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부채 우려…신용등급 강등 위험”
국제 경제·마켓 2025.12.11 11:32:10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해 대규모 차입을 추진하면서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넷플릭스의 부채 증가가 위험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서 받은 A 등급이 BBB 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720억 달러(약 105조 6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월가 은행들로부터 590억 달러(약 86조 5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향후 넷플릭스 부채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너브러더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회사 기업가치를 108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에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넷플릭스의 A3 등급을 유지하며서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지식재산권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신용 위험이 소폭 증가한 점을 반영해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가 완료될 경우 넷플릭스의 부채가 150억 달러에서 750억달러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새로 합병된 회사가 내년에 약 204억달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이자 지급 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순부채는 EBITDA의 약 3.7배에 해당하며 이후 2027년에는 수익 증가로 레버리지 비율이 약 2배 중반 수준으로 낮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관리회사 올스프링 글로벌의 신용 연구 책임자 짐 피츠패트릭은 “넷플릭스는 이런 규모의 인수를 감당할 자격을 갖췄다”며 “인수 제안가를 올려야 할 경우에도 그들의 재무제표는 이를 수용할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투자자 불안이 반영되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4.14% 하락한 92.71달러를 기록했다. -
김병기 "국힘 필버는 민생 인질극…개혁법안 확실히 추진"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11 10:32:22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해 국민의힘이 전면적인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에 대해 "법안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까지 반대 토론 대상에 올린 것은 명백한 모순이자 어처구니없는 폭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합의 처리를 약속한 민생 법안까지 무제한 반대 토론으로 묶어 세운 행태는 협치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12월 임시국회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개혁 법안은 개혁 법안대로, 민생 법안은 민생 법안대로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을 이른바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본회의에 부의된 59건의 법안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으며 12월 임시국회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의 규제, 금융, 공공 분야 등에 관한 이른바 '6대 개혁'에 대해 "대통령께서 개혁 완수는 거듭 강조하셨다"며 "민주당은 6대 개혁 성공을 책임 있게 뒷받침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뽀로로 치약' 中수출길 열렸다… 케이엠제약, 어린이용 치약 32종 위생허가 받아
산업 바이오 2025.12.11 10:30:01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225430)은 자사 대표 제품인 ‘뽀로로 치약’을 비롯한 어린이 구강 제품 16종 등 총 32개 품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위생 허가를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준이 매우 높아진 중국 정부의 위생 허가를 통과하면서 대량 수출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에 중국 위생허가를 획득한 품목은 국내 생산 제품들과 중국 제약사에 주문자개발생산(ODM)으로 공급하는 ‘사니다덴티’ 브랜드 16개 품목이다. 최근 들어 중국의 위생 허가 기준 강화로 국내 업체들이 현지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대규모로 허가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은 5월부터 치약을 화장품 범주로 분류해서 성분과 안전성 표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케이엠제약은 뽀로로 어린이용 치약의 대규모 허가에 대해 “그간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제품 안정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어린이 구강 제품으로 위생허가를 받은 국내 기업은 케이엠제약 포함 3곳 뿐이다. 케이엠제약은 이번 위생허가 획득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게 됐다. 백승원 케이엠제약 대표는 “최근 들어 매우 까다로워진 중국의 어린이 치약 위생허가를 받은 것은 케이엠제약이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 하는데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세계 각국의 규제에 선제 대응하는 능력을 앞세워 안전하고 신뢰 받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케이엠제약은 최근 동남아 등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강 관리 제품과 개인위생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거래량 급감 이후 급증…정책 따라 출렁인 부동산 시장[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1 10:29:27올해 정부와 서울시의 주요 부동산 정책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월별 거래량이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다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 증감률은 전년 대비 최소 -50.1%에서 최대 +180.9%까지 벌어지며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됐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및 확대가 연이어 발표된 2월과 3월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9%, 139.5% 증가했다. 이후 4월은 23.6%, 5월은 60.9% 증가로 상승 폭이 점차 축소됐다. 6·27 주택담보대출 제한 대책이 발표된 6월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 2595건을 기록하며 올해 1~11월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37건(58.3%) 증가한 수준이다.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발표된 9월 거래량은 8975건으로, 전년 대비 5780건(180.9%) 증가해 올해 최대 월별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10·15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이후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94건으로 전년 대비 1064건(29.9%) 감소했다. 7월(-50.1%)과 8월(-30.0%)에 이어 세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경기도는 흐름이 달랐다. 11월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1만 789건으로 전년 대비 3059건(39.6%) 증가하며 서울과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가격도 완만하게 상승했다.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 1045만 원으로 전년 대비 6272만 원(5.0%)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 2735만 원으로 전년 대비 814만 원(1.6%) 상승했다. 다방 관계자는 "올해는 토지거래허가제 조정과 대출 규제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대출 부담과 매수 심리 위축으로 서울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위성 수도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
