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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의 한글화 이슈 부상에 유감 [최수문 기자의 트래블로그]
문화·스포츠문화 2024.05.16 01:19:25문화재청을 외청으로 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이 서울 경복궁의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다시 쓰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유 장관이 궁궐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내놓은 사실상 첫 정책안이다. 다만 현재 복잡다난한 궁궐의 복원과 활용 문제를 앞에 두고 이런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가 가장 주요한 이슈인지는 의문이다. 경복궁 입장권을 받는 흥례문을 들어서면 한쪽 구석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안내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안내판에는 두 개의 경복궁 도면이 있는 데 아래는 현재의 경복궁, 위는 조선 고종 때 경복궁 중건으로 완전했을 때의 경복궁 모습이 그려져 있다. 경복궁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이런 도면을 근거로 2045년까지 경복궁을 복원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2010년 끝난 1차 복원사업으로 원래의 25% 수준이 완료됐고 이에 더해 2045년까지 2차 복원사업으로 원래의 41%를 복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복원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매년 한두 건물을 짓고 있지만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공사비가 많이 들지만 예산과 인력을 늘 부족하다. 완공후 내부 활용없이 그냥 외관 구경만 하는 건물을 계속 지어야 하는지 당위성도 논란이다. 그래도 경복궁의 완전체는 필요하다. 이는 동아시아 전통사회 이미지 경쟁에서의 자존심과도 관련돼 있다. 예를 들어 경복궁을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쯔진청)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자금성은 크고 멋있다, 하지만 경복궁은 그러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궁궐이 자리잡은 규모를 보자. 자금성의 면적은 72만㎡, 경복궁은 43만㎡이다. 경복궁은 자금성의 60%나 된다. 즉 양국의 국토와 인구를 봤을때 경복궁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전통시기 북경성 둘레(내성 기준)는 23.3㎞, 한양도성은 18.6㎞다.) 그렇지만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개 자금성이 경복궁에 비해 엄청나게 크다고 느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경복궁에 복원된 건물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자금성에는 크고 웅장한 건물들이 가득차 있다. 이외에 경복궁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 대형 주차장 등의 별도 용도 건물이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어 경복궁이라는 볼거리를 크게 줄이고 있다. 이들을 외부로 이전해야 경복궁이 완전해진다. 그나마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월대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혹자는 월대를 덕분에 광화문이 완전한 모습을 찾았다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광화문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 동·서십자각의 복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도로를 넓힌다며 트윈트리타워 앞의 ‘동십자각’은 경복궁 궁장(담장)에서 잘려 섬처럼 남아 있고 정부서울청사 앞 ‘서십자각’은 아예 사라지고 흔적을 알리는 표지석 뿐이다. 모두 일제강점기 때의 만행인 데 이후 100년간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금 경복궁 광화문은 양팔이 잘린 불구(不具)의 모습이다. 동·서십자각이 없이는 광화문은 물론이고 경복궁도 완전하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14일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 논의 필요 주장이 터져 나왔다. 당일 유인촌 장관의 코멘트를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아까 한글학회장님과 많은 학자분들이 경복궁 정문의 광화문 (현판)이 왜 한글로 쓰이지 않았는지 짧은 시간이지만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증을 거쳐 옛날 씌어졌던 현판을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그렇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 다시 한번 (논의에) 불을 지펴 보겠습니다. 뭐가 됐든 …” 이 언급은 물론 예고된 공식 축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일 행사가 15일의 세종대왕 나신 날을 하루 앞둔 ‘세종 이도 탄신 하례연’이었듯이 한글(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였다. 이에 따라 한글 관련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유 장관의 언급에는 그들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주요 참석자는 김주원 한글학회장, 이찬규 국어학회장,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장, 김미형 공공언어학회장,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장소원 국립국어원장, 김영운 국립국악원장 등이다. 앞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년간 돌무더기로 버려져 있던 광화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68년 복원됐다. 다만 원래와 다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 바라보는 방향도 달랐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로 한글 ‘광화문’ 세 글자가 적힌 현판을 내걸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 때인 1995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광화문 재건축 계획이 나왔고 결국 2003년 기존 철근콘크리트 광화문을 철거하고 원래의 위치에 석축 위 목조 광화문을 세운 후 2010년 공개했다. 