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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사당·이수 등 역세권 달라진다…용적률 높여 고층 개발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2 07:40:00청담동·건대입구·사당·이수·길동역 일대 등 서울 주요 역세권의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이 의결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20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강남구 청담동 52번지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조건부가결하고, 건대입구역지구, 사당·이수 지구, 길동역 외 2개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도산대로변 상업지역인 청담동 52번지 일대는 지하 8층, 지상 35층, 연면적 약 6만 4460㎡ 규모의 프라임급 업무·상업·문화 복합시설 개발이 추진된다. 다목적홀 등 공공 개방형 문화시설이 조성되며, 도산대로에는 451.9㎡의 공개공지와 280㎡의 실외 개방공간, 3m 폭 보도형 공지를 마련해 이면도로(도산대로94길)와의 보행 연결성을 강화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 후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건대입구역지구는 2011년 계획 재정비 이후 변화한 지역 여건을 반영해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로데오거리를 청년특화거리로 조성하고 건축선 및 권장용도 계획과 연계한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체계를 재정비했다. 성수·건대지역중심 기능 강화를 위해 지구단위계획 구역을 확장하고 특별계획가능구역 3곳을 신설했으며 1500㎡ 이상 공동개발 시 준주거지역 이상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하도록 개발 실현성을 높였다. 아차산로변은 복합용도 도입을 위해 최고높이를 100m에서 120m로 완화했다. 사당·이수 지구는 동작대로 일대의 지역 여건 변화에 맞춰 용적률과 높이계획을 대폭 조정했다.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은 600%에서 800%로, 준주거지역은 250%에서 360%로 상향됐고, 최고높이도 100m에서 150m로 완화됐다. 건축한계선과 전면공지 확보로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축소해 동작대로의 위상에 걸맞은 중층·고층 개발을 유도하도록 계획했다. 이번 재정비는 동작구 구간만을 대상으로 한다. 강동구 양재대로 일대(길동역·굽은다리역·명일역 포함)는 지역 중심축 강화를 위해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연계한 경관·보행 개선 계획이 마련됐다. 창의적 건축디자인과 개방형 도시공간, 경관조명 등을 반영해 랜드마크 거리를 조성하고, 건축한계선 확보 및 보도형 전면공지로 보행공간을 확장했다. 공공보행통로 신설도 포함됐다. 지구단위계획 신규 지정에 따라 특색 있는 건축설계나 지역특화용도 도입, 개방형공간 조성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용적률은 최대 1.1배까지 완화되고 최고높이도 5~10m 상향된다. 역세권별로는 길동역 노인시설, 굽은다리역 운동시설, 명일역 의료·청소년시설 등 지역 수요를 반영한 기능 도입이 유도된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 일괄 정비로 강남·동작·강동 등 주요 역세권의 중심기능이 강화되고 열악했던 보행환경과 도시경관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
'녹지 0% 회색도시'G밸리, 산업·주거·녹지 복합 거점으로 변신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2 07:10:00서울시가 1960년대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국내 최초 국가수출산업단지였던 구로·가산디지털단지(G밸리)를 산업, 생활, 녹지가 결합된 복합 거점으로 조성한다. G밸리 교학사 부지의 지상 24층 규모 업무·주거 복합단지 조성 추진을 시작으로 이 같은 서울시의 ‘서남권 대개조’ 구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G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특별계획구역 민간개발부지인 교학사 부지를 방문해 "새로운 세대의 요구에 대응하는 도시계획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교학사 부지 복합단지 조성은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준공업지역 제도 개선 방안이 적용된 첫 민간개발 사례다. G밸리는 산업기능 중심 개발이 길어지면서 시민과 근로자가 머물고 쉴 녹지와 여가 공간이 부족해 '회색 도시'의 이미지가 굳어진 곳이다. G밸리 면적 192만㎡ 중 공원과 녹지 비율은 0%에 그쳐 지식산업센터 건축 때 조성된 공개공지 150여개가 녹지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서남권을 신(新)경제·신생활 중심지로 재편하는 내용의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고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규제와 관리 위주로 이뤄졌던 기존 준공업지역을 제조업, 업무, 주거, 여가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대지면적 1만 5021㎡ 규모의 교학사 부지에는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의 주거·업무·전시장·갤러리·체육시설·공공도서관과 녹지공간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가로수와 띠 녹지를 확충한 '도심형 가로숲'을 조성하고, 활용도가 낮은 공개공지를 녹지 중심의 공유정원으로 전환해 G밸리를 서남권 대표 녹지생태형 산업 도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아울러 G밸리 주변 가리봉동과 가산디지털단지에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가산디지털단지역 '펀스테이션' 조성을 통해 생활·여가 네트워크로 연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녹지와 문화·여가 공간 확충을 통해 근로자의 휴식과 교류가 활성화되고 기업 간 창의적 협업 환경이 조성돼 G밸리의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10·15 대책' 후폭풍…신축 아파트 입주 전망 '빨간불'