'알테쉬' 정조준하는 유럽…EU , 中 테무 유럽본사 압수수색 [글로벌 왓]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10:24:42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중국 정부의 불공정 보조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하고자 중국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유럽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EU 규제당국이 지난주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테무 유럽 본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압수수색을 한 기업명을 밝히지 않은 채 "집행위원회가 역외보조금규정(FSR)에 따라 EU 내 전자 상거래 부문에서 활동하는 한 회사의 사업장을 사전 통보 없이 점검했음을 확인한다"고만 밝혔다. 테무는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FRS는 EU가 역외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EU 시장에서 경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왜곡을 시정한다는 취지로 2023년 7월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구체적으로 EU는 역외 기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과도한 보조금을 받을 경우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하고 규제한다. 보조금은 세금 감면 또는 우대뿐만 아니라 무이자 대출 및 저금리 금융 등도 해당한다. 이를 어긴 기업은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 EU에서는 중국 저가 수입품 대량 유입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테무의 최신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 2023년 4월에 유럽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EU 내에서 월평균 약 1억16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럽 내 소매업체들은 150유로(약 25만원) 미만 관세 면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저가 제품이 역내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며 불공정함을 주장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말까지 해당 관세 면세를 폐지할 계획이다. 테무가 유럽 당국과 규제 문제로 마찰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EU 집행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테무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난 7월 EU 집행위원회는 테무가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제품 판매를 막기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한편 유럽은 최근 테무 외에도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파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상무부는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와 줌(Joom)이 미성년자를 닮은 성인인형을 판매했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줌은 포르투갈에 본사를 둔 라트비아 기업이지만, 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을 유럽에 유통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쉬인에서 아동 모습의 성인인형이 판매됐다며 2억 유로(약 3400억원)의 과징금과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했다. 쉬인에 대한 처벌은 오는 19일께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코람코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양극화 넘는 초양극화 온다”
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2025.12.11 10:19:22내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우량 입지에 있는 대형 자산과 그 밖의 다른 자산으로 ‘초(超)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실은 11일 ‘2026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부제: An Era of Hyper-Polarization)’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누적 거래 규모는 3분기 기준 약 24조 원으로 연내 30조 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오피스 섹터에서 발생했고, 이 중 약 80%가 대형 자산에 집중됐다. 코람코 관계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중대형 면적 오피스의 순흡수는 계속되는 반면, 중소형 오피스 이동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람코는 국내 경제가 민간소비·설비투자·순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부담과 한·미 금리차 확대 속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PF 자금의 선별적 집행과 부동산 규제 확대 등으로 금융권 조달 환경이 더욱 보수적으로 재편되고 있어 시장 전반의 유동성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열매 코람코자산운용 R&S실장은 “내년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초양극화’”라며 “대형·프라임 자산 중심의 강세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섹터별 사이클, 입지별 리스크를 세분화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환경은 통제할 수 없지만 전략은 조정할 수 있는 만큼,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판단이 시장 변동성을 기회로 바꾸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센터 시장은 내년부터 공급 감소와 초대형 센터 중심의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정상화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가이드라인 강화와 공사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며, 자동화·스마트 물류 도입이 가능한 대형 자산을 중심으로 수요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가장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섹터로 꼽혔다. AI 확산과 산업 전력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전 확보가 가능한 부지의 희소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도권 내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도 추가적인 가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약 2.2GW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전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엣지(Edge) 데이터센터’ 개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텔 시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원하는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방한 관광객 증가와 MICE 산업 회복을 기반으로 운영 목적의 거래가 확대되고 있으며, 수도권 주요 호텔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임대주택·코리빙 등 주거형 대체자산은 잇따른 매각 성공 사례도 나왔다. 리테일 시장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리테일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주요 거래 역시 운영 목적보다는 리모델링·재개발 등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 이에 내년에도 국지적·부분적 거래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청담·건대입구 등 서울 주요 역세권 개발계획 통과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1 10:07:25청담동·건대입구·사당·이수·길동역 일대 등 서울 주요 역세권의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이 의결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20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강남구 청담동 52번지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조건부가결하고, 건대입구역지구, 사당·이수 지구, 길동역 외 2개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도산대로변 상업지역인 청담동 52번지 일대는 지하 8층, 지상 35층, 연면적 약 6만 4460㎡ 규모의 프라임급 업무·상업·문화 복합시설 개발이 추진된다. 