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기자의 눈] ‘쇼츠 각’에 갇힌 국회
정치정치일반 2025.12.16 18:04:46“쇼츠 분량 다 땄으니 내려오세요!”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마이크 중단에도 발언을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외침이 터져 나왔다. 유튜브 쇼츠로 올릴 자극적인 발언은 할 만큼 한 듯하니 이쯤에서 내려오라는 비아냥이었다. 이튿날 본회의에서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라는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자 김현 민주당 의원이 “쇼츠 찍지 마세요”라며 맞받았다. 이제 ‘쇼츠’는 국회를 비판하는 언어를 넘어서 국회 안에서조차 서로를 조롱하는 표현이 됐다. 22대 국회의 뉴노멀이다. 상임위에서 질의하던 의원이 갑자기 목소리 톤을 높여 ‘쇼츠 각’을 잡으면, 보좌진은 기다렸다는 듯 휴대전화를 꺼낸다. 그렇게 찍힌 영상은 ‘참교육’ ‘사이다’ 등의 제목을 달고 유튜브에 올라간다. 쇼츠 정치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국회의 풍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짧고 센 한 방이 주목받다 보니 숙의의 과정은 뒤로 밀린다. 국회가 토론의 장이 아니라 촬영 세트처럼 소비되는 순간이다. 그에 비해 국회 본연의 기능인 입법 과정은 길고 지난한 ‘롱폼’이다. 법안에 대한 토론이 가장 심도 있게 진행되는 소위원회 회의 과정은 며칠 뒤 공개되는 회의록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발의 단계부터 이슈가 된 법안이 아니라면 심사 과정 하나하나가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쇼츠가 주의력을 앗아가는 사이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다. 의원들 역시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적인 자성의 목소리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의도치 않게 조회 수가 터졌다”며 “적성에는 안 맞지만 계속해볼까”라고 묻는 한 의원의 말에는, 유행에 올라타지 않으면 존재감이 사라질 것 같은 불안이 담겨 있다. 쇼츠로 조각조각 잘린 국회의 모습만 접한 국민은 국회를 어떻게 기억할까. 고성과 조롱의 통쾌함만 남고 느린 입법의 과정은 보지 못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장면을 만드는 곳으로 각인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빠른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국회만큼은 느리고 깊이 있는 롱폼이어야 한다. -
[로터리] 웰컴, 새로운 지방자치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12.16 18:04:16‘빨리빨리’는 ‘양날의 검’이다. 우리는 ‘빨리빨리’라는 속도를 무기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회의 도시로 바꿔냈다. 그러나 ‘빨리빨리’를 가능하게 한 중앙집권 체제는 지방 소멸, 기후변화, 저출생과 같은 도시의 ‘가속 노화’를 불러왔다. 근래의 ‘저속 노화’ 열풍이 보여주듯 시민이 바라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새로운 속도를 찾아가야 한다. 지방자치라는 ‘오래된 미래’에서 새롭게 주목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지방자치가 서른 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제 몸에 맞지 않는 어린아이의 옷을 입고 있다는 데 있다. 지방자치에 대한 기대와 역할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권한은 30년 전과 다르지 않다. 일단 재정의 첫 단추부터 어긋나 있다. 현재 지방세는 국세의 25%에도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지방세가 국세의 40~5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계는 더욱 뚜렷하다. 특히 지방자치 부활의 원년인 1995년, 지방 재원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던 지방의 자체 수입은 지금 3분의 1로 줄었다. 지방의 자율성이 확대되기는커녕 되레 쪼그라든 셈이다. 문제는 재정만이 아니다. 정책을 추진하려면 조례가 있어야 하는데 조례는 상위법의 근거가 있을 때만 만들 수 있다. 지방의 입법기관인 지방의회를 만들고 자치입법권을 주지 않은 탓이다. 현장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기까지 시간 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지방자치의 구조 안에 있었다. 서울시의회는 헌법의 빈자리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헌법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그러나 현행 헌법 속 지방자치는 단 두 줄뿐이다. 지방의 고유 권한, 재정의 범위, 입법 자율성 등 핵심 원리 모두가 비어 있다. 더 오래가는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지나치게 좁고 낡은 틀이다. 서울시의회가 새로운 시대의 답안을 먼저 제시했다. 헌법 1조 1항이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라는 규정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얼개의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마련한 것이다. ‘보충성의 원칙’도 분명히 했다. 현장에서 가까울수록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일하되 국가는 보충적으로만 개입하도록 설계했다. 시차 없이 현장에서 정책 결정과 실행이 이뤄지는 지방분권의 새 모델을 개헌안에 담았다. 역대 대통령 모두 지방자치에 미래가 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누구도 한 번 쥔 권한을 쉽사리 내려놓지 않았다. 11년간 지방자치에 몸담아온 대통령의 선택은 다를까? 그 답은 국회와 정부가 손에 쥔 ‘지방의회법’에서 확인될 것이다. 지난 30년, 지방의 행정부인 집행기관과 지방의 입법기관인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이라는 하나의 법안에서 더부살이를 하면서 역할의 충돌을 빚어왔다. 집행기관이 지방의회의 예산편성권·조직권·감사권을 관할하면서 지방의회 본연의 견제·감시 책임이 무력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방자치 내 교통 정리를 끝낼 지방의회법이 절실했다. 필자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의 책임감으로 지방의회의 총의를 모아 법 초안을 만들었고 국회에 건의했다. 그러나 책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공언한 ‘내년 지방의회법 제정’ 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겨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좋은 정원사는 자신이 보지 못할 나무를 기꺼이 심는다. 비록 필자는 누리지 못하더라도, 지방선거로 선출될 새 지방의회만큼은 지방의회법이 작동하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시대의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오늘도 정부와 국회의 문을 두드린다. -