이때 현판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門化光’이 적혔다. 남아 있는 사진 및 다른 건물과 색깔이 틀리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이번에 검은 바탕에 금색 글자로 지난해 10월 교체됐다. 지금 우리가 보는 현판이다. 지난해 10월 15일 새로운 현판 교체 행사 때는 유인촌 장관도 참석해 축사를 했었다. 그런데 겨우 7개월 만에 뒤집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20여년 간 논란이 됐다 ‘뭐가 됐든’ 정리된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유적·유물에 대한 정의도 문제다. 유적이나 유물은 현재 남아 있는 그대로의 보존이 원칙이다. 경복궁은 1395년 창건돼 약 200년간 사용되다 임진왜란 때인 1592년 일본군의 침입으로 불탔다. 이후 폐허 상태로 남아 있다가 19세기말 고종 때에야 복원(중건)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고종 때의 건물은 임진왜란 이전과는 달랐던 모양으로, 그래서 ‘경복궁 중건’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고종은 이른바 아관파천 전인 1896년까지 경복궁을 사용했다. 결국 문화재로 봤을 때 경복궁이 마지막으로, 제대로 사용되던 때로 복원하겠다는 것이 이제까지 정부의 원칙이었다. 문화재청이 안내하고 있는 경복궁의 공식적인 복원 기준 시기는 “고종 시기 중건(1888년) 이후부터 궁궐로서 의미를 상실한 공원화(1907) 이전까지”다. 당시에 현판은 당연히 한자였다. 한글 현판을 요구하는 이유들이 납득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상징인 한글을 역시 상징인 광화문에 붙이자는 것이다. 최근 흥미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데 한자 현판이 오해를 부른다는 것이다. ‘중국 아니냐’라는 식이란다. 물론 이것도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동북아시아 대부분에서는 한자를 사용했고 이것을 모르는 세계인은 없다. 만약 정부나 학계에서 광화문을 특별하게 대우 하고 싶으면 세계에서 유일한 ‘광화문 월대’를 부각 시키면 될 것이다. 어디 나라에나 있는 대문 현판이 아니고 말이다. 월대는 창덕궁 돈화문과 덕수궁 대한문에도 있는 한국 고유의 국가유산이다. 이런 형식의 월대는 중국이나 일본 등에는 없다. 당시 유 장관은 경복궁 복원 방향성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의 언급은 이렇다. “아까 이 자리 들어오자마자 말씀하셨듯 ‘왜 궁궐(경복궁)을 고종 시대 궁궐로 복원하게 했느나’, ‘조선 500년 역사 가운데 가장 태평성대를 누렸던 세종 시대로 복원했으면 좋겠다’ 는 그 의견도 100% 동감합니다. 그 의견도 그대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복궁은 복잡다난한 역사를 겪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화려했을 때를 기준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럴 듯하다. 다만 자료가 없는 것이 문제다. 임진왜란 전의 경복궁 기록은 실록 등에 나오는 언급 뿐이다. 도면도 없다. 조선 500여년 동안 경복궁은 부서졌다가 재건되기를 반복했다. 특정한 시기를 표준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장관의 언급 중에 ‘세종 시기가 태평성대였다’는 것도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세종 시기가 태평성대가 아니었다’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세종 이도라는 지배계급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종 때 만들어진 것은 보존하고 연산군 때 건물은 보존하지 말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 경복궁이라는 국가유산은 극소수의 지배계급이 만들자 해서가 아닌 수많은 피지배계급, 백성들의 피땀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산으로서 보존의 가치가 있다. 지금 서울에는 5대 궁궐이 있는데 모두 일제강점기 훼손되기 전인 대한제국 시기의 상태로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복궁 또는 경복궁 내 특정 부문만 세종 시기로 복원한다면 다른 궁궐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여기에다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쓴다면 돈화문(창덕궁), 흥화문(창경궁), 대한문(덕수궁) 등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문제다. 현재 경복궁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오는 5월 17일 거듭난다. 새로운 국가유산청은 문화재(국가유산)에 대해 ‘규제’보다는 ‘서비스’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쉽게는 지난 5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경복궁 수정전 앞 행사는 그냥 5월의 땡볕에서 진행됐다. 왜 그늘막이라도 치지 않을까 궁금했는 데 문화재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이의 설치가 불허됐다고 한다. 또 경복궁 등 궁궐 내에서는 야외에서도 음식물 섭취를 금지당하고 있다. 청결 때문이라고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제기하는 이슈다. -
커터칼로 초등생 3명 찌른 13살…“촉법소년이라 체포 못했다”
