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이슈&와치]폴리코노미 광풍…韓경제 골병든다
경제·금융정책 2024.05.15 17:15:34한덕수 국무총리가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생각을 4월쯤 확인했고 민간기업과 대화를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 비판에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반일 프레임은 가라앉을 줄 모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16일 라인야후 사태를 다룰 전체회의를 연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15일 “네이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압력에는 대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철저히 비즈니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때 대일 갈등으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소외됐다. 경제 이슈의 정치화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가 정치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경제적 사안이 정치 이슈로 둔갑하는 일이 늘면서 무역과 성장·통화정책 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만이 아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13조 원 규모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은 ‘물가 자극→기준금리 인하 연기→국민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국내 은행 대출은 총 2388조 원으로 금리 인하(0.25%포인트)가 한 달만 늦어져도 국민과 기업이 매달 약 4975억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공급망도 비슷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공급망 분절화에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41~1.83% 감소할 수 있다고 봤는데,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야당의 반대에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폐기될 경제·민생법안만 1만 6380건이다. 원전 뒷다리 잡기도 여전하다. 최근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세계 원전 시장은 수십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보로 수출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원장은 “해외에서 보는 한국의 리스크 가운데 큰 것이 정치 리스크”라고 말했다. -
딥엑스·메디인테크·오버더핸드 투자 유치[VC 투자 ABC]
산업중기·벤처 2024.05.15 17:15:28딥엑스, 1100억 원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딥엑스가 11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투자 기관은 스카이레이크 에쿼티파트너스, 타임폴리오 자산운용, BNW인베스트먼트, 아주IB 등이다. 딥엑스는 각종 전자기기에 탑재해 연산 능력을 부여하거나 기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대기아차 로보틱스랩, 포스코DX, 자화전자 등의 고객사와 양산 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로봇, 가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카메라, 사물인공지능, 공장자동화, AI 서버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다. AI 반도체와 AI 컴퓨팅 솔루션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해 진입장벽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국내 최초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되기 위해 과감하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인테크, 200억 원 시리즈B 펀딩 의료용 스마트 내시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메디인테크가 200억 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기존 투자자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넥스트랜스가 후속 투자를 단행했고 신규 투자자로 IBK기업은행, SL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우신벤처투자, 삼천리인베스트먼트가 합류했다. 메디인테크는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내시경 관련 기술을 연구하던 이치원 대표와 김명준 부대표가 2020년 설립한 기업이다. 의료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내시경 대비 50% 경량화된 전동식 내시경을 개발했다. 또 AI 기술을 바탕으로 이상 부위 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오진을 줄이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양산 체제 구축과 해외 진출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의료진에게는 편리함을, 환자에게는 안전함을 제공해줄 수 있는 의료기기를 세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더핸드, 시리즈A서 30억 원 받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 ‘마스코즈’를 운영하는 오버더핸드가 시리즈A 라운드에서 30억 원 투자금을 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L&S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오버더핸드는 약 10년 동안 AR·VR 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가진 이규승 대표가 설립한 기업으로 개인이 손쉽게 가상 캐릭터 및 콘텐츠, 방송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마스코즈를 운영한다. 올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약 2달 만에 3000명의 회원을 모았다. 최근에는 SOOP(옛 아프리카TV)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동남아 시장으로 가상 콘텐츠 스트리밍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이번에 투자 받은 자금은 해외 시장 진출과 플랫폼 고도화, 인재 영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
[이번주 스타트人] 김경남 대표의 웨이센, 중기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프로젝트’ 선정
산업중기·벤처 2024.05.15 17:14:47김경남(사진) 대표가 이끄는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웨이센아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최근 선정됐다. 웨이센은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할 때 AI로 내시경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이상병변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 ‘웨이메드 엔도’를 개발했다. 웨이메드 엔도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7번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은 바 있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는 업력 10년 이내 우수 기업을 발굴해 기술 사업화, 개방형 혁신,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웨이센은 내시경 제조사 브랜드와 관계없이 호환 가능하고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위·대장 내 이상병변을 감지하는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웨이센은 이번 사업 선정으로 향후 3년간 최대 6억 원의 사업화 자금과 2년간 5억 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비롯해 총 11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또한 글로벌 스케일업 특화 프로그램과 기술 개발, 정책 자금, 기술 보증과 같은 연계 지원도 받게 된다. -