다목적홀 등 공공 개방형 문화시설이 조성되며, 도산대로에는 451.9㎡의 공개공지와 280㎡의 실외 개방공간, 3m 폭 보도형 공지를 마련해 이면도로(도산대로94길)와의 보행 연결성을 강화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 후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건대입구역지구는 2011년 계획 재정비 이후 변화한 지역 여건을 반영해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로데오거리를 청년특화거리로 조성하고 건축선 및 권장용도 계획과 연계한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체계를 재정비했다. 성수·건대지역중심 기능 강화를 위해 지구단위계획 구역을 확장하고 특별계획가능구역 3곳을 신설했으며 1500㎡ 이상 공동개발 시 준주거지역 이상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하도록 개발 실현성을 높였다. 아차산로변은 복합용도 도입을 위해 최고높이를 100m에서 120m로 완화했다. 사당·이수 지구는 동작대로 일대의 지역 여건 변화에 맞춰 용적률과 높이계획을 대폭 조정했다.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은 600%에서 800%로, 준주거지역은 250%에서 360%로 상향됐고, 최고높이도 100m에서 150m로 완화됐다. 건축한계선과 전면공지 확보로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축소해 동작대로의 위상에 걸맞은 중층·고층 개발을 유도하도록 계획했다. 이번 재정비는 동작구 구간만을 대상으로 한다. 강동구 양재대로 일대(길동역·굽은다리역·명일역 포함)는 지역 중심축 강화를 위해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연계한 경관·보행 개선 계획이 마련됐다. 창의적 건축디자인과 개방형 도시공간, 경관조명 등을 반영해 랜드마크 거리를 조성하고, 건축한계선 확보 및 보도형 전면공지로 보행공간을 확장했다. 공공보행통로 신설도 포함됐다. 지구단위계획 신규 지정에 따라 특색 있는 건축설계나 지역특화용도 도입, 개방형공간 조성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용적률은 최대 1.1배까지 완화되고 최고높이도 5~10m 상향된다. 역세권별로는 길동역 노인시설, 굽은다리역 운동시설, 명일역 의료·청소년시설 등 지역 수요를 반영한 기능 도입이 유도된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 일괄 정비로 강남·동작·강동 등 주요 역세권의 중심기능이 강화되고 열악했던 보행환경과 도시경관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
[트럼프 스톡커] 내년 미국 '나 홀로 성장', 금리 안 내려도 그만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8:37:52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에도 내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조차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1%대에서 2%대로 대폭 올려잡았을 정도다. 연준은 특히 관세를 부과받은 수입품목 외에는 서비스나 자국산 상품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민 정책과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고용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악화했지만 자동화 바람으로 기업들의 생산성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소 2027년까지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한국과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연준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예상 밖의 호황에 내년 금리 인하에는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그간 경제 지표가 부족했던 터라 연준 내 개별 인사들의 의견도 그 어느 때보다 엇갈린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 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최측근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낙점할 수 있다는 점은 금리 향방의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적자에 따른 이자 부담 경감, 달러화 약세 유도를 통한 관세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높이라고 재촉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연준, 금리 0.25%P 또 인하…내년말 금리 3.4% 유지, 성장률은 1.8%→2.3%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지난 9월 회의 때와 같은 3.4%로 제시했다. FOMC 위원들이 내년에는 1년 동안 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고 평균적으로 전망했다는 뜻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률을 달성하고 물가를 2%로 유지한다는 두 개의 목표와 관련해 “두 목표 양쪽의 위험에 신경쓰고 있다”며 “최근 몇 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고 경제 전망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면서도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3%로 제시했다. 이는 9월에 전망한 1.8%보다 0.5%포인트나 높인 수치다. 올해 예상 성장률인 1.7%보다도 0.6%포인트 높다. 연준은 내년 실업률 예상치는 9월과 같은 4.4%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FOMC에서는 월가의 예상대로 위원 12명 사이에서 이견이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연준 이사로 임명한 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9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슈미드 총재는 10월 FOMC 회의 때도 홀로 금리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OMC 회의에서 3명이 다른 의견을 낸 것은 2019년 9월 이후 6년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전인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위원들 간 의견 충돌을 유발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상향한 배경으로 소비와 기업 투자 증가를 꼽았다. 파월 의장은 “외부 기관의 예측을 보더라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소비가 견조한 데다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 1.7%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다소 반등할 것”이라며 “셧다운 사태의 영향으로 0.2%포인트 정도를 내년으로 옮겨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재정정책도 성장에 우호적이고, AI 관련 지출도 지속되고, 소비도 계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내년 기본 시나리오는 견조한 성장”이라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현 금리 수준을 두고는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며 “앞으로 경제 수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좋은 위치”라고 평가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않고 가라앉히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 발언을 두고 내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지금부터 1월 FOMC 회의 사이에 많은 데이터를 보게 될 것이고 이를 우리의 판단에 반영할 것”이라며 “일부는 AI 효과일 수 있지만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성장이 계속되고 소득이 늘어날 정도로 구조적인 생산성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과 파월 의장의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에 이날 눈치 보기 장세로 출발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7%), 나스닥종합지수(0.33%)도 일제히 상승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에 힘입어 장중 상승 반전해 3거래일 만에 처음 올랐다. 