부동산 분양 2025.12.12 07:00:00이달 신축 아파트 입주 여건이 수도권과 지방 모두 좋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8∼28일 설문 조사한 결과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75.5로 11월 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고 11일 밝혔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입주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며 100 이하는 반대다. 권역별로 수도권(68.9)은 6.7포인트, 도(74.1) 지역은 4.2포인트, 광역시(80.7)는 3.1포인트 하락했다. 주산연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에 따른 강력한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가 하락했다"면서 "비수도권 역시 시중은행 대출 여건 악화와 미분양 적체가 지속되며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76.6)과 인천(59.0)이 지난달 대비 각각 8.6포인트, 13.0포인트 떨어졌으나 경기(70.9)는 1.3포인트 올랐다. 정부의 10·15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으로 묶인 서울 25개 구와 경기 12개 지역의 신축 아파트 수요자가 비규제지역으로 밀려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소폭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주산연은 분석했다. 5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에서는 울산(100.0)이 지난달보다 33.4포인트 급등하며 유일하게 지수가 상승했다. 주산연은 울산 지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임금 상승과 성과 상여금 확대, 한미 간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지역 소비 심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광주(53.8) 21.2포인트, 대구(68.1) 12.8포인트, 부산(80.0) 8.8포인트, 대전(91.6) 8.4포인트 지수가 떨어졌다. 도 지역에서는 충북(62.5→71.4)과 경남(92.8→100.0)은 상승했지만, 충남(90.0→66.6)·강원(75.0→62.5)·경북(91.6→80.0)·제주(60.0→58.3)는 하락했다. 전북(87.5)과 전남(66.6)의 지수는 지난달과 같았다. 주산연은 "연말에 신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은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 새 아파트 입주 여건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
[트럼프 스톡커] '오라클 쇼크' 美 AI 불안, 월가는 中도 '뭉칫돈'
국제 정치·사회 2025.12.12 06:43:35뉴욕 증시의 기술주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0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낮췄다는 소식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오라클의 자본지출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에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 번 확산한 까닭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뿐 아니라 중국 AI 기업에도 막대한 투자를 쏟고 나섰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대(對)중국 견제 움직임에도 미중 AI 경쟁이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반영한 투자로 풀이된다. 이미 기업가치가 오를대로 오른 개별 미국 AI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중국 회사들의 굴기 사이에서 투자자들도 당분간 주판알을 바쁘게 튀길 태세다. ‘데이터센터 자본지출 급증’ 오라클 충격에 기술주 줄줄이 하락 1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세로 출발해 결국 0.26% 하락으로 마감했다. 전날 연준의 금리 0.25%포인트 인하와 미국 경제성장률 0.5%포인트 상향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은 특히 엔비디아(-1.55%)를 비롯해 애플(-0.27%), 아마존(-0.65%), 구글 모회사 알파벳(-2.43%), 브로드컴(-1.60%), 팰런티어(-0.20%) 등 AI 관련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와 기술주에 타격을 준 것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 오라클의 2026 회계연도 2분기(9~11월) 실적이었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돈 데다 자본지출 전망까지 올려 잡으면서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불안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10일 오라클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161억 달러, 조정 영업이익은 10.5% 증가한 67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68% 증가한 40억 8000만 달러를 거둬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 클라우드 판매도 34% 증가한 7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망치를 밑돌았다. 수주 잔액은 1분기 말 4550억 달러에서 2분기 말 5230억 달러로 680억 달러 더 증가했다. 시장에 결정타를 날린 부분은 데이터센터 투자분을 나타내는 자본지출이었다. 오라클은 2분기 자본지출이 약 120억 달러로 1분기 85억 달러보다 35억 달러 급증했다고 공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37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나아가 더그 케링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회에서 2026 회계연도 전체 자본지출 전망치를 약 5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 역시 기존 전망치보다 150억 달러나 많은 수치였다. 오라클은 그러면서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 전망치는 지난 10월 제시했던 670억 달러를 그대로 뒀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 계획만 급격히 늘렸다는 뜻이다. 오라클은 지난 9월 회사채도 180억 달러(약 26조 4000억 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과잉 투자 논란으로 최근 오라클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 등급 최하단에 근접했다.