증권 퇴직연금 적립금 90조 돌파
증권정책 2024.05.15 17:12:54증권 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90조 원을 돌파하며 은행·보험 등 다른 업권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성 위주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할 증시의 새로운 ‘큰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90조 7041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86조 7397억 원)보다 4.6%(3조 9644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98조 481억 원에서 202조 3522억 원으로 2.2%(4조 3041억 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권 업계의 약진이 유독 두드러진 셈이다. 보험권의 경우 이 기간 93조 2479억 원에서 92조 6958억 원으로 0.6%(5521억 원) 줄어들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금융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에서 23.5%로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이자보다 투자 수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공격적인 운용 방식을 따르는 증권사가 선전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증권사의 수익률 관리 능력이 부각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이 최근 국내 증시 매수 규모를 다시 키우고 있는 국민연금과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운용사·연기금이 9월 출시될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등으로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기업가치 제고에 좀 더 신경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코인으로 택시·쇼핑…"동남아선 일상이죠"
블록체인블록체인 2024.05.15 17:11:39지난달 22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파이낸셜센터에서 ‘그랩’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그랩은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찾는 전 세계인들이 택시 호출, 음식 주문, 온라인 결제 등을 할 때 애용하는 앱이다. 국내에도 비슷한 서비스들이 있지만 싱가포르의 그랩이 한국과 다른 점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에 다수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 토종 패션 잡화 브랜드 ‘찰스앤키스’, 올 1월 쿠팡에 인수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도 가상자산 결제 메뉴를 추가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문제점도 많았다. 그랩처럼 소액을 결제하면서 가스비(네트워크 수수료)와 거래소 수수료까지 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듯했다. 홍콩의 ‘가상자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마찬가지였다. 500홍콩달러(약 63.95미국달러, 8만 8000원)를 ATM에 입금하자 5분도 안 돼 59달러 상당의 테더(USDT)가 가상자산 지갑 앱으로 들어왔다. USDT는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수수료율을 계산해보니 약 7.7%로 일반적인 가상자산거래소보다 비쌌다. 그러나 가상자산 결제가 확산될수록 점차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파페치 등에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결제 기업 트리플에이의 에릭 바비어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 결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력을 본 현지 기업들은 가상자산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한창이다. 인접한 태국에서는 현지 최상위권 금융지주사인 SCBX가 가상자산공개(ICO) 종합 플랫폼인 ‘토큰엑스’를 설립했다. 시장과 산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정부의 역할도 눈에 띄었다. 홍콩에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수탁을 맡고 있는 OSL의 개리 시우 전무는 “수년간 금융 당국과 기업이 협력한 덕분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투기자산’으로 치부하는 국내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
20일부터 한 달간 불법車 일제단속…"안전신문고로 신고 가능"
경제·금융경제분석 2024.05.15 17:08:48국토교통부는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간 행정안전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교통질서를 해치는 불법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는 번호판 가림과 불법튜닝(소음기 개조 등) 이륜차, 타인명의 불법자동차(일명 대포차) 등 안전한 도로환경을 위협하는 위반사항을 중심으로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매년 교통질서 위반과 사고 건수가 증가 추세인 이륜차의 불법튜닝, 안전기준 위반, 번호판 오염·훼손 등 불법이륜차의 단속을 강화한다. 아울러 미등록 운행, 미이전 타인명의 자동차 등 불법명의(대포차)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법률이 오는 2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한 집중 단속을 시행한다.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방치자동차 등도 단속 대상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적발한 불법차는 총 33만 7742대로, 1년 전(28만 4461대)보다 18.7% 늘었다. 지난해 4월부터 안전신문고 앱에 불법차 간편 신고 기능이 추가되며 시민들의 신고가 활발해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특히 적발이 늘어난 위반 사항은 화물차 뒷부분 반사지 미부착 등의 안전기준 위반(30.5%↑), 불법 이륜차(28%↑), 불법 튜닝(20.1%↑) 등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단속 결과에 따라 번호판 영치(11만 9369건), 과태료 부과(2만 4974건), 고발조치(5010건) 등의 처분을 했다. 임월시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은 "국민 여러분의 높은 참여와 관심으로 더 질서 있고 안전한 도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신문고를 이용한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檢, 차·부장 인사 초읽기…'김여사 수사' 미뤄지나