반려견·러닝 순찰…생활 치안이 달라졌다
사회전국 2025.12.16 18:04:13“자치경찰제 덕분에 시민과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성진태 서울경찰청 경감)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는 시민, 경찰, 유관기관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서울 자치경찰 성과 나눔 및 정책 토크쇼’가 열렸다. 이 자리는 올 한 해 주민참여 순찰대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경찰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행 자치경찰제는 생활안전이나 교통·지역 경비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치안 사무를 시·도지사 소속 자치경찰위원회(자경위)가 지휘·감독하는 제도로 2021년 7월 도입됐다. 서울시 자경위는 2022년 5월 반려견과 산책하며 동네의 위험 요소를 발굴·신고하는 반려견 순찰대에 데 이어 그래 10월에는 대학 캠퍼스 안팎을 순찰하는 대학생 순찰대를 시작했다.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달 말 기준 1529팀이 활동하며 총 7만 4820건의 활동 일지를 작성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순찰 활동을 통해 지역 범죄 예방 및 치안 인프라가 강화된다는 호평을 받으며, 부산·대구·제주·광주 등에서도 도입하는 추세다. 대학생 순찰대 역시 초기 5개 대학에서 현재 14개 대학으로 늘었다. 서울시 자경위는 올 6월 러닝 크루를 중심으로 일상적인 달리기 활동에 방범 순찰 임무를 접목한 러닝 순찰대도 도입했다. 새 정부는 ‘자치경찰제의 단계적 확대 및 전면 시행’을 국정과제로 포함하는 등 자치경찰제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토크쇼 패널들은 완전한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시민들의 삶에도 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 자경위 시민참여단으로 활동하는 이현상 씨는 “각 자치구 특성에 맞는 탄력적 치안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령 유흥가 밀집지와 학원가, 관광객이 많은 곳 등 각 자치구의 특성에 맞춰 인력, 예산 등을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사 결정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러닝 순찰대로 활동하는 서주호 씨는 “의사 결정이 단축돼 폐쇄회로(CC) TV 설치나 취약지 순찰 강화 등의 대응 속도가 현저히 빨라질 것”이라며 “경찰은 중대범죄·수사 중심, 자치경찰은 생활안전·교통·청소년 분야를 전담하는 등 역할 분리와 책임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제 확대에 따른 주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윤태웅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은 “약 1조 원 규모의 교통 과태료를 재원으로 활용하고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지방소비세를 늘려 안정적 재원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주민은 추가 부담 없이 지역 안에서 더 안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자경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용표 서울시 자경위원장은 “자치경찰제는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는 철학에서 출발한 만큼, 시민 참여 기반의 공동체 치안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 연구인력 절반 집결…대전 '양자산업 메카'로 부상
사회전국 2025.12.16 18:03:32국내 양자(量子) 연구 인력의 절반 이상이 모여있는 대전에 정부 최초의 상용 양자컴퓨터가 도입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방형 양자팹도 건립되는 등 양자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대전이 양자산업 심장부로 떠오르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양자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은 국내 양자 연구 인력의 약 50%를 보유하고 있다. 약 500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양자 연구 인력의 절반가량이 대전 소재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등 대한민국 양자 연구개발(R&D)의 중심 연구기관이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모여있고, KAIST까지 함께함으로써 산학연의 유기적 연계가 가능한 독보적 인프라를 보유한 셈이다. KAIST는 2023년 KRISS, 2024년 ETRI와 양자대학원 공동 운영 협약을 체결해 양자 통신, 양자 컴퓨팅, 양자 센싱 등 다양한 응용 기술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대전시는 민선 8기 들어 ‘ABCD+QR(우주항공·바이오헬스·나노반도체·국방+퀀텀·로봇)’ 6대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양자산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양자 관련 전담팀을 신설하고 양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선제적 행보를 이어왔다. 