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009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창업주가 한때 ‘세계 최고 부자’ 됐던 오라클, 석달 만에 40% 급락 시장은 오라클의 계획에 싸늘하게 반응했다. 오라클은 지난 10일 정규장에서는 0.67% 올랐다가 실적 발표가 나온 뒤 시간외거래에서는 11.6% 급락했다. 이어 11일 정규장에서도 10.84% 폭락했다. 클레이 마고이르크 오라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성명을 통해 “오라클은 고성능이면서 비용 효율적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며 “우리는 자동화 수준이 매우 높기에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케링 CFO도 같은 날 실적발표회에서 “자본지출 대다수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에 쓰인다”며 “토지, 건물, 전력은 모두 임대를 통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터센터와 전력 설비가 완공돼 인도되기 전까지는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현 주가는 올 9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오라클의 주가는 9월 9일 1분기 실적 때 수주잔고가 44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증가했다고 밝힌 여파로 이튿날인 10일 35.95%나 치솟았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최대였다. 당시 오라클의 수주잔고는 시장 예상치의 두 배가량에 달했다. 오라클은 당시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의 매출이 전년보다 77% 많은 1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4년 뒤에는 해당 매출이 144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얹었다. 9월 10일 주가 폭등으로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하루 만에 1000억 달러 이상이 늘었다. 엘리슨 회장은 순자산을 3930억 달러로 불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3850억 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오라클은 1977년 설립된 소프트웨어 회사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시장을 지배하는 정보기술(IT) 공룡이다. AI 생태계에서는 기업용 플랫폼·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과 경쟁하고 있다. 오라클이 촉발한 투자 심리 위축은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줬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86달러(1.47%) 떨어진 배럴당 57.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월 20일 이후 두 달 만의 최저치다. 최근 내리막을 걷고 있는 국제 유가는 전날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반짝 반등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가는 중국 AI주에도 ‘뭉칫돈’…미중 패권 경쟁 ‘보험’ 미국 AI 관련주가 연일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월가는 최근 중국 기업에도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이 AI 패권 경쟁에서 완승을 거둘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태라 일종의 ‘보험’을 드는 투자로 해석된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중국 기술 기업들의 주가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회사들도 현지 AI 투자를 위해 미국 달러 표시 펀드를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몇 년 동안 중국을 외면했던 미국 기금도 중국 기업 투자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WSJ는 올 초 ‘딥시크’가 중국 AI 모델도 미국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뒤부터 관련 주식을 매입하는 미국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올 들어 10일까지 80% 이상 급등하며 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텐센트와 바이두도 약 50% 오르고, 캠브리콘도 120% 가까이 상승했다. 앞서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최근 내수 부진과 미중 갈등, 당국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내리막을 걸은 바 있다. 그러다 올 들어 10월까지는 중국 본토 증시에만 외국인 자금이 총 506억 달러(약 74조 원)나 유입됐다. 이는 2021년 이후 4년 만의 최대 규모다. 금융 정보 업체 ETF닷컴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중국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대표 ETF 2곳에만 5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에 20억 달러(약 2조 9460억 원)가, ‘인베스코 차이나 테크놀로지’에 18억 달러(약 2조 6514억 원)가 각각 순유입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7월 중국 기술주 ETF이 미국 상품보다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이터 제공 업체 LSEG에 따르면 미국의 뱅가드그룹, 블랙록, 피델리티의 대형 펀드들도 올해 알리바바의 홍콩 상장 주식량을 늘렸다. 심지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러퍼는 중국 기술 대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구글 등 미국 기업보다 낮다며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러퍼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헤지펀드 업체 아팔루사의 수장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데이비드 테퍼도 중국 기업을 두고 공개적으로 낙관론을 펼쳤다. 지난달 아팔루사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 회사의 전체 주식 투자분 70억 달러 가운데 가장 많은 16%의 비중을 차지한다. 