸렸다. 학생 마음 건강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한 만큼 신청하는 학교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교육청은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컨설팅장학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위기 학생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촘촘하게 학생 관리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계 관계자는 “컨설팅장학이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학교 혼자 아이들을 관리할 수는 없다”며 “지자체와 가정 등 사회공동체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
[무언설태] 조현 “北 적으로 변할 수도”…정부 대북관 헷갈리네요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7 17:48:57▲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적인가 위협인가’라는 질의에 “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급박하고 실존적 위협”이라며 “평화와 한반도 안정을 만들어가야 하는 대화 상대이기도 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앞서 14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주장한 반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은 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하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 제각각이네요. 이재명 정부 안보라인의 대북관을 하나로 정리해야 되겠습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다구리(몰매)라는 말로 요약하겠다”며 중진 희생을 골자로 하는 인적 쇄신안에 대한 당 지도부의 반발 기류를 전했습니다. 윤 위원장이 송언석 비대위원장, 윤상현·장동혁 의원 등과 함께 ‘인적 쇄신 대상자’로 지목한 나경원 의원은 “우리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야당이 여권의 독주에 대한 견제 기능은 내팽개치고 쇄신이 아닌 집안 싸움만 하고 있네요. -
"방산은 기술·산업발전 통로…美시장 뚫으면 G4 진입 가능"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7.17 17:47:43“방위산업은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의 통로입니다. 그래서 모든 나라가 방산에 첨단기술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국방방산전략포럼’ 주제 발표에서 “방위산업은 첨단기술의 집합체”라며 “많은 나라들이 방산을 통해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킨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도전적 국방 연구개발(R&D)→첨단무기 개발→방산 시장 확대 및 민수 기술 확산’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2027년까지 방산 4대 강국(G4)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강 전 청장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한 당면 과제로 ‘K방산의 브랜드화’를 꼽았다. 그는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 무기 체계를 수입해 사용하려면 ‘혹독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며 “그런 만큼 우리 민관이 합작해 수리·운용 노하우까지 포함하는 ‘애프터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기 체계의 성능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해당 국가와 공동 연구도 진행해야 K방산의 브랜드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 전 청장은 “R&D가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전체 국방예산 중 R&D 예산 비중은 12~17%이지만 우리는 약 5%에 불과하다”며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드론, 양자, 신소재 등 어느새 전장에서 존재감이 커진 분야에서 기업이 과감하게 기술 개발에 나서게끔 독려하려면 신속 시범 획득 절차 등 도전적 R&D를 장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과정은 궁극적으로 선진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강 전 청장은 “우리 무기를 미국에 수출하면 인증 효과가 생긴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이 필수”라고 말했다. RDP-A는 양국이 방산 시장을 상호 개방하는, 방산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과도 비슷한 협정이다. 강 전 청장은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은 미국 대비 82%, 전 세계 8위 수준”이라며 “하지만 2~7위 간 기술 격차는 크게 없는 상황이라, 미국 수출 시장을 뚫어내게 되면 곧바로 G4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특히 “한국은 빠른 납품과 가격경쟁력, 그러면서도 선두 주자 못지않은 성능이 강점이지만 최첨단 기술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방산 정책의 일관성도 당부했다. 강 전 청장은 “우리 정부는 정권 성향과 상관없이 방산을 육성해왔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방 R&D 예산을 깎아 문제가 됐고, 12·3 비상계엄으로 놓친 계약도 있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방산은 ‘계층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분야”라며 “현장에서는 시장을 아는 방위사업청과 방산 기업이, 육해공 협업은 국방부가, 부처 간 협업은 대통령실이 각각 나서야 산업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中, 대만 칩 생태계 겨냥 '정보 수집전'
국제정치·사회 2025.07.17 17:47:37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대만의 반도체 기업 및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대만에서 생산하는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자 설계와 제조·공급망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인 프루프포인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그룹 최소 3곳이 올 3~6월 15~20곳에 이르는 대만 기업 및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만에서 만들어지는 미국 기업의 AI 칩 대중(對中) 수출 제한이 강화된 후 가시화된 것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인 TSMC를 비롯해 폭스콘·미디어텍·난야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해커들은 대만 대학의 e메일 계정을 탈취하고 구직자를 가장해 악성 PDF파일을 배포하거나 가상의 투자회사를 꾸며 협력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은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사이버 공격은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직면한 위협”이라며 “중국은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과 사이버 범죄를 반대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학자금 대출 9년만에 2조 돌파…채용공고는 24% '뚝' [신용위기 내몰린 청년들]
사회사회일반 2025.07.17 17:47:32경기가 악화되고 청년층 빈곤 인구가 늘어나면서 학자금 대출액이 9년 만에 2조 원을 돌파했다. 이 와중에 채용 공고는 20% 넘게 줄면서 사회 진출을 하기도 전에 빚을 떠안은 청년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지원 실적은 2조 1114억 원으로 1조 8868억 원이던 지난해보다 11% 증가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과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액이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2009년 시작된 한국장학재단의 ICL·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2010년 2조 7661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5년까지 2조 원대를 유지하다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학자금 대출액은 반등세를 보였다. 2021년 1조 6563억 원이던 학자금 대출액은 2022년 1조 6345억 원으로 감소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1만 6669명이던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연체자 수는 2023년 2만 1458명으로 2만 명대를 돌파한 뒤 지난해 2만 4587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취업 후 소득이 발생하면 원리금을 상환하는 ICL과 다르게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대학 졸업 후 대출금과 이자를 합쳐 최장 20년(거치 10년, 상환 10년) 동안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졸업 이후 취업하기까지 기간이 늘어날수록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1년 7953억 원이던 ICL 대출액은 지난해 8761억 원으로 10.1% 늘었지만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같은 기간 8609억 원에서 1조 2352억 원으로 43.4% 급등했다. 반면 고용 지표는 좋지 않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5월 채용 공고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었다. 