주목할 성과는 정부 최초의 상용 양자컴퓨터가 내년까지 대전 KISTI 본원에 설치된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규모 양자 소자 전용 개방형 클린룸 팹 시설인 KAIST 개방형 양자팹 역시 KAIST 본원에 건립된다. 2027년 준공이 목표다. 2031년까지 450억 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양자소자 설계·제작에 필요한 핵심 장비 37종 이상을 구축하게 된다. KRISS는 현재 20큐비트 규모의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올 3월 클라우드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2027년 3월까지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및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축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대전시는 5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양자산업 활성화 및 국내 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AWS의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플랫폼 ‘아마존 브라켓’이 대전지역내 대학, 연구기관, 기업에 본격 도입되고 AWS의 양자 컴퓨팅 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퀀텀 엠바크’와 연계해 지역 중소기업에 맞춤형 컨설팅과 클라우드 기반 실증환경을 제공한다. 캐나다 퀘벡주와의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대전시는 6월 캐나다 퀘벡주 셔브룩 양자 혁신 클러스터 디스트리큐에서 ‘대전-퀘벡 양자기술 공동포럼’을 열었다. 대전이 보유한 양자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북미 주요 양자거점 도시와의 글로벌 협력 구체화에 나선 것이다. 대전테크노파크는 9월 미국서 열린 ‘QWC 2025’에 참가해 대전 양자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국가 양자클러스터 지정에서도 대전은 R&D, 인력양성, 인프라, 산업화의 전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은 최근 2년간 양자클러스터의 핵심 전략 자산에 해당하는 양자대학원, 양자팹, 양자 테스트베드, 양자컴퓨팅 양자전환 스케일업 밸리, 양자국제협력센터, 퀀텀 플랫폼 등 주요 정부 사업을 유치한 바 있다. 대전시는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2028년까지 ‘대덕 양자클러스터’를 조성해 양자기업·대학·출연연의 집적 및 융합을 통한 양자기술 연구개발, 창업, 산업화 지원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20개 소부장기업 유치, 2000억 원대 시장 창출이 예상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양자 연구개발, 산업화, 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해 대전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양자수도’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눈치 보던 혼밥, 이젠 환영"…강원도, '혼밥 성지' 위해 '혼밥여지도'까지 만든다
사회사회일반 2025.12.16 18:03:31“강원도, 혼밥(혼자 밥 먹기)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강원도가 1인 관광객 환영 업소 인증제와 친절·청결 캠페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나홀로 여행 시대’에 맞춘 관광정책을 본격 가동한다. 올여름 전국적 논란을 불러온 ‘속초 오징어난전 불친절 사태’를 교훈 삼아 친절하고 신뢰받는 관광 이미지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다. 16일 강원도 글로벌본부(도청 제2청사) 관광국에 따르면 도는 내년부터 1인 관광객을 환영하는 음식점을 선정해 인증하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가이드북 ‘강원 혼밥여지도’를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에는 총 5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도내 18개 시·군에서 약 100개 업소를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업소에는 ‘혼자서도 부담 없는 식당’이라는 인증패와 함께 온라인 홍보도 지원된다. 1인 좌석이나 1인 메뉴를 갖춘 음식점을 중심으로 시·군 추천과 전문가 현장 실사를 거쳐 엄선할 예정이다. 강원도는 인증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참여 업소를 대상으로 시설·환경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친절·청결·바가지요금 근절 캠페인’도 병행 추진한다. 총 1억3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관광업체 2276곳을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 △성수기 집중 캠페인 △대표 관광상품 발굴 및 마을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은 올여름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속초 오징어난전 불친절’ 영상 논란의 후속 대책 성격도 띤다. 당시 영상에는 업주가 손님 A씨가 자리에 앉은 지 18분, 주문한 메뉴가 나온 지 14분 만에 "빨리 잡숴라. 너무 오래 있다"고 재촉하는 장면이 담기며 공분을 샀다. 이후 속초시 수협과 채낚기경영협회는 긴급 자정 결의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문제 업소에 대한 영업정지와 자율 휴업과 전 업소 대상 친절 교육도 이어졌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는 1인 여행객도 당당히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국에 전하겠다"며 "오징어난전 사태를 넘어, 친절한 강원도, 혼밥도 걱정 없는 강원도의 모습을 각인시킬 것"고 말했다. -