파월 “경제 변화 지켜볼 좋은 금리”…위원들 내년 예측은 더 엇갈려 파월 의장은 금리 변동에 대해 연준 내 의견이 극명히 갈라진 데 대해서는 “위원 전원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아직 너무 높아서 내려와야 하고 고용시장은 약화돼 위험하다’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어느 쪽의 위험을 더 크게 보는가의 차이인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FOMC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 따르면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수준 예측치는 9월보다 더 분산됐다. 금리가 현재보다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반면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본 사람은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금리가 2.00~2.25%로 급격히 내려갈 것으로 본 사람도 새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이런 경우엔 의견이 더 넓게 분포하는 것이 당연한데 12명 중 9명이 결정에 찬성했으니 비교적 폭넓은 지지라고 볼 수 있다”며 자신의 리더십 논란에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10월과 11월 절반 동안 수집이 이뤄지지 않은 가계 조사 등 일부 데이터는 왜곡 가능성이 있기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실업률 상승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 둘 다 있다고 보는 위원이 적지 않아서 양쪽 모두 논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수단은 하나뿐이니 둘을 동시에 조절할 수는 없고 어느 시점에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라며 “지금 누구도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앙숙 관계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비(非)관세 인플레이션은 올해 진전이 있었다”며 “고용시장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약간 더 완만하게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더 낮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고 있고 상품 인플레이션은 관세가 있는 부문에서만 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두고 연준까지 전향적으로 시각 을 바꾸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적인 무역 정책이 정말로 빛을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뒀다가 2021년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 들어서는 관세 충격으로 1분기 0.6% 뒷걸음질쳤다가 2분기로 3.8% 크게 반등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현재의 경제 성장 속도가 1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예상 성장률인 ‘연율’ 기준으로 계산한다. 비교 기준점은 직전 분기다. 이는 GDP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단순 비교해 계산하는 한국 등과는 다른 산정 방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두고 올해 1.0%, 내년 1.8%, 2027년 1.9%로 예측한 상태다. 美재무 “올해도 실질 GDP 3% 성장”…‘트럼프 최측근’ 차기 연준 의장, 내년 금리 ‘변수’ 미국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7일 CBS 인터뷰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이 3%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좋았다”며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내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러면서 물가 상승 문제의 원인을 전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또 다시 찾았다. 베선트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었다"며 “민주당은 에너지 분야나 과잉 규제를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유발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생활 물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입품 인플레이션은 전체 지표보다 낮다"며 “지금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건 서비스 경제이고 관세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관세이고 서비스 물가는 안정적이라는 파월 의장과 정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노동 계층이 실제로 소비하는 식료품, 휘발유, 임대료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실질소득은 약 1%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연준 수장이 바뀌는 점도 미국 금리 향방에는 큰 변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지는 미정이다. 내년부터는 지역 연은 수장들인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굴즈비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도 모두 금리 투표권을 내려 놓는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통화완화에 부정적인 매파 인사들이다. 내년에 새 FOMC 회의 투표권자가 되는 이들은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등이다.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부터 차기 의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해싯 위원장이 여전히 선두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FT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4명으로 압축된 후보 명단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2명은 해싯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 두어 명 보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에게 소개하면서 “잠재적 연준 의장”이라고 부른 바 있다. FT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이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사이라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싯 위원장은 9일 ‘WSJ 최고경영자 협의회(CEO Council)’ 행사에서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대해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FOMC 회의 결과를 앞둔 10일에도 폭스뉴스에서 “확실히 0.50%포인트나 그 이상을 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AI와 소비 효과에 힘입어 내년 미국 경제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금리 판단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돈맥경화·52시간’ 빗장 푼 李 대통령…삼성·SK ‘남부행 티켓’ 청구서 던졌다 [갭 월드]
산업 기업 2025.12.11 07:20:00정부가 반도체 초격차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던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대신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의 지방 이전을 강력하게 유도하는 ‘빅딜’ 성격이 짙다. 기업들은 투자 숨통이 트였다는 점을 반기면서도 인력 확보가 어려운 남부권으로 내려가야 전기료 혜택을 받는 구조에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0일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거론됐다. 핵심은 기업이 절실히 원하던 자금 조달과 지배구조 규제는 풀고 그 과실을 지역 사회로 흐르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2047년까지 7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팹 10기를 신설하고 시스템반도체 산업 규모를 현재의 10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증손회사 지분율 100%→50%…투자 빗장 풀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적용되는 가장 큰 변화는 자금 조달과 투자 방식의 유연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오랜 숙원이었던 지주회사 규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SK하이닉스)가 국내 계열사(증손회사)를 두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했다. 