동기간 대졸 신입을 대상으로 한 정규직 구인 공고로 한정해도 20.6%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인크루트가 올해 3월 국내 기업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 계획 확정 기업은 65.6%로 최근 3년 중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청년 취업자 수는 362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 3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2년 8개월째다.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 청년층의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도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다만 한국장학재단은 늘어난 대출액이 재단 보증 채권의 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2021년부터 청년 부담을 이유로 한국장학재단은 1.7%의 저리로 학자금을 빌려주고 있는데 이 같은 일이 금리 인상 시기와 겹치면서 대출 유인책이 늘어난 것을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2022년부터 대학원생에게 취업 후 상환 대출을 시작하는 등 대출 대상이 넓어지고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각종 이자 지원 사업이 확대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0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경기도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의 경우 지난달까지 누적 수혜자가 43만 명에 달했다. 현재 접수 중인 올해 하반기 사업 신청자도 약 1만 명으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불황 속에서 학자금 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가디언은 영국 학자금대출공사(SLC)가 빌려준 2024~2025학년도 기준 학생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전년(4만 8270파운드)에서 약 10% 늘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정부의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정책이 종료되면서 4월 기준 580만 명의 학자금 대출 이용자가 3달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이 연쇄적으로 평균 4.1% 수준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학자금 대출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자금 대출액의 상승은 악화된 민생 경제가 청년과 대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작용 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학비 부담 탓에 공부를 중단하거나 부채가 과중한 이들을 세밀하게 파악한 뒤 공적인 재정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청년들의 부모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청년 세대의 불황은 부모 세대의 경제적 부담과도 직결돼 있다”면서 “중년들의 소비 생활도 위축되지 않도록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국채 시장의 경고…‘파월 해임시 장기 인플레이션’
국제경제·마켓 2025.07.17 17:47:1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점쳐지자 미국 국채 시장에서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국채를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16일(현지 시간) 30년물 국채금리(5.01%)와 2년물 국채금리(3.88%)의 격차는 1.13%포인트로 전날의 1.06%포인트에서 확대됐다. 이 격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던 4월 21일(1.16%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장단기 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현상으로, 통상 투자자들이 장기 인플레이션을 전망할 때 나타난다. 국채 시장은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론이 불거지면서 요동쳤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월 의장의 해임을 승인하는 서한을 보여주며 해임 추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비리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해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시장은 파월의 후임이 누가 되든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해임설 보도 직후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급락했다가 진정됐지만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10bp(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설을 즉각 부인하면서 국채 시장은 일단 안정을 찾았지만 월가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펜뮤추얼자산관리의 매니저인 조지 치폴로니는 “어느 시점에 국채금리가 5.5~6%까지 올라간다면 국채 시장은 트럼프에게 과연 누가 진짜 주인인지 일깨워주게 될 것”이라며 “장기물 국채금리가 5.5%를 넘기면 주식시장도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연준의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우리가 싸워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말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독립성이 연준의 신뢰를 이끈다”며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미국의 경쟁력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불안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전날 “연준을 갖고 장난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고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도 파월 의장의 조기 교체 시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만파식적] 패니메이·프레디맥 민영화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7 17:47:062008년 9월 15일 미국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실패로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것이다. 또 다른 공룡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인수됐다. 미국 주식시장은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진원지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보증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도산 위기였다. 이들은 은행이 발행한 모기지를 사들여 모기지저당증권(MBS)으로 묶어 판매하는 정부보증기관이다. 두 기관은 1995년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유동화 허용법 제정 이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적극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정부가 손실을 보증해줬기 때문에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부실 가능성이 큰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저금리 정책으로 부풀어 올랐던 집값 거품이 2000년대 중반부터 꺼지기 시작하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기 심화를 우려한 미국 정부는 187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두 곳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경영을 아주 잘하고 있다”며 “상장(기업공개)을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기 당시 정부에 인수된 뒤 실적 회복에 성공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증시에 상장해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두 기관의 민영화는 정부 부처와 인원을 구조조정해 연간 2조 달러의 연방 예산을 줄이겠다는 정부효율부(DOGE) 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감세 정책의 공백을 메우는 데 충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두 기관의 민영화가 미국 주택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를 촉발해 2008년 금융위기를 재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안정적 관리에 실패하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가계대출 불안이 금융시장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양질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등 부동산 정책 조합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