사회사회일반 2024.05.15 17:05:47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가 교체되면서 차·부장 등 검찰 중간간부(고검 검사급)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취 논란이 있던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를 지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차·부장 인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부터 이 총장 임기가 끝나는 9월까지 3개월간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 결국 수사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고검 검사급 검사와 파견 검사를 이달 17일까지 공모하기로 했다. 차장 승진 대상 기수인 사법연수원 34기 검사들에게 전날 인사검증동의서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이달 말께는 차·부장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차·부장 인사도 예정돼 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 1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맡은 고형곤 4차장은 각각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보임돼 현재 1·4 차장은 공석이다. 특히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1차장 산하 김승호 형사1부장과 4차장 산하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의 인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은 김 여사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부장검사 교체는 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명품백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1부는 이 총장의 지시로 최근 4차장 산하 검사 3명이 충원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조사 방식을 두고 검찰청이나 제3의 장소 소환, 서면조사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팀을 바꾼다는 것은 수사 기간 장기화는 물론 수사 방식, 시기 선택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단독] SK키파운드리, 테슬라에 전장 반도체 공급…中 추격 따돌린다
산업기업 2024.05.15 17:00:00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자회사인 SK키파운드리가 올 하반기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력반도체를 생산한다. 중국이 레거시(구형)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격을 앞세운 물량 공세에 나서자 여기에 대응하는 카드로 차량용 고성능 칩 공정을 꺼내 들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키파운드리는 이르면 7월부터 충북 청주 공장의 8인치 웨이퍼 팹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력관리칩(PMIC)을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에 본사가 소재한 반도체 설계 회사의 PMIC를 SK키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하고 이 칩이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구조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과 생산 물량 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회사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신뢰성과 성능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까다로운 요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SK키파운드리가 테슬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고급 제조 기술과 신뢰도를 확보해 이번 수주에 성공했다는 게 반도체 시장의 평가다. SK키파운드리는 테슬라 외에도 세계적인 자동차 분야 회사들과 차량용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쉬·콘티넨탈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진행하는 생산 품질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보쉬와 콘티넨탈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칩 설계 회사들이 SK키파운드리의 수준 높은 공정 라인에 마음 놓고 위탁 생산을 맡기게 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최근 범용칩 시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가장 뜨거운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면서 차량 한 대당 탑재되는 반도체의 양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키파운드리가 집중하고 있는 전력반도체의 경우 2차 전지에서 나오는 전력이 자동차 각 요소에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면서 쓰임새가 폭증하는 추세다.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3년 208억 달러에서 2028년 325억 달러로 연평균 9.3% 성장이 전망될 만큼 고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파운드리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SMIC·화홍 등 현지 파운드리 회사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며 생산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대폭 낮춘 뒤 현지 고객을 싹쓸이하면서 기존 시장 구조에 균열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중국이 물량 공세로 한국 기업을 몰아낸 것처럼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중국발(發) 치킨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성이 가장 큰 자동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키파운드리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 개발과 설비투자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것이 객관적인 현실”이라면서도 “전장 반도체 공정에서 노하우를 확보해 나갈수록 실적 개선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키파운드리의 테슬라 공략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에서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행보 또한 주목받고 있다. SK키파운드리는 옛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사업부인 매그나칩반도체에서 속해 있다가 2022년 SK하이닉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회사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아픈 손가락’인 셈이다. SK키파운드리는 현재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 장의 생산 규모를 확보하고 있으나 첨단 공정을 앞세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레거시칩 강자인 DB하이텍에도 밀리고 있는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 입장에서 보면 메모리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운드리 역시 언젠가는 영토를 넓혀야 하는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당뇨약 의외의 효과…“심부전 탓에 망가진 판막도 1년만에 호전”[헬시타임]