사회사회일반 2024.05.16 01:00:00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3명에게 커터칼을 휘둘렀으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체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12일 흉기를 사용해 초등학교 2학년 학생 등 3명을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 A군(13)을 입건했다. A군은 이날 오후 4시 20분께 경기 양주 소재 아파트 내부 놀이터에서 10㎝가량의 학습용 커터칼을 휘둘러 2학년 남학생 등 3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A군이 휘두른 칼에 B군(9)은 왼손 검지에 1㎝ 깊이의 상흔을 입었고, 나머지 두 학생은 흉기에 찔렸지만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군과 A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나 나머지 두 학생은 A군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한다. A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아이들에게 커터칼을 휘두른 것은 맞지만,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다치게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 "촉법소년이라 당시 현장에서 체포하지 못했고, 조사 후 혐의가 인정되면 소년부로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그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형법에 저촉된 행위를 해도 형사처분을 받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촉법소년 수는 총 6만5987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 2021년 1만1677명, 2022년 1만6435명, 2023년 1만965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중학생 C군이 8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C군 또한 만 14세 미만인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로 조사됐다. -
[사설] 경제 발목 잡는 정치 리스크 해소 못하면 미래 없다
오피니언사설 2024.05.16 00:00:00정치적 갈등 증폭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폴리코노미(정치가 경제를 휘두르는 현상)’ 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야권이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일(反日)몰이를 하는 것은 국익과 기업 이익 지키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4·10 총선에서 압승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행정부의 고유 권한인 예산편성권을 무시하고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특별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총 13조 원의 거액을 풀 경우 물가를 자극하고 금리 인하를 늦춰 서민과 영세 기업인들에게 되레 ‘이자 폭탄’만 안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조 원을 들여 동해 화력발전기 8기를 건설해놓고도 송전선 부재로 가동이 중단됐는데도 전력망 구축 특별법은 국회에서 8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체코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등 원전 수출 시장은 커지고 있다. 극단적 대립 정치를 멈추지 않으면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의 추진 동력도 확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경제 이슈의 정치화는 위험하다”며 “한국의 최대 리스크는 정치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무한 정쟁으로 구조 개혁이 후퇴하고 경제·민생 살리기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나라의 미래가 암울해질까 두렵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경제의 기적이 끝났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각종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좌파가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 없는 보수 행정부로 양분돼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95년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하락해 2% 선 밑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대로 정쟁을 계속 벌이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치를 복원하지 못하면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경제성장률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때다. -
[사설] 북중러 밀착 가속, 한중일 정상회의서 中 건설적 역할 촉구해야
오피니언사설 2024.05.16 00:00:00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16일)을 앞두고 중러 관계에 대해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경제적 관계가 외부 도전과 위험에 면역력을 갖추고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에 맞선 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5선 임기를 개시하자마자 방중 길에 오르는 것 자체가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수락한 푸틴 대통령이 반(反)서방 연대의 한 축인 북한을 연내 방문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중러의 공조를 비롯한 북중러 결속 강화는 동북아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변수다. 중국의 방조와 암묵적 지원을 배경으로 자행되는 북러 무기 및 첨단기술 거래 등 군사 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대남 도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러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위원장은 “전쟁 준비의 획기적 변혁”을 강조하는 등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탈취한 약 2000억 원어치의 가상자산을 올 3월 세탁해 추적이 어려워졌다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문서는 거액의 불법 자금이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중러 결속을 견제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면 북핵 문제의 ‘키맨’인 중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미일에 맞서 밀착하는 북중러의 균열을 유도해야 북핵 폐기 원칙을 지키면서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들 수 있다. 이달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그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4년 5개월 만에 3국 정상회의가 재개되는 의미는 크다. 우선 자유무역 등 3국의 이해가 일치하는 분야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대화를 계속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완전 해제 등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한중일 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중러 밀착의 고리를 끊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가야 한다. -