[시로 여는 수요일] 오후에 피다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12.16 18:02:32너를 기다리는 이 시간 한 아이가 태어나고 한 남자가 임종을 맞고 한 여자가 결혼식을 하고 그러고도 시간은 남아 너는 오지 않고 꽃은 피지 않고 모래시계를 뒤집어놓고 나는 다시 기다리기 시작하고 시간은 힐끗거리며 지나가고 손가락 사이로 새는 모래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소란스런 시간 찻잔 든 손들은 바삐 오르내리며 의뭉한 눈길을 주고받으며 그러고도 시간은 남아 생애가 저무는 더딘 오후에 탁자 위 소국 한 송이 혼자서 핀다 -권지숙 탁자 위 소국은 더 막막했을 것이다. 두꺼운 이중 창호 때문에 가을 나비와 꿀벌들 닝닝거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창문을 열어두었더라도 도깨비도 세다가 날이 새서 돌아간다는 방충망 네모난 눈들이 막아섰을 것이다. 소국이 담겨 있는 화병 속에는 발목조차 없었을 것이다. 당신이 연거푸 모래시계를 뒤집어놓는 동안 혼자서 피기로 했을 것이다. 자신을 위해 피웠지만 그 향기는 온 우주로 퍼졌을 것이다.<시인 반칠환> -
李 "후진적 기업엔 의결권 적극 행사"…국민연금 '입김' 더 세진다
정치청와대 2025.12.16 18:02:29이재명 대통령이 ‘스튜어드십코드(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행사를 직접 지시한 것은 향후 기업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기업 지배구조와 함께 주식시장 선진화를 이끌겠다는 현 정부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 관련 지침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해 누적 적립금이 1361조 원인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연못 속 고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산하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에 “국민연금도 주가 상승의 혜택을 엄청 본 거다”며 “국민도 혜택(을 봤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내 주가가 올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초과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내 주식 목표 배분 비중은 14.9%인데 평가액 자체가 높아져 실제 비중은 15~16% 수준”이라며 “아직 상한치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특히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올해 국내 주식 수익이 높아 투자 한도를 초과해 운용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투자 지침을 변경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과거에는 해외 주식 이득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며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이 재차 “하반기에만 150조 원 이상 벌어들인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정 장관은 “현재 평가손익을 포함한 수익은 200조 원이 넘는다”며 “국내 주식 상승분이 가장 높게 평가됐다”고 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스튜어드십코드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권한을 심하게 행사하면 국가자본주의가 되니까 안 되지만 주권을 가진 주주로서 최소한은 해야 한다”며 “특히 원시적·후진적 경영을 하는 기업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운용역의 보상 강화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실력 발휘를 하면 보상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민간으로 간다”고 지적하자 김 이사장은 “성과보수가 약한 데 규정을 바꿔 내년에는 더 많이 지급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의료수가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감기 등 경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수준을 조정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중증 필수의료수가 인상에 활용해야 한다고 복지부에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아주 경증 질환에 대해서는 보장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재정 구조의 합리적 조정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 사고에 따른 책임 부담 완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술 중 사고가 나면 수억,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을 개인이 떠안는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분만·소아과 의사 대상 책임보험의 보장 한도는 최대 15억 원이다. 이 대통령은 “15억 원을 넘는 사고가 나면 여전히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며 보완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탈모와 비만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도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 정 장관은 “생명이 오가는 의학적 치료와는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보 적용이 안 되고 미용적인 시술로 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비급여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탈모 관련 시술을) 미용으로 봤는데 요즘은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급여 적용) 횟수 제한을 하든지 총액 제한을 하든지 검토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비만 문제와 관련해 ‘고도비만의 경우 위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는 일부 건보를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약물 치료에 대해서도 급여 적용을 검토해보라”고 덧붙였다.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연명치료 중단 시 인센티브 부여 문제도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예민한 문제라는 점에서 자신의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 뒤 “논쟁거리가 있기는 한데 현실을 무시할 수 없으니 정책 차원에서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정 장관은 “연명치료는 존엄한 죽음을 맞는 게 목적이다 보니 인센티브를 주면 도덕적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사무장 병원, 면허 대여 약국 등을 단속하기 위한 특법사법경찰관(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사경 권한을 좀처럼 주지 않으려 한다. 금융감독원도 민간 기관인데 특사경을 주지 않았느냐”며 “비서실 차원에서 챙겨서 해결해달라”고 덧붙였다. -