사회사회일반 2024.05.15 17:00:00국내 의료진이 심부전 탓에 생긴 승모판 폐쇄부전을 호전시키는 최적의 약물조합을 찾았다.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이 없어 예후가 불량했던 판막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한 결과 관련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됐다고 14일 밝혔다. 승모판막 폐쇄부전은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상태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심부전 유병기간이 길어지면 심장이 커져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심부전의 표준 치료법은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다. 약물만으로 승모판 합병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벌어진 승모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 혈액 역류를 줄이는 시술을 고려한다. 하지만 중증인 경우 시술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안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못했다. 연구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 1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58명에게 기존 표준 약물치료와 함께 글리플로진 계열의 약물을 처방했다. 나머지 56명은 표준 약물치료와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글리플로진을 병용 처방받은 그룹은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9.1±10.2mL로 위약 그룹(2.1±15.6mL)에 비해 약 33% 줄었다. 심부전 중증도 평가 지표인 NYHA 단계가 개선된 비율은 글리플로진 병용 그룹이 44.8%로, 위약 그룹(14.3%)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글리플로진 그룹은 심부전 탓에 입원 또는 사망한 비율이 2%로 위약 그룹(9%)에 비해 드물었으며,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가 개선되고 좌심방 크기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글리플로진 계열의 당뇨약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떨어뜨리는 용도로 개발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다. SGLT-2 억제제는 신장 근위세뇨관에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통로를 억제해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혈당 감소 뿐 아니라 체중 감소, 혈압 강하, 신장 기능 보호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처방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강 교수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 약물로 치료한 환자들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이 개선됨에 따라 심부전 증상도 더욱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심부전 환자의 약물치료 지침을 최적화해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근호에 실렸다. -
불법영상 삭제 ’24.5만건‘ 돌파…온라인까지 번진 '교제폭력'
사회사회일반 2024.05.15 16:58:03지난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온라인상에서 삭제한 불법 촬영물 건수가 24만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설립 이후 6년 만에 삭제 건수가 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최근 교제 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교제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확산하는 만큼 법 제정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디성센터가 지난해 불법 촬영물 등 피해 영상물 삭제를 지원한 건수는 24만 5416건이다. 센터가 설립된 2018년의 2만 8879건과 비교하면 749.8% 폭증했다. 특히 배우자·애인 등에 의한 디지털 성범죄가 전체 사건의 10%에 육박했다. 디성센터에 따르면 가해자와 친밀한 관계였던 피해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3년 기준 전체 피해자 8983명 중 870(여성 843명·남성 27명)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전체 60%(52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0%, 174명), 10대(9.88%, 86명)가 뒤를 이었다. 디성센터가 지원한 피해자들의 피해 유형 중에서도 동의 혹은 동의 없이 촬영한 성적 영상물의 유포가 2018년 758건에서 지난해 2717건으로 급증했다. 친밀한 사이에서 이뤄지는 교제 폭력은 은밀하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재범의 가능성이 높고 점점 폭력의 강도도 세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 6일 강남역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이다. 피해자가 이별을 통보하자 지속적으로 가해자는 자살 소동을 벌였고 결국 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불법 촬영물 등 피해 영상물을 추적해 삭제하는 민간 업체인 라바웨이브 관계자는 “피해자들을 향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과 분위기로 인해 피해를 당하더라도 도움 요청을 하기가 쉽지 않아 집계된 것보다 훨씬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며 “피해 상담과 문의 전화를 해도 본인의 신분이나 피해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대응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교제 폭력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불법 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건수 역시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교제 폭력 건수는 2019년 5만 581건에서 2023년 7만 7150건으로 52.52% 증가했다. 2024년 3월 기준 이미 1만 909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제 폭력이 이처럼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땅찮다. 2021년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정폭력의 범위에 교제 폭력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가정폭력방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총 4건의 관련 법안이 연이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그러나 21대 국회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전히 법안들이 계류하고 있어 해결이 요원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교제 폭력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부모, 가족까지 해치는 경우가 있어 주변의 도움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공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제 폭력을 처벌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에게 처벌 의사를 묻기보다 피·가해자 분리 방안, 보호시설 연계 등을 모색하는 것이 당장 시급하며 관련 법을 제정하거나 가폭처벌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익혀 먹으면 스트레스 해소"…사무실 인기 스타 되자 하루 판매량 40t 무슨 일?