대한항공 '실용 경영'…올 중형 항공기 23대 도입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7.17 17:45:54대한항공(003490)이 대형 항공기를 퇴출하고 중형 항공기로 무장하며 ‘실용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료 효율성이 높고 급변하는 글로벌 여객·화물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중형기를 앞세워 성수기인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근 일본·중국 노선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3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들어 A330-300, B777-200, B747-8 등 대형항공기 8대를 퇴출하고 B787-10, A321-200네오(neo) 등 중형 항공기 8대를 도입하며 기단을 최신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787 모델 등 중형기를 중심으로 올해 항공기 23대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중형기 위주로 기단을 재편하면 더 유연하게 노선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대형기는 한 번 이륙할 때 많은 인원과 화물을 실을 수 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경제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항공기가 큰 만큼 이·착륙에 필요한 정비 비용도 많이 들어 단거리 노선에 투입하면 수익성도 악화된다. 이 때문에 전체 기단에서 대형기가 많아지면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한항공은 중형기을 대거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 노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형기 중심의 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형기는 연료 효율성이 높아 대한항공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중심 기종인 B787 모델은 기존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복합제를 사용한 차세대 항공기다. 동급 기종과 비교해 20~30%가량 가벼워 기존 기종보다 연료 효율도 20%가량 높다고 평가된다. 장거리 운항일수록 기존 대형기보다 더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보잉과 약 30조 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B787-10 30대(예비 발주 10대 포함) 구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회장은 당시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의 기단 확대와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적 목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도 노선 유연성 확보를 위해 대형기 보다 중형기를 선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최근 에어버스의 중형 항공기인 A321XLR 70대(예비 발주 20대 포함)를 구매했고 독일 루프트한자그룹과 에어프랑스도 대형기를 줄이고 중형기를 도입하는 추세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지난달 B787-9 기종을 추가 도입해 기단을 확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기단 정비가 매출이 뛰고 있는 중국과 일본 노선 사업에 터보 엔진을 달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국 여객을 206만 9914명 유치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66만 5627명)에 비해 24.2% 늘었다. 일본 여객 수도 409만 8859명으로 지난해 368만 6720명에서 11.1% 상승했는데 중형기 기단을 확대하게 되면 이 같은 단거리 수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나아가 대한항공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면서 중장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인천국제공항 근처 운북지구에 엔진 정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크게 늘어날 항공기 정비 수요에 대응하고 해외 MRO 사업 수주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기대감 커진 시장 '7만전자' 초읽기
증권국내증시 2025.07.17 17:44:4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10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자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6만 6000원 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불확실성이 제거된 점에 주목하면서 ‘7만전자’ 회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6만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3.58%), 삼성중공업(5.64%), 삼성생명(2.34%), 삼성물산(1.65%) 등 삼성그룹 내 다른 종목들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대법원 3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2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족쇄에서 벗어나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자극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5238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들도 약 1238억 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사흘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신사업과 추가 인수합병(M&A)이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물론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총수의 법적 리스크 해소로 유연한 투자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향후 실적과 반도체 업황 개선 여부가 주가 장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사회 복귀·컨트롤타워 복원…바이오·로봇·반도체 투자 속도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17 17:43:21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과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사법 리스크로 인해 미뤄졌던 안건들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사회에 복귀해 법적으로 경영 권한과 책임을 지는 ‘책임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계기로 바이오와 로봇, 메드텍(의료기술),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적극적 베팅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월 2심 무죄 판결 이후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5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 독일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그룹을 연달아 인수했고 이달 초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를 품었다. 삼성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사법 족쇄가 완전히 풀리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 초격차를 위한 반도체 분야 M&A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그동안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과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 등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대규모 반도체 M&A의 경우 각 나라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해 1차적으로는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설비투자와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M&A를 위한 자본 조달에 있어서도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며 “이번 무죄 판결을 통해 과감한 M&A를 비롯한 새로운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도 커졌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임원에 올랐으나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2019년 연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이후 2022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중 등기임원이 아닌 사람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수 차례에 걸쳐 “내부에 많은 분들이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지휘해주기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의 기반도 갖춰져 이에 따른 인사 쇄신과 조직 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굵직한 M&A 등을 주도면밀하게 진행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왔다.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은 △사업 지원(삼성전자) △금융 경쟁력 제고(삼성생명)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그룹 역할을 맡았지만 통솔력 등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복합 위기 타개 방안 중 하나로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는데 재계에서는 이를 과거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 기능이 부활한 것으로 평했다. 경영진단실은 올 초 반도체 설계를 맡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에 나섰고 다른 사업 부문도 향후 경영 진단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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