[여명] 금붕어를 키우는 오지선다형 수능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12.16 18:01:28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달 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던진 화두가 서늘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초인공지능(ASI) 시대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이 되는 그런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인간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AI가 등장했을 때 인간의 지적 능력이 금붕어의 그것처럼 미미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섬뜩한 금붕어 쇼크가 최근 논란에 휩싸인 우리 대입 제도 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AI 모멘트 이후 우리는 어느 때보다 지식에 접근하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이 몇 초간의 키보드 입력으로 효율적으로 재구성돼 눈앞에 펼쳐진다. ‘답을 찾는 기술’은 점점 인간이 아닌 AI의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수능은 AI가 잘하는 이 능력을 인간과 경쟁시키고 있다. 올해 수능에서 논란을 빚은 국어 영역 17번 문항을 짚어보자. 이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이라는 고도의 철학적 사유를 다루면서도 정답을 찾는 과정은 텍스트 간의 피상적인 일치 여부를 가리는 ‘숨은그림찾기’ 수준에 머물렀다. 인간의 사유는 사라지고 정답을 찾는 요령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낡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000억 원으로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26조 5000억 원)보다 수조 원이 많다. 교과 과정을 벗어난 문제 출제, 반복되는 난이도 논란 탓에 사교육 시장은 더 견고해진다.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 영미 언론까지 앞다퉈 한국의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논란을 다룰 정도다. 이런 현실에서 4세·7세 영어 유치원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는 교육 당국의 움직임에 헛웃음이 나온다. 최근 기업 채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 또한 수능과 같은 교육 제도로 길러진 인재에 대한 경고음이다. 신입 공채의 문은 닫히고 경력직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 대졸 신입 사원에게 기대했던 역량은 빠르게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윗사람의 지시를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는 정확히 현재의 오지선다형 수능이 길러내는 능력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제 그 역할은 ‘에이전트 A’가 월 2만~3만 원의 비용으로 실수 없이 해낸다. 물론 수능이 가진 현실적 가치는 외면할 수 없다. 채용 담당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 능력이지만 이는 결코 기초적인 성실성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수능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에서 성실성과 인내심을 증명하는 ‘트랙 레코드’ 역할을 해왔다. 하기 싫은 공부를 참아내고 시스템의 요구에 부응해 낸 성취는 곧 조직에서의 책임감으로 연결된다. 기초 체력이 없다면 AI라는 첨단 도구 역시 무용지물에 불과할 수 있다. 결국 AI 시대 수능의 유효성은 ‘없애느냐, 살리느냐’보다는 진화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성실성의 가치는 지키되 평가의 형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논리를 이끌어내는 ‘논서술형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식의 양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통합하는 능력을 물어야 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AI를 의심하고 훈련시키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하는 자(questioner)의 역량이다.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 경제를 살릴 방안을 묻자 “첫째, 둘째,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AI, 그리고 이 대통령에게는 ASI를 강조했다. 그의 예측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과 일치했다. 1998년 브로드밴드, 2019년 AI, 2025년 ASI. 기술의 화두는 세 번이나 바뀌었다. 그런데 교육은 어떤가.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31년, 우리는 여전히 오지선다형 정답 찾기에 머물러 있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동안, 교육은 제자리다. 금붕어를 기를 것인가, 질문하는 인재를 기를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
"조선사 다음은 기자재"…신한운용, 'SOL 조선기자재 ETF' 상장