월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허용 등 대중국 AI 정책을 둘러싸고 씨름을 하는 미국 정치권과는 다소 결이 다른 행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8일 미국 AI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엔비디아의 고사양 칩 ‘H200’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의회는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 AI 기술 수준을 두고 미국 정치권과 월가, 중국 당국 등이 각기 다른 시각을 내비치는 모양새다. 중국이 AI 자립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내느냐에 따라 미국 기술주에 대한 ‘거품론’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 가운데에서도 AI 사업으로 미래에 확실히 수익을 낼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이 더 좁혀질 수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1.8%+α 성장' 이끌 한국판 테마섹…뭐길래[Pick코노미]
경제·금융 정책 2025.12.12 05:30:00정부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해 국가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를 설립한다. 싱가포르 테마섹 등을 벤치마킹해 국부를 적극적으로 불려간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적어도 2027년까지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잠재성장률(1.8%) 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국형 국부펀드 추진 계획을 보고받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투자공사(KIC)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기 때문에 적극적 투자가 어렵다”며 “유망한 해외 기업을 M&A할 수 있는 새로운 펀드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지분 등 물납재산을 국부펀드의 초기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속세 물납 대상에 상장 주식을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국부펀드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 단위의 투자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이어 내년을 한국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경제정책 기획·조정 강화 △잠재성장률 반등 △민생 안정과 양극화 대응 △전략적 글로벌 경제 협력 △적극적 국부 창출 △재정·세제·공공 혁신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 지원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되 그 이익을 산업 생태계 전반과 공유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새롭게 조성된다. 확장재정 원칙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성장률을 반등시키려면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확장재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가 11일 실시한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금융·재정·규제 완화 대책이 총망라돼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다는 게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인 셈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싱가포르 재무부 산하의 투자지주회사 테마섹 등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부펀드 신설’을 추진한다. 최대 1300조 원의 국유재산을 효율적으로 불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으려는 포석이다. 현재 한국투자공사(KIC)는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투자하느라 포트폴리오형 투자자에 가깝지만 별도의 제2국부펀드를 만들면 인수합병(M&A)이나 경영 참여 등 훨씬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KIC와 달리 해외뿐 아니라 국내 투자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직후 브리핑에서 한국형 테마섹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부 창출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M&A·부동산 등 투자처를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기룡 기재부 차관보는 “KIC는 해외투자를, 한국형 테마섹은 가급적 국내투자 쪽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00조 자산으로 유망기업 M&A…확장재정 통해 성장 뒷받침 기재부는 이날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대규모 수주 지원과 이익 공유 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 전략수출금융기금을 만들겠다는 구성도 내놓았다. 방산·원전 등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따내고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놓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재원은 정책금융을 통해서 혜택을 보는 기업들이 일부 기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역할을 보완하는 개념”이라며 “위험은 정책금융기관이 다 짊어지고 이익은 수출기업들이 다 가져간다면 좀 불공정하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내후년에도 확장재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려면 당분간 내년 수준의 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확장재정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국민 여유 자금의 국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개인 투자용 국채에 3년물을 추가 도입한다. 현재 발행 종목은 5·10·20년물이라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KIC 보유한 외환투자로는 한계…구윤철 "투자처 가리지 않을 것" 기업 투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마련됐다. 