원자핵 반지름 정밀 계산…IBS, 새 핵이론 네이처에 발표
산업IT 2024.05.16 00:00:00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원자핵의 질량, 반지름 등 성질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핵 이론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국내 연구자가 참여한 핵 연구가 네이처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성과가 향후 희귀동위원소 등 관련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원자핵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핵이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산하 중이온가속기연구소와 희귀핵연구단 연구팀이 참여한 ‘핵 격자 유효이론’ 국제 공동 연구팀이 다양한 원자핵의 결합에너지, 질량, 반지름 등 성질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파동함수 맞춤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이날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핵물리학은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 같은 핵자의 성질을 연구하고 응용할 방법을 찾는 학문이다. 핵자들이 서로 주고받는 힘인 핵력과 이를 통한 상호작용을 계산하면 첨단 소재를 포함한 물질의 성질도 규명할 수 있다. 기존의 핵 이론은 가벼운 핵에 대해서만 그 성질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핵이 무거워질수록 많은 핵자를 포함하고 그 만큼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두 핵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우선 계산하고 이를 여러 핵자 사이의 힘 계산으로 확장하는 ‘파동함수 맞춤’ 방법론을 개발했다. 핵자 2개 사이에 작용하는 ‘2체힘’을 정밀하게 결정하고 파동함수 맞춤 방법을 적용해 양자 다체계의 계산에 적합한 형태로 변환했다. 또한 삼중수소 이상 핵의 질량을 설명하기 위한 ‘3체힘’ 핵력 모델을 약 20종 핵의 질량값을 이용하여 결정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근사나 변수 조정 없이 다양한 핵에 대한 순수 이론적인 계산‧예측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핵자가 58개인 니켈 핵까지 다양한 핵들의 결합에너지와 질량, 반지름을 계산한 후 이것이 기존 측정값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가 중이온가속기 ‘라온’의 희귀동위원소 성질 규명 등에 중요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홍승우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장은 “새로운 파동함수 맞춤 방법론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무거운 핵의 이론적 계산‧예측을 가능케 했다”며 “장차 라온을 통한 희귀동위원소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 AI 패권 전쟁…‘3대 강국 도약’ 구호를 행동으로 옮겨라
오피니언사설 2024.05.16 00:00:00오픈AI가 듣고 대답하는 ‘GPT-4o’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구글이 14일 비서, 스마트 검색, 즉석 통·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AI와 대화도 하고 검색엔진에서 말로 사진·동영상까지 검색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는 빅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는다. AI가 수년 내 감정·윤리까지 갖출 정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간을 사랑하는 AI를 다룬 ‘그녀(Her)’라는 공상과학(SF) 영화가 현실이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중국의 바이두·텐센트 등도 AI 개발에서 놀라운 속도로 약진하고 있다. 14억 명 이상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로봇·자율주행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미국·중국 빅테크들은 저전력·저비용·고속 생성 시간의 특성을 지닌 차세대 AI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슈퍼컴퓨터 등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일본, 유럽연합(EU)도 AI와 관련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인재 양성 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AI는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시대의 경제안보 핵심이다. 네이버·LG·삼성 등이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선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AI 주요 3개국(G3)으로의 도약을 위해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추진 방침을 밝혔다. 정부도 지난달 민관 합동으로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미중에 비해 빅데이터, 자금력, AI 인력 등에서 전반적으로 열세인 게 우리의 현실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규제에 시달리는 데다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감당하기도 버겁다. 대학 연구자들은 “전기와 GPU 등이 부족해 AI 연구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해외 주요 대학에서는 AI 연구자들이 넘쳐나지만 우리는 AI 교수난에 허덕이고 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AI 기본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AI 3대 강국 대열에 진입하기 어렵다. 마침 이달 21~22일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AI 강국 도약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기업·대학·연구소 등이 ‘원팀’이 돼 힘을 모아야 한다. -