국제인물·화제 2024.05.15 16:50:39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녹색 바나나가 노랗게 익을 때까지 숙성시키는 중국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어 화제다. 13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사무실에 덜 익은 바나나 한 다발을 물병에 꽂아두고 '바나나 초록색 금지'(禁止蕉綠) 꼬리표를 달아놓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바나나가 노란색으로 바뀌어 먹을 수 있게 되는 약 일주일 동안 만지지 말아 달라는 의미다. 중국어로 '바나나 초록색'은 '걱정하다'(焦慮)라는 단어와 발음이 같아 '걱정 금지'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체는 중국 화이트칼라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바나나를 지켜보며 업무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바나나는 사무실 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일종의 사교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게 성도일보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SNS에는 바나나 하나하나에 이름을 적어 놓아 다 익으면 누가 먹을지를 미리 정해 놓은 모습의 사진들도 다수 등장했다. 이에 따라 녹색 바나나는 온라인 쇼핑몰의 ‘인기 스타’가 됐다. 하루 주문량은 만 건, 판매량은 약 40t에 달한다. SNS에는 '정말 재밌다', 내 것은 보름이 지났는데 여전히 초록색', '먹을 때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줘. 맛있으면 나도 해보려고' 등 반응이 올라왔다. 한편 최근 들어 재배 대상은 파인애플과 시금치, 토마토, 호박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
같은 모범사례인데… 의료계-정부, 日의대정원 증원 '아전인수' 해석
문화·스포츠헬스 2024.05.15 16:50:01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가 우리나라보다 앞서 의사 인력을 늘린 일본의 사례를 두고도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급속한 고령화를 겪으면서 의대정원을 늘렸다. 정부는 일본이 의대정원을 12년에 걸쳐 늘리면서도 의사들이 반발하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는 2000~2006년 351명 줄이는 바람에 의사 부족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한다. 반면 의료계는 일본이 의대정원을 조금씩 늘린 자체에 주목하면서 의사수급분과회를 통해 논의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점을 들어 정부를 비판한다. 각자 유리한 부분만 부각하는 모습이다. 15일 정부, 의료계 설명을 종합하면 일본은 2006년 ‘신 의사확보대책’과 2007년 ‘긴급 의사확보대책’ 등 의대정원 대폭 확대를 결정했다. 2007년 7625명이던 의대 정원은 2019년 9420명으로 1800여명 늘었다. 올해 정원은 9403명으로, 가장 많았던 2019년 선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의료계는 우리 정부가 의대정원을 한 번에 2000명씩 늘린 반면 일본은 12년간 1800여명 늘리는 점진적 변동을 진행한 점을 강조한다. 반면 정부는 일본이 의사단체 반발 없이 증원한 반면 우리는 27년간 동결된 탓에 2000명을 한 번에 늘려야 했다고 반박한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는 2006년까지 의대정원을 되레 감축했으며, 27년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며 “2000~2006년 351명을 감축하지만 않았어도 2035년까지 1만명 넘는 의사가 배출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가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양측은 해석이 갈린다. 의사수급분과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의록과 참고자료 등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증원을 논의한 각종 협의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던 우리 정부와 대조를 이룬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만 해도 현행법상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는데, 공개하지 않다가 법원 요구를 받고서야 제출 후 공개됐다. 복지부는 일본의 의사수급분과회가 결성된 시점은 증원을 거의 마무리한 2015년 12월이며, 증원 정책 결정보다는 후속 조치를 점검하는 게 주된 역할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증원 이후에는 고령화 추이, 감염병 상황, 의료기술 발전 등 의료환경의 변화와 국민의 의료 이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급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거버넌스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의사수급분과회는 의사 인력을 추계할 때 인구 구조의 변화, 정보통신기술 등 의료기술의 발달과 근로 시간 감소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확인된다. 의료계는 우리 정부의 ‘2000명 증원’ 결정이 졸속으로 외부 환경 변화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학교 등 3개 연구기관의 추계 보고서는 급속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등 의료 수요와 고령자 은퇴 등 의료 공급 측면의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추산했다고 주장했다. -
김용현 당근 대표 "삼성물산·네이버·카카오…회사생활이 창업 밑거름"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5.15 16:49:52김용현 당근 공동대표는 국내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물산·네이버·카카오 등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에 잇따라 들어갔지만 결국 뛰쳐나와 당근을 창업했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삼성물산에 들어간 것은 사실 무역업, 큰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오퍼상’을 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싸이월드가 하루에 도토리 1억 원어치를 파는 모습을 보고 “인터넷 쪽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네이버에 다니는 친구 소개로 네이버에 들어가게 됐고 모바일이 뜨면서 카카오로 이직했다. 회사를 다니며 배웠던 업무는 결국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전공이 경제학이다 보니 삼성물산에서 2년 정도 IR 업무를 했는데 나중에 당근 투자 유치 활동을 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에서 맡았던 신규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 업무나 창업팀 업무 역시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대표가 지금의 김재현 당근 공동대표를 만난 곳도 바로 카카오였다. 