이 때문에 유망 소부장 기업이나 AI 스타트업 지분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 신규 투자가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이를 첨단산업에 한해 5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리스 회사 보유도 허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을 직접 구매하는 대신 계열 리스사를 통해 빌려 쓸 수 있게 된다. 초기 설비투자 비용을 아껴 연구개발(R&D)에 더 쏟을 수 있는 구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돈을 벌어 투자하려면 장비 세팅에만 3년이 걸려 골든타임을 놓친다”며 규제 완화를 호소했고 정부가 이에 화답한 셈이다. 정부의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도 업계에서 환영받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정부의 국민성장펀드가 민간 투자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기료 싸게 줄게 지방 가라”…균형발전 드라이브 규제 완화가 기업을 위한 당근이라면 ‘송전거리 비례요금제’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긴 청구서다. 전기를 생산하는 곳에서 전기를 소비하면 요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전력 생산지와 먼 수도권 반도체 공장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우물을 넓게 파야 한다”며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에 따라 생산지 전기요금을 낮추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비수도권 반도체 산단에서 일하는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를 인정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비수도권 클러스터 내 연구직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해 유연화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 지원도 원칙적으로 비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광주(패키징), 부산(전력반도체), 구미(소부장)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방에서 대규모 개발 시 기업에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전기료 절감과 부지 확보 편의성을 무기로 기업들의 ‘남하(南下)’를 재촉하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된 인력 시장 구조상 전기료 혜택, 52시간 규제 완화만으로 핵심 R&D 인력을 지방으로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팹리스 10배 육성…파운드리·소부장 ‘원팀’ 구성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생태계 체질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4조 5000억 원을 들여 12인치 40나노급 ‘상생 파운드리’를 구축한다. 팹리스(설계) 기업에 시제품 제작 기회를 제공해 대만의 TSMC 생태계처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AI 반도체 등에 약 1조 2000억 원을 투입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반도체 대학원대학을 통해 연간 300명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한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를 중심으로 국내 소부장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
"청년, 일할 곳도 일할 의지도 잃었다"…30대 '쉬었음' 역대 최대[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11 06:32:0011월 취업자 수가 20만 명 이상 늘어나며 외형적인 고용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30대 쉬었음 인구가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지속됐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장기 부진이 30대 고용 시장을 위협하며 고용 시장의 질적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 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9월(31만 2000명) 30만 명대로 늘었다가 10월(19만 3000명) 10만 명대로 둔화됐는데 지난달 다시 20만 명대로 올라서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의 고용 지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17만 7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며 19개월째 하락세다. 경제활동의 주축이어야 할 30대 고용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달 30대 실업자는 1년 전보다 3만 8000명 급증했다. 이는 2020년 11월(3만 9000명)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020년도는 코로나19 영향권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30대 실업자 증가세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30대 취업자 증가 폭도 역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3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만 6000명 증가에 그쳤다. 9월 13만 3000명, 10월 8만 명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둔화했다. 통상 30대는 왕성한 경제활동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소비를 주도해야 할 연령대다. 이들의 고용 불안은 곧바로 내수 소비 위축과 저출산 문제 심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청년층 및 30대 고용 부진의 근본 원인은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야 할 제조업과 건설업의 동반 침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3만 1000명(-6.3%) 줄어들며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감 부족으로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일용직뿐만 아니라 현장 관리직 등 청년과 30대가 선호하는 일자리까지 증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역시 취업자가 4만 1000명 감소하며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주력 업종을 제외하면 대다수 중소·중견 제조 현장에서는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 인력 유지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고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의 증가세다.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 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000명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11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이 대통령은 이에 지난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쉬었음 인구를 줄일 방안을 만들라고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자발적 이직과 30대 인구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쉬었음 동향과 원인을 더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현재 관계부처와 함께 쉬었음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내년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서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청년층의 정규직 일자리 선호가 겹치면서 2030 청년 고용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근본적인 처방만이 청년 고용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 자리는 부족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은 임금이 낮아 청년들의 기대치와 현실 간의 괴리가 크다 보니 차라리 취업을 포기하고 쉬었음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성장률이 오르고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고용 부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지난달 33만 3000명 급증하며 청년층과 대조를 보였다. 