美, 4월 CPI 올해 첫 상승세 완화…연준, 9월 피벗 나설까
국제경제·마켓 2024.05.15 23:11:39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 처음으로 둔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이어나가는 양상이다. 미 노동부는 4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고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시장전망치 3.4%에 부합한 수준이다. 앞서 3.5%를 기록한 3월 CPI 상승률과 비교하면 이달 0.1%포인트 물가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시장에서 전망하던 수준과 일치한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근원 CPI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끄는 모습이다.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CPI 상승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3월(0.4%)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2.8% 올라 전월 상승폭(1.7%)을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이 1.1% 뛰어 3월(0.3%)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미국 CPI는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들어 잇따라 전문가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한 만큼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올해 대략 여섯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전망과 달리 미국은 경기 호황을 보였고 물가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연준이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는 시점도 점점 밀리면서 실망감이 커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물가 지표 발표 후 시장은 우선 안도하는 반응이었다. 이날 미 증시는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채권 시장도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대로 떨어졌다. 물론 이번 지표만을 근거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기대는 섣부르다. 연준의 인플레 타깃은 2%다. 물가가 둔화 양상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중앙은행이 생각하는 수준과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CPI 보고서만으로 연준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연준의 신뢰를 뒷받침하려면 추가 보고서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절대 '이 음식' 안 먹어"…손녀와 자매로 오해받는 할머니 '건강 비법'
국제정치·사회 2024.05.15 23:11:10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하고 몸매 덕분에 손녀와 있으면 자매로 오해를 받는 호주 할머니가 화제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레슬리 맥스웰(65)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녀 티아와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하고 있다. 맥스웰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14만5000명의 팔로어를 보유 중인데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건강한 식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50세에 피트니스 운동을 시작해 현재 퍼스널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맥스웰이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남편과의 이혼이었다. 맥스웰은 "많은 남성의 관심을 끌고 있고, 심지어 나보다 나이가 어린 남자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로맨스에 대한 기대보다는 스스로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동기부여가 된다는 맥스웰은 "사람들은 항상 건강하고 튼튼한 몸매를 동경한다"며 "이런 관리는 남자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강해지고 싶고, 자신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어떤 나이에도 섹시할 수 있다"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몸매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데 실제 하루에 한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고도 했다. 맥스웰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와 몸매 덕분에 손녀 티아와 자주 자매로 오해받는다고 했다. 티아도 할머니와 함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두 사람은 맥스웰의 집에 마련된 운동 공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한다. 티아는 맥스웰의 몸매 유지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도 전했다. 맥스웰은 단 음식을 멀리하며 항상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티아는 "대부분의 손녀가 할머니 집에 방문할 때 케이크를 가져오지만 저는 유기농 계란, 유기농 딸기를 가져와 메밀전병을 만든다"고 말했다. -
[속보] 美 4월 소비자 물가 3.4% 상승…물가 상승 다소 완화