당근은 2019년 영국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캐나다·일본 등에 진출했다. 그는 북미 법인이 위치한 캐나다에 거주하며 캐나다 국적의 로버트 킴 최고경영자(CEO)와 현지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캐나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아시안 인구 비중이 높아 한국에서 만든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는 “마케팅 비용도 30~50% 저렴해 캐나다에서 먼저 서비스를 하고 자리를 잡으면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근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은 이달 초 캐나다에서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캐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소셜 부문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각각 4위와 6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는 언어나 문화가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 같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당근에서 리뷰 점수인 매너 온도를 캐나다에서는 캐롯 스코어로 바꾸고 지역의 거래 범위를 20㎞에서 50㎞로 넓힌 것도 현지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김 대표는 글로벌 IT 서비스 업체를 일구는 것은 몇 세대에 걸쳐 해내야 하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도 1세대에 그걸 다 하지는 못했습니다. 앞선 세대가 뿌려 놓은 씨앗을 3세대에 와서 거둔 것이지요. 우리도 1세대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보고 배운 것을 자양분 삼아 지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국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이 세계적 IT 서비스 기업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제 목표입니다.” -
김용현 당근 대표 "지역밀착 광고 7년간 밀어붙여…월매출 10만원이 100억 됐죠"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5.15 16:48:16“지역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때는 2017년이었습니다. 판교 백현동에서 커피숍·학원 등을 상대로 직접 발로 뛰며 영업을 했는데 첫 달에 10만 원 정도 밖에 못 벌었습니다. 지역 광고로 출발한 ‘당근 광고’는 이제 월 매출 100억 원이 넘는 모델로 성장했습니다. 준비 중인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 달성하는 모델로 성장하면 재정적으로 더 튼튼한 회사가 되겠죠. 결국에는 연간 조(兆) 단위 매출을 거두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옛 당근마켓) 창업자인 김용현 공동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동안의 사업 방향과 포부를 밝혔다. 캐나다 토론토에 체류 중인 김 대표는 온라인 화상회의 툴 줌을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근을 한국판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당근은 창사 8년 만인 지난해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국내 3800만 명을 넘어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목표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2015년 설립된 당근은 지난해 매출액 1276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499억 원) 대비 156% 수직 상승하며 연 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돌파했다.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과거에는 로컬 사업체가 비즈니스를 홍보하는 방법은 전단지 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역 밀착(하이퍼 로컬) 서비스인 당근 앱에서 동(洞) 단위의 광고를 하면 훨씬 더 효과가 크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지역 업주가 당근 광고를 유용하게 쓸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광고 상품을 계속 개발하고 고도화한 것이 조금씩 결실을 맺는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지역 광고로 시작한 당근 광고는 현재 중고 거래 홈 화면에 노출되는 피드 광고, 특정 상품이나 키워드를 검색한 페이지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검색 광고, 중고 거래 검색 결과 목록이나 상세 페이지에서 추천되는 상품 광고 등으로 고도화됐다. 광고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모드도 일반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간편 모드와 전문 마케터에게 적합한 전문가 모드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사업을 이어오던 중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발생했지만 도리어 당근에는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됐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접촉 시 감염되기 때문에 직접 만나 거래하는 당근 서비스가 타격을 받아 망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오히려 당근 이용이 급증하면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1억 원이었던 연 매출은 2020년 118억 원으로 늘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257억 원, 2022년에는 499억 원으로 증가하며 팬데믹 이후 매년 ‘더블 업’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팬데믹 기간 한국은 관리가 잘돼 1대1 만남에 거부감이 없었고 집에만 격리돼 있다가 중고 거래를 핑계로 밖에 한 번 나갔다 오는 게 이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낙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집에 주로 있다 보니 집을 꾸미기 시작했고 인테리어 용품과 가구 등의 거래가 급증한 것도 당근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당근의 차별화 포인트는 ‘동네 인증’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근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해당 동네에 사는 주민이라는 사실을 30일마다 인증받아야 한다”며 “시스템이 이렇다 보니 택배 거래보다는 대면 거래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기를 