증권정책 2025.12.16 18:01:24신한자산운용은 조선 기자재 업종에 100% 집중 투자하는 ‘SOL 조선기자재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했다고 16일 밝혔다. SOL 조선기자재 ETF는 조선 기자재 밸류체인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주요 편입 종목은 한화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힘스 등으로 선박엔진, 보냉·단열재·밸브 등 기자재 전반에 집중 투자한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선·친환경선·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기준 한국의 글로벌 조선 점유율은 전년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와 한·미 조선 협력(MASGA 프로젝트)을 통해 △중국산 선박에 대한 관세·비용 부담 확대 △미국 군함·상선 발주에서 한국 조선사의 역할 확대 가능성 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전방 산업의 변화는 조선기자재 기업의 수주·실적·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키움증권, 발행어음 첫 선 …금리 연2.45~3.45% 적용
증권증권일반 2025.12.16 18:00:17키움증권이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에 출시된 ‘키움 발행어음’은 1년 이내 만기 상품으로 수시형과 기간형으로 구성됐다. 수시형은 특판 기준 세전 연 2.45% 금리가 적용되며 기간형은 세전 연 2.45~3.45% 수준이다.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 원이며 특판 총 발행 한도는 약 3000억 원이다. 수시형 첫 가입자로는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협회 회원사인 키움증권과의 인연을 계기로 발행어음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간형 1호 가입자는 키움히어로즈 야구단 주장 송성문 선수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에서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키움 발행어음은 키움증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상품으로,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은 아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가입 전 발행사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금융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동성 관리 원칙을 준수한 범위 내에서 운용된다. 혁신기업 투자와 중소기업 금융 지원 등 정책적으로 허용된 건전 자산에 한해 활용되며 운용 과정의 투명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단기 유동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국내 성장 자금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 중심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종합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 폐기물 업체 코엔텍, 홍콩계 사모펀드에 팔린다
증권IB&Deal 2025.12.16 17:59:35국내 폐기물 처리 업체 코엔텍의 새 주인으로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거캐피털이 선정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F프라이빗에쿼티와 거캐피털은 코엔텍 경영권 매각을 위한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의 총 매매 대금은 약 7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양측은 거래 계약서 내에 일부 언아웃(earn out) 조항을 포함해 향후 코엔텍 실적이 올라서면 매각 측이 추가 자금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를 짰다. 거래 종결은 약 4주간의 정산 실사와 환경 실사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가 완료되는 시점에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9월 벌어진 코엔텍 최종 입찰에는 거캐피털을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어펄마캐피탈 등 3개 운용사가 참전했다. 매각 측은 3개월 동안 별도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절차를 두지 않은 채 조건이 부합하는 원매자와 곧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코엔텍은 영남권 최대 규모의 소각 용량을 보유한 국내 대표 폐기물 처리 기업이다. 동일 부지 내 대형 매립장을 보유한 희소성과 인근의 풍부한 스팀 수요처를 기반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거캐피털이 국내 폐기물 인프라 분야에서 중장기적인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
“불법사채, 단속·처벌로 안없어져…대부업 정상화가 해법”
경제·금융은행 2025.12.16 17:59:21불법 사채는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뿌리 뽑기 어려우며 대부업 규제 완화와 기능 회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의 법정 최고금리로는 저신용자 대출이 어려워 취약 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만큼 대부 업체의 자금 조달 문을 넓히고 변동형 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대부금융협회 주관 ‘제16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신용평점 700점 이하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부업의 기능이 약화된 결과 생계형 긴급 자금이 필요한 금융 취약층의 불법 사채 유입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과 저축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사의 저신용자 신규 공급액은 2021년 51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33조 7000억 원으로 3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도 31.1%에서 23.9%로 하락했다. 