국제경제·마켓 2024.05.15 21:51:30 -
[르포] 함수 전방에 적 항공기 출현하자 해저 100m 밑 긴급 잠항…"3분도 안걸려"
정치통일·외교·안보 2024.05.15 21:41:49국내에서 유일하게 ‘잠수함 승조원 교육 훈련’을 담당하는 해군 잠수함사령부 제909교육훈련전대. 이곳은 잠수함 승조원들의 ‘고향’이다. 이달 8일 경남 진해에 위치한 해군 잠수함사령부 내에 있는 제909교육훈련전대 ‘도산안창호급 종합훈련장’을 찾았다. 베테랑 잠수함 승조원이라도 작전을 나가지 않으면 이곳에서 잠수함 작전 및 교전 절차, 수상 항해, 수중 항해 숙달을 위한 훈련을 수시로 받는다. 예비 잠수함 승조원에서 돌고래 휘장을 가슴에 달고 정식 잠수함 승조원으로 근무하기까지의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도산안창호급 종합훈련장은 실제 잠수함과 동일하게 전투정보실과 훈련 모사를 위한 장비실, 훈련 후 강평을 위한 통제·강평실, 영상장비실로 구성됐다. 먼저 대형 컨테이너처럼 생긴 전술훈련장을 찾았다. 앞서 기자가 탐방한 도산안창호급 신채호함의 전투지휘실이 그대로 옮겨져 있는 듯했다. 눈앞에 들어온 여러 대의 콘솔 앞에 앉아 헤드폰을 썼는데 갑자기 “함수 전방에 적 항공기 출현, 비상! 긴급 잠항!” 명령이 비상경보와 함께 발령됐다. 부산 해군기지에서 10㎞가량 수중으로 이동하던 중 잠망경에 가상의 적 항공기가 포착된 것이다. 붉은빛이 감도는 내부에는 긴박감이 흐르고 승조원들은 전광석화처럼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며 긴급한 외침을 반복했다. 지휘관의 명령과 함께 길이 83m의 잠수함 선체가 육중한 소리를 내더니 앞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잠항 시 통상 22도 기울기로 들어가지만 긴급 상황이어서 25도로 가팔랐다. 안전 바를 잡지 않으면 앞구르기를 할 정도로 몸이 확 쏠려 두려움이 급습했다. 조타기로 잠수함을 운전하는 조타 부사관이 깊은 바다로 잠수함을 몰며 “100m, 120m, 150m, 180m, 200m 목표 심도 잡기 끝”이라고 외쳤다. 3분도 안 돼 잠수함은 해저 100m에서 200m 밑으로 내려갔다. 그 순간 또 한 번 긴급 보고가 무전기를 타고 흘렀다. “적 함정 출현! 어뢰 발사 준비!” 수중의 도산안창호함에서 수중 음파탐지 체계인 ‘소나’를 운영하는 음탐 부사관들이 음향 센서를 이용해 15㎞ 전방의 적 수상함 위치를 식별하면 11㎞ 앞까지 은밀하게 다가가 어뢰 발사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 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무장관이 범상어 중어뢰 발사 버튼을 눌렀다. 잠수함 음향 센서에 의해 적 수상함을 명중시킨 어뢰 폭음이 감지되자 잠망경을 올려 적 수상함이 격침된 것을 최종 확인하고 임무를 완수한다. 잠수함사령부 제909교육훈련전대 추후식 제2훈련 대대장(중령)은 “잠수함 승조원에게는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로 대표되는 격언이 일러주듯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최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컨테이너인 조종훈련장에 들어서자 조종석과 통신 시설, 엔진 등 각종 잠수항 장비가 한눈에 들어왔다. 훈련장은 종경사 45도, 횡경사 30도까지 구현할 수 있다. 디젤엔진, 해수 펌프, 공기압축기 등에서 발생하는 내부 소음도 실제와 동일하다. 실제 잠수함과 똑같은 교육훈련장의 환경과 촘촘한 교육과정을 통해 정예 잠수함 승조원이 양성된다. 외국군도 한국 해군의 잠수함 관련 교육 수준을 높이 평가해 2013년 개설된 ‘국제잠수함과정’에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10개국 93명의 외국군이 참여해 교육을 수료했다. -
중재판정부 "정부 개입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승인"
사회사회일반 2024.05.15 21:18:49정부와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탈의 국제투자분쟁 해결 절차(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 판정문 전문이 15일 공개됐다. 법무부는 333쪽 분량의 영문 판정문 전문과 국문 판정문을 공개했다. 중재판정부는 판정문에서 "국민연금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피청구국(한국 정부)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본건 합병 표결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부의됐을 것임이 확실히 입증됐다고 판단했다"며 "부의됐다면 위원회는 합병이 삼성물산(028260) 주식의 가치를 침해함을 고려해 기권하거나 반대 표결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연금이 합병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 표결을 하거나 기권했다면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을 거부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찬성 표결로 합병이 승인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메이슨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2018년 9월 약 2억 달러(약 273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국제 중재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6년여간 심리한 끝에 메이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지난달 11일 우리 정부에 3203만 876달러(약 438억원·당시 환율 1,368.5원 기준) 및 지연이자(2015년 7월부터 5% 연복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법무부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관련 법령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 중재판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당사자 간 상호협의로 지정된 최소한의 보호정보를 삭제하고 판정문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
5월에 대설특보?…강원 설악산엔 2㎝ 눈 쌓여