당할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한 제품군의 가격도 다른 플랫폼보다 30% 저렴하다”면서 “‘내가 안 쓰는 물건을 동네 주민과 나누고 싶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판매자가 희망 가격의 100%가 아닌 70% 정도만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근마켓은 2023년 사명과 서비스명에서 ‘마켓’을 떼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리브랜딩하면서 지역 맘 카페와 아파트 주민 단톡방보다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는 “동네에서 모임을 만들 때 사람 모으기가 가장 쉬운 플랫폼이 당근”이라면서 “당근 (월) 사용자 수가 1900만 명이 넘어 우리 동네 주민 70% 이상이 당근을 매주 방문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당근에서는 본인 인증과 동네 인증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주민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900만 명이 넘는데도 당근이 거래 수수료 ‘0원’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선행 주자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수료로 돈을 벌기보다 광고로 돈을 벌자고 방향을 잡았다”며 “무료를 유지했기 때문에 많은 유저층이 당근의 사용자가 됐고 사용자가 증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의 선택지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다만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판매 물품을 광고할 수 있는 서비스는 14일 론칭했다. 김 대표는 “당근을 통해 빨리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이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당근이 최근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한 유료 광고 서비스는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당근 광고를 비롯해 당근페이, 구인구직, 중고차, 부동산 버티컬 서비스 등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당근 광고의 경우 첫 번째 목표인 연간 1000억 원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2000억 원, 5000억 원으로 계속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또 사기 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당근페이가 활성화하면 지역사회의 중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구인구직의 경우에도 자영업자가 동네 주민을 고용해 그만둘 확률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세청이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일정 이상 수익을 거둔 이용자를 대상으로 종합소득세 납부 안내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서는 취지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국세청이 과세하려는 대상은 자신이 쓰던 물품을 중고 거래하는 개인 이용자가 아닌 전문 판매업자로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 숨어서 거래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 판매업자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따로 많이 있기 때문에 당근만큼은 동네 주민끼리 순수하게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공개(IPO) 계획과 관련해 김 대표는 “아직은 생각이 없다”며 “언젠가는 해야 하겠지만 좀 더 재무적으로 기반을 갖춘 다음에 하고 싶다”고 답했다. 당근은 2021년 3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투자자들과의 소통과 관련해서는 “당근의 투자자는 장기적 투자자”라며 “지지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답했다. He is… △1978년 서울 △서울대 경제학부 △2003~2007년 삼성물산 상사부문(금융팀·해외영업팀) △2007~2011년 네이버(서비스전략팀, 지식iN 서비스팀) △2011~2015년 카카오(플러스친구TF장, 카카오플레이스 TF장, 게임플랫폼 팀장) △2015년~ 당근(옛 당근마켓) 공동대표 -
담배인데 담배 아니다? '규제 사각지대' 합성니코틴, 담배로 규제한다
경제·금융정책 2024.05.15 16:44:33정부가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에 나선다. 이달 착수하는 유해성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담배 관련 법률인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 개정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담배사업법의 ‘담배’의 정의에 합성 니코틴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담배사업법상 연초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을 ‘담배’로 정의하고 있어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액상은 담배로 규정되지 않았다. 경고 그림이나 유해 문구 표기 등 관리 대상이 아니고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법이 정한 담배 관련 세금이나 부담금도 물지 않다 보니 소비자는 합성 니코틴 담배를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고 판매자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다. 이런 점을 노리고 글로벌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최근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보건 당국은 강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어떤 질문이 나와도 논리적으로 답할 수 있을 만큼 자료를 다 준비하고 추가 연구도 더 하기로 했다”며 “강한 규제로 인해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지만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재정 당국도 이대로 두면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성 니코틴이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며 과세하더라도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 개정은 22대 의원 입법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합성 니코틴의 담배사업법 규제 여부는 과세 이슈가 있어 당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합성 니코틴의 세율, 과세 단위 등을 정하려면 합성 니코틴에 대한 공신력 있는 유해성 평가가 필요하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