문제는 제도권 금융을 쓰지 못하는 이들이 찾는 대부업마저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 업체들의 신용대출액은 2015년 말 11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조 9000억 원으로 9년 만에 56.3%나 감소했다. 대출 이용자도 267만 9000명에서 70만 8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교수는 대부업 위축의 원인을 법정 최고금리에서 찾았다. 그는 “대부금융의 신용대출 원가는 22~23% 수준”이라며 “법정 최고금리 20%는 대부금융사의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부업 규제를 풀고 수익원을 다양화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수익성이 악화되면 금융사는 대출 거절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포용 금융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은행의 대부 업체 여신을 확대하고 법률 개정을 통해 자산 유동화 및 공모채권 발행 등 조달 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소액 대출에 대해 특례금리를 적용하는 페이데이론이나 연동형 최고금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2022년 이후 상승한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위험 비용이 대출금리에 합리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전했다. 콘퍼런스를 주관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대부금융의 공급 기능이 위축되면서 취약 계층의 합법적인 선택지가 사라져 많은 이들이 불법 사채를 선택하고 있다”며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대부금융이 제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되면 불법 사채는 자연히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0% 넘는 자사주만 소각"… 국힘 첫 자사주 법안 발의
증권국내증시 2025.12.16 17:59:03더불어민주당이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자기주식 소각 법안을 추진하면서 기업 부담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보완 입법한 국민의힘 법안이 발의된다.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넘는 자사주를 의무 소각하도록 하면서 취득 목적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해 기업 부담을 다소 완화하자는 내용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자사주 제도 개선안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한 상법 개정안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여권에서는 관련 법안만 8건이나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은 자사주를 경영진의 지배력 강화나 사적 이익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은 보유 목적을 구분하지 않고 획일적이고 강제적으로 소각 의무를 부여하기 때문에 법적 정합성이나 실효성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먼저 해당 법안은 발행주식 총수의 10%가 넘는 자사주를 의무 소각 대상으로 정했다. 자사주를 처분할 때도 신주 발행 절차를 준용해 원칙적으로 모든 주주에게 주식 취득 기회를 부여하고, 불공정한 자사주 처분 시도를 막기 위해 주주·이사 등이 6개월 안에 소송을 제기해 무효를 주장할 수 있도록 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안 등은 의무 소각 유예기간도 1년으로 못을 박았는데 해당 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으로 했다. 특히 배당가능이익으로 취득한 자사주와 합병·영업양수 등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구분했다. 기업이 합병·영업양수 등 특정 목적에 따라 취득한 자사주는 자본금 감소 절차가 필요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여당 법안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강제 소각 대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자본금 감소를 동반한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처분 방식을 열어주는 등 보완 입법을 통해 주주 환원 제도를 확립하고 밸류업을 도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합병 등 불가피한 자사주 취득, 소각 의무 기간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적정 수준의 자사주 보유를 허용하는 등 기업 현실을 균형 있게 반영한 합리적 대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단독]NXT, 시장운영 부문 신설…거래 경쟁력 강화
증권국내증시 2025.12.16 17:58:29올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시장운영 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출범 첫해 만에 자리를 잡고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만큼 거래량 한도, 거래 종목 제외 등 시장 이슈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넥스트레이드는 기획시장 부문을 기획경영 부문과 시장운영 부문으로 분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과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2개 부문 체제에서 정보기술(IT) 부문을 포함한 3개 부문 체제로 세분화하고 기획마케팅본부도 기획전략본부와 마케팅전략실로 분리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안은 이달 22일자로 시행된다. 먼저 기획시장 부문을 맡았던 김진국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획경영 부문을 전담하고 소병기 시장운영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해 시장운영 부문을 담당하게 됐다. 