산업별로 보면 내수와 직결되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소멸에 4개월 만에 다시 2만 2000명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소비쿠폰 발행 이후 숙박·음식점업 고용이 좋아졌다가 이제 그 효과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52시간 예외·700조 투자…팹리스 10배 키워 반도체 2강 노린다[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11 06:32:00정부가 비수도권 반도체 단지에 한해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를 허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2047년까지 7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 공장(팹) 10기를 신설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매출을 10배 끌어올려 반도체 글로벌 2강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도 완화해 자금 확보에 길을 터준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관계부처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책을 보고받았다. 정부는 우선 향후 22년 안에 총 7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 공장 10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경망처리장치(NPU), 지능형메모리(PIM) 등 AI 특화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에 예산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시스템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글로벌 점유율이 1% 남짓한 팹리스 산업 규모를 10배 확장하고 광주·구미·부산을 잇는 남부권 반도체 벨트를 조성한다. 반도체 기업들은 전력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신속한 인프라 구축을 요청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용인반도체산단 전력 현황에 대해 “총 9GW 중 6GW가 확보됐고 남은 3GW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6GW 중 3GW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본지 11월 24일자 1·3면 참조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산업 전략은 ‘메모리 초격차 유지, 팹리스(설계) 추격’으로 요약된다. 시장점유율과 기술 수준에서 1위를 점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전방위 투자로 현재 지위를 지키고 팹리스 산업은 부문별 연계를 강화해 산업 규모를 대폭 키우는 방식이다. 여기에 반도체 설비를 전국으로 분산해 반도체 산업이 주도하는 AI 혁명의 성과를 전국에 골고루 나눠준다는 것이 정부 구상의 골격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비수도권의 연구직에 한해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밤낮없이 연구해도 모자란다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이되 지방 투자라는 단서를 단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23억 달러에 불과했던 팹리스 산업 규모를 10배 확대해 반도체 세계 2강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 공장(팹) 없이 칩 설계·개발만 담당한 뒤 생산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에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이 앞서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전용 팹을 갖춘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라면 팹리스는 사용 목적에 맞춰 갖가지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다품종 소량생산’인 셈이다.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65.6%를 장악하고 있지만 팹리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0.8%에 그치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주문에 따라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의 특성에 맞춰 수요 기업이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파운드리가 생산을 지원하는 협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민관 합동으로 4조 5000억 원 규모의 12인치 4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상생 파운드리를 구축해 국내 팹리스 기업에 전용 물량을 할당한다. 최근 세계적인 파운드리 물량 부족 현상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물량을 맡길 공장조차 찾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민관 합동 파운드리는 민간 52 대 공공 48의 지분 비율로 지방에 짓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업 규모가 작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중소 팹리스들을 대상으로 공공펀드를 조성해 통합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지적재산권(IP)을 가진 기업과 팹리스들을 하나로 묶는 지주사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공동 진행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이 만들어낸 반도체칩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우선 차량 제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전력관리칩·통신칩 등 일명 ‘미들텍 반도체’에 대한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통신·공공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반도체칩은 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지원하고 전력효율 반도체는 물론 피지컬 AI의 핵심 부품인 화합물 반도체 연구개발(R&D)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메모리 2159억 원 △AI 특화 반도체 1조 2676억 원 △화합물 반도체 2601억 원 △첨단 패키징에 3606억 원을 투입한다. 2047년까지 반도체 분야에 대한 민관 투자는 총 7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재 양성과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현재 6개인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을 2030년까지 10개로 늘리는 한편 기존 반도체 대학원의 한계를 보완할 반도체 대학원대학 설립도 검토할 계획이다. 반도체 대학원대학을 통해 연간 약 300명의 인력을 배출하고 기업이 대학원대학 운영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석박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반도체 IP 설계 기업 암(Arm)과 협력한 ‘Arm 스쿨’도 내년부터 운영한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지휘할 대통령 소속 반도체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약 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를 만들어 반도체 산업 육성의 축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달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물을 넓게 팠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지로 육성하고 부산에는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이 집중 배치된다. 구미는 반도체 산업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소부장 단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규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는 비수도권에 한해 신규 지정하고 비수도권 반도체 연구 종사자에 한해서는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를 인정하는 등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소유 규제 등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투자 자금 조달에 대한 기업들의 문제 제기가 일리 있다”며 “금산분리는 독점 폐해를 막겠다는 것인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 분야의 경우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목요일 아침에] ‘우클릭’ 대통령의 말의 무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1 06:00:00청년의 검에는 ‘Aut Caesar, Aut Nihil(카이사르)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교황의 사생아로 태어나 이탈리아 정복을 꿈꾼 풍운아 체사레 보르자는 16세기 이탈리아를 뒤흔든 야망의 화신이었다.