사회사회일반 2024.05.15 21:12:16강원 북부 산간 지역에 때아닌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시간 여만에 고지대를 중심으로 2㎝ 안팎의 눈이 쌓였다. 15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향로봉에 2.5㎝의 눈이 쌓였다. 설악산에도 고지대를 중심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소청대피소에 2㎝의 눈이 쌓인 것으로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파악했다. 기상청은 16일까지 산지에 1∼5㎝의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해발고도 1천m 이상의 중북부 산지에는 7㎝ 넘게 쌓이겠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강원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산지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며, 일부 지역에는 싸리 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어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사진] "축덕 모여라"…신세계百, 토트넘·맨시티·아스널·PSG 연합 팝업
산업생활 2024.05.15 21:08:11 -
美·中, 제네바서 AI 첫 회담…"심층적인 의견 교환"
국제경제·마켓 2024.05.15 21:04:21미국과 중국이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비공개 회담을 갖고 AI 위험성을 공동 관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AI 위험을 줄이고 세계 거버넌스 개선을 목표로 한 첫 번째 정부 회담에서 심층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이번 AI 회담은 지난해 11월 미중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I 기술이 실존적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번 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 회담의 중국 측 대표인 양타오 외교부 북미·오세아니아 국장은 “AI 기술이 사람 중심이어야 하며 선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고수해왔다”면서 “AI의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지지하고 유엔이 주요 채널의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거버넌스와 관련해 미국과 더 많은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미국 측에서는 타룬 차브라 대통령 특보 겸 백악관 기술·국가안보 담당 선임국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AI의 군사적 활용에 따른 안보 위협을 주요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앞서 백악관은 “양국 정부가 첨단 AI 시스템의 리스크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의로 AI를 통한 위험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임원이자 군사 전문가인 폴 샤레는 “양국이 AI 안전성 향상 방안에 대한 솔직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AI와 관련된 사고 위험은 매우 높으며 그 결과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세계 경제와 군사·기술을 이끄는 미국과 중국이 AI 위험 관리 방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면 다른 나라들이 따르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축제인가, 콘서트인가"…아이돌 섭외에 등골 휘는 '대학 축제'
사회사회일반 2024.05.15 20:59:02중간고사를 마친 대학가가 본격적인 축제 시즌에 접어들면서 각 대학의 인기 가수 섭외전이 치열하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7∼9일 봄축제를 열었다. 이화여대와 한국외대(서울캠퍼스)도 각각 8∼10일과 8∼9일 축제를 했다. 서강대·숭실대는 이달 중순, 고려대·연세대·한양대·경희대·중앙대 등은 이달 말 일제히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대학 축제의 초점이 어떤 유명 연예인이 오는가에 맞춰져 있는 탓에 매년 이맘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서울 대학 축제 라인업'이라는 이름의 게시글과 공연한 가수를 촬영한 직캠 영상이 화제가 된다. 한국외대는 올해 축제에 싸이와 아이돌그룹 아일릿을 섭외했다. 경희대는 데이식스·비비·실리카겔·이승윤, 동국대는 싸이·데이식스·10cm 공연이 예정돼있다. 이들 가수 공연이 축제의 활기를 더해준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학 축제가 아이돌 잔치로 변질해 섭외 부담만 커지고 있다며 보다 순수하게 학생들이 즐길 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시내 대부분 학교는 축제 비용으로 1억5천만∼3억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학교가 부담하는 교비, 재학생이 납부한 학생회비, 졸업생 및 주변 상인 등의 외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이 같은 재원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지만 한 팀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연예인 섭외 비용은 오히려 해마다 뛰고 있다. 한양대 총학생회가 지난해 상반기 발표한 자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축제 전체 지출 중 '아티스트 섭외비'가 49.75%로 절반을 차지했다. 무대 설치 및 진행비는 25.31%로,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예산의 4분의 3이 공연에 쓰인 셈이다. 축제에서 연예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K팝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아예 축제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학교도 많다. 학교나 학생회 자체 역량만으로는 연예계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게 돼버린 축제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달청 나라장터를 보면 경희대는 올해 축제 행사 대행업체 입찰 조건에 '정상급 힙합 가수 1팀', '최정상급 아이돌 1팀', '정상급 밴드 가수 1팀', '최정상급 가수 1팀', '정상급 아이돌 1팀' 등을 내걸었다. 재원 마련에 실패해 결국 축제를 취소하는 대학도 있다. 국민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봄축제를 추진하기 위해 지속해 논의했으나 비대위 체제로 인한 예산 감소 및 인력 부족 등의 사유로 진행이 무산됐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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