유종훈 IT 부문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김 신임 부사장과 유 신임 부사장은 각각 금융감독원, 코스콤 출신으로 2022년 넥스트레이드 출범 준비 단계부터 합류했다. 소 신임 상무는 한국거래소 출신으로 시장 운영 등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인력을 적극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보고서 기준으로 넥스트레이드 전체 직원 수는 76명으로 올해 3월 말(63명) 대비 13명 증가했다. 올해 출범 첫해였던 만큼 시스템 관리를 위해 IT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을 충원했는데 점차 시장 운영 관련 분야에서 인력 채용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가 지난달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8년 3월까지 대표직을 맡게 된 만큼 조직 정비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자 친화적 거래 방식 도입, 전산 인프라 경쟁력 유지, 새로운 거래 상품 도입 등을 통한 ‘넥스트레이드 2.0’을 준비하기 위해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거래 플랫폼으로서 상장지수펀드(ETF)·조각투자·토큰증권공개(STO) 등을 포함해 글로벌 대체거래소(ATS) 수준으로 거래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점유율 제한 등 ATS 규제 합리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조직이 성장한 만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2개 부문을 3개 부문으로 세분화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다”고 설명했다. -
나스닥 24시간 개장…서학개미 더 몰리나
증권국내증시 2025.12.16 17:56:50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가 대거 상장돼 있는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이 24시간 거래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가속화하고 국내 증시의 유동성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 시간) 나스닥이 미국 주식에 대한 전세계적인 투자 수요에 발맞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5일 24시간 거래를 위한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서류 제출은 24시간 거래를 위한 나스닥의 첫 공식행보로 내년 하반기에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나스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16시간 운영된다. 나스닥의 구상은 거래시간을 정확하게 23시간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크게 주간 거래(오전 4시~오후 8시)와 야간 거래(오후 9시~다음날 오전 4시)로 운영되며 주간 거래에서 개장 전, 정규, 시간 외 거래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야간거래 7시간이 추가된다. 미국 주요 거래소들은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거래 시간 연장에 나서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사실상의 24시간 운영 체계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거래시간 확대가 추진 중이다. 런던증권거래소(LSE) 역시 거래 시간 연장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거래 시간을 늘리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자국 시장의 유동성이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 집중되면서 기업들의 상장 수요 역시 미국으로 쏠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별 시차를 활용해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다시 미국에서 아시아로 순환 이동하는 구조가 유지돼 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국이 주식시장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면 글로벌 유동성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결국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으로 자금이 편중되거나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24억 567만 달러 수준이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올해 12월 15일 기준 320억 5261만 달러로 13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낮 시간 미국 증시로 쏠릴 경우 국내 증시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도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과 해외 거래소들의 거래 시간 연장 흐름에 대응해 거래 시간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노조와 금융투자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실제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될 때마다 코스피 시장은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 9570억 원을 팔아치운데 이어 이날도 1조 344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2일 이후 10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코스피는 인공지능(AI) 산업 버블 우려와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경계심리에 더해 중국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 거래일 대비 91.46포인트(2.24%) 급락한 3999.13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91% 내린 10만 2800원, SK하이닉스는 4.33% 급락한 53만원에 장을 마치는 등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