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가 로마냐 지방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잔혹한 심복을 총독으로 앞세워 토착 세력을 제거하고 정국을 안정시킨 뒤 총독을 잔인하게 처형해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대중적 지지를 얻은 일화는 유명하다.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간교함을 갖춘 그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은 마키아벨리는 보르자를 이상적 군주의 모델로 삼아 ‘군주론’을 집필했다. ‘군주는 혐오스러운 일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보르자의 냉혹한 전략을 연상시킨다. 보르자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 역시 ‘악역’은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른바 ‘굿 캅 배드 캅’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정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치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에 초대해 토론을 하며 포용적이고 합리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날을 세워 공화당을 비난하고 정책을 밀어붙이는 ‘배드 캅’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 등의 몫이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자신을 ‘굿 캅’으로 만들어줄 ‘배드 캅’이 있었다. 1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의 호전성은 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그나마 말이 통하는 상대로 보이게 만들었다. 우리 경제계의 시선에서 본다면 이재명 대통령 만한 ‘굿 캅’도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실용’과 ‘성장 중시’를 선언한 뒤로 눈에 띄는 ‘우클릭’ 행보로 친기업·친시장 이미지를 쌓으며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기업들을 다독여 왔다. 대통령 취임 전에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에 대해 ‘그게 왜 안 되지’라며 전향적 입장을 보였고 산업 현장에서는 대기업 세액공제 확대를 시사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 담론은 어느 틈엔가 사라졌다. 취임 후에도 이례적인 속도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경제의 중심은 기업”임을 강조했고 규제 철폐를 약속했다. 산업계의 숙원인 금산분리 완화, 상속세 개편도 약속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 대통령이 말한 대로라면 탄탄대로가 뻗어 있어야 할 기업의 앞길에는 여전히 가시덤불이 무성하다. 이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 ‘원팀’을 강조하는 와중에 정부와 민주당은 기업들이 강력 반발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더 센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이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할 태세다. 반도체특별법에서는 끝내 ‘주52시간 예외 적용’ 조항이 빠졌고, 법인세율은 1%포인트 일괄 인상됐다. 상속제 개편도 정부의 장기 과제로 밀려났다. 그나마 금산분리 규제는 증손회사에 대한 의무 지분을 현행 100%에서 50%로 낮추는 선에서 완화 방침이 정해졌지만 공정거래위원장과 여당의 ‘대기업 특혜’ 프레임 때문에 새로운 기업 규제가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대통령과 당정의 단순한 ‘엇박자’로 보기에는 일관되게 반복되는 패턴이 보인다. 대통령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친기업 지도자를 자처하며 지지율을 높이는 사이 ‘배드 캅’ 역할을 맡은 당정이 애초에 의도됐던 ‘기업 옥죄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억지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굿 캅 배드 캅 전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신뢰 훼손이다. ‘배드 캅’에게 뒤통수를 맞는 일이 반복된다면 ‘굿 캅’의 듣기 좋은 말을 누가 믿겠나. 대통령의 말이 무게를 잃고 ‘우클릭’이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장밋빛 약속만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허니문 기간’은 이미 끝났다. 이제는 당정을 설득해 약속을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
AI 기술력 치고 올라온다지만…중국, 디플레 늪에 갇혔다[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5:0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앤비디아와 동급" 화웨이에 놀란 트럼프, H200 ‘금수카드’ 버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중국 수출을 전격 허용한 배경에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중국 화웨이의 AI 기술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엔비디아의 기술력에 화웨이가 상당 부분 근접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속도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금수 조치’를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H200을 사용할 경우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실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H200의 중국 수출이 미국이 AI 분야의 우위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특히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에 주목했습니다. 화웨이가 올 7월 공개한 AI 서버 시스템인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자체 AI 칩인 어센드 910C 384개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14㎚(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로직 칩(시스템반도체)과 18나노급 D램을 위로 겹겹이 쌓는 최신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칩을 평면에 넓게 배치하는 기존 방식 대비 칩 간 거리를 크게 줄여 처리 속도와 전력효율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분석합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은 엔비디아가 최신 칩 블랙웰을 장착해 제작한 AI 서버 시스템 NVL 72와 클라우드매트릭스 384가 거의 동일한 성능을 나타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소비·생산자물가 엇박자…中, 디플레 우려 ‘여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두 달 연속 플러스 행진입니다. 중국 당국이 과잉생산을 억제하며 저가 경쟁이 줄어든 덕에 3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년 넘게 마이너스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8월(-0.4%)과 9월(-0.3%)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10월에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이 포함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이어 지난달에도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1월 중국의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하며 전월(-2.1%)과 시장 전망치(-2.0%)에 못 미쳤습니다. 중국 PPI는 2022년 10월부터 3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레이먼드 융 ANZ은행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큰 폭의 PPI 하락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이 문제는 내년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내년 美 증시 데뷔 나선다…기업가치 2200조원 도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1조 5000억 달러(약 2205조 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섭니다. 공모 규모만 최소 300억 달러(약 44조 원)를 넘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페이스X 경영진이 이르면 2026년 중후반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시장 변동성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일정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기업가치를 1조 5000억 달러로 평가받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스페이스X가 약 8000억 달러(약 1176조 원)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안에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뛰는 셈입니다. 테슬라의 현 시가총액(약 1조 4000억 달러)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점도 주목을 끕니다. 트럼프 압박에도 젤렌스키 "영토 포기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토 포기를 골자로 한 종전안에 합의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포기는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다만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서는 “준비가 돼 있다”며 수용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기자들과의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지만 우리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도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우크라이나)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는 무엇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60~90일 안에 선거를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선거를 치르기 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럽의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기를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까지 종전 합의를 마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日기업, 1.4나노 반도체 소비전력 10분의 1 낮춘 기술 개발 일본 기업이 기존 대비 소비전력 10분의 1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 상용화에 나섭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일본인쇄(DNP)는 캐논의 차세대 반도체 제조 장비인 ‘나노임프린트’에 탑재할 1.4㎚(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미세 회로 원판(템플릿)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공정이 복잡해 전력 소모가 크고 대당 가격도 300억 엔(약 2800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DNP와 캐논이 추진하는 나노임프린트 방식은 도장처럼 웨이퍼에 회로를 눌러 찍어냅니다. EUV 대비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
[사설] ‘반도체 2강’ 헛구호 아니라면 중국이 뭘 하는지부터 보라
오피니언 사설 2025.12.11 00:05:00정부가 ‘반도체 2강’ 도약을 목표로 세계 최대 클러스터 조성,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한 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매출 10배 확대, 글로벌 넘버원 소재·부품·장비 육성,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 구축 등이 담긴 반도체 지원 로드맵을 공개했다. 2047년까지 70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팹 10기를 신설한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행사를 주재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에 위기감을 느끼고 ‘국가 역량 결집’을 강조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비수도권 반도체 단지에 한해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를 추진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말잔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반도체 2강 도약의 성패는 기업들이 바라는 지원책을 얼마나 빠르게 실행하느냐에 달렸다. 역대 정부는 다양한 반도체 정책을 내놓았지만 입법과 제도가 뒤따르지 않아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났다. 우선 기업들의 기대에도 마냥 미뤄지고 있는 반도체특별법을 완전무결하게 속히 처리해야 한다. ‘주52시간 근무 예외’가 빠진 ‘반쪽짜리’ 법안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여야 강경 대치와 부처 간 엇박자로 지지부진해진 금산분리 완화도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같은 첨단 공정에는 수십조 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금산분리 족쇄에 꽁꽁 묶여 대규모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AI 칩 ‘H200’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은 되레 사용을 규제하려 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미국 조치에 기대지 않고 첨단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느껴진다. 2014년부터 대규모 반도체 펀드를 조성 중인 중국은 562조 원의 투자 실탄을 쌓아놓고 AI 칩 개발과 팹 건설, 데이터센터 신설, 인재 양성 등에 쏟아부었다. 그 덕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가능했다. 이제 반도체 산업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건 ‘국가 대항전’이 됐다. 반도체특별법 보완과 금산분리 완화, 원전 육성, 규제 혁파 등을 담은 종합 지원책 없이는 반도체 2강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다. -
미국, 외국인 관광객도 SNS 5년 기록 들여다본다
국제 정치·사회 2025.12.10 21:14:22미국에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통해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앞으로 최대 5년에 이르는 소셜미디어(SNS) 기록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이민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련 절차를 개편해 입국자의 개인 정보 수집 범위를 크게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VWP 이용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SNS 정보를 포함한 광범위한 내용을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42개국의 VWP 참여국 국민이 전자여행허가제(ESTA)에서 승인을 받으면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과거 5년 간의 SNS 정보를 비롯해 함께 지난 10년간 사용한 이메일 주소, 가족 정보 등을 내용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당국이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시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워싱턴에서 주방위군 소속 병사 두 명이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입국금지 국가를 3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미국 시스템이 정상화될 때까지 제 3세계 국가에서의 모든 이주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관광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여행협회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679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7240만 명) 대비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광 수입 역시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이민 전문 로펌 프라고멘의 보 쿠퍼 파트너는 “새로운 심사 체계는 온라인 발언까지 입국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는 구조”라며 “향후 미국을 찾는 해외 방문객 수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