정부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국내 생산 촉진 세제는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생산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자본시장 장기 투자를 ‘투 트랙’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내 주식시장 전용으로 개별 종목 또는 통합 상품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주회사의 지분 규정 완화 방안도 확정됐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자회사(지주회사의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한 규정을 50% 이상이면 허용하도록 완화된다. 다만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지방 투자와 연계하도록 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반도체 업종 특례 규정을 마련한다. 더불어 전략산업이 민간·정책 자금을 설비 확대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기 임대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분야 지주회사가 금융리스업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구 부총리는 “금산분리 기본 원칙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업이 경영 상황에 맞춰 세무조사 착수 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도 도입된다. 국세청이 조사 착수를 통보한 시점부터 3개월 범위 내에서 납세자가 원하는 날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세 당국이 쥐고 있던 ‘조사 착수 일정’ 권한을 과감히 민간에 이양하는 조치로 세무조사를 기업 옥죄기 수단이 아닌 ‘정기 건강검진’ 개념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해외칼럼] 능력주의에 대한 공격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12 05:0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와 첫 번째 임기 사이의 여러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전문가 계층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었다. JD 밴스 부통령은 “전문가들의 생각보다 우리의 상식을 믿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과 관련된 의료 전문가들의 견해를 연이어 뒤집고 있고,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개인에 대한 충성심보다 전문성을 중시하는 법무부 관리들을 줄줄이 몰아내고 있다. 이는 미국 문화혁명의 일환으로 현재 미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유능한 엘리트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시도다. 지난 수십 년 간 아이비리그 졸업장과 특정 기술·훈련으로 무장한 이른바 능력주의 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재계, 정부, 언론과 문화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전문가 계층이 자신이 속한 사회와의 접점을 잃은 채 자만심에 빠진 기술 관료 집단으로 변모한 것 또한 어김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를 쏟아내기에 앞서 능력에 기반한 엘리트의 부상이 옳은 방향으로의 역사적 이동이었음을 기억하자. 그 전의 현실은 어땠는가. 당시에는 혈연과 가문, 종교, 명문사립학교와 클럽 등 학연의 연줄로 엮어진 ‘올드보이 네트워크’가 소속원들의 출세를 보장해주었다. 능력본위제(meritocracy)는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았다. 능력과 학문적 탁월성에 바탕을 둔 승진 제도가 확립됐고, 카톨릭·유대인·아시아인·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기득권층 내부로 진입했다. 능력주의는 혈통보다 능력을, 상속받은 재산보다 일을 중시했다. 능력주의는 양질의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동문 혹은 주요 기부자 자녀에게 입학 특례를 제공하는 레거시 입학이나 인종 할당제와 같은 비실력적인 제도를 축소한다. 그러나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능력주의를 매도하면서 이를 더 낡고, 조잡하며 부식성 강한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바로 초부유층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노골적인 금권주의(plutocracy)다. 우리는 억만장자 각료들로 채워진 역사상 가장 부유한 정부를 갖고 있다. 어마어마한 부의 소유자는 무슨 일이건 훌륭히 해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으로 간주된다. 이 같은 사고의 뒷면에는 오만함이 자리 잡고 있지만 진정한 문제는 이해상충이다. 지난 5월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와 그들의 아들들이 설립한 암호화폐 회사는 아랍에미리트(UAE)의 국가안보보좌관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나히안이 지배하는 회사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2주 후 백악관은 미국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UAE의 접근권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UAE 측 협상 대표는 타눈이었고, 이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백악관 내 인사는 위트코프였다. . 거의 패러디에 가까운 금권정치의 한 예가 민간 기부자들의 자금으로 신축되는 3억 달러 짜리 백악관 연회장이다. 기부자들의 재산은 연방 계약, 규제 결정, 담합금지법 집행, 관세와 수출 라이센스에 의해 좌우된다. 트럼프는 “미국인 납세자들이 경비를 단 한푼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대단한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가 거대 기업에 특혜를 요구할 때는 특별 대우,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댓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게 역사가 일러주는 교훈이다. 게다가 실제로 비용을 지급하는 주체는 납세자들이다. 차라리 납세자들이 연회장 건설에 직접 자금을 댄다면 상대적으로 돈이 덜 들어갈 것이다. 현재 첨단 기술 업체를 이끄는 억만장자들은 그들이 누리는 백악관 접근권을 기꺼워할 것이다. 그 접근권의 대가는 백악관 억만장자 클럽에 가입할 돈과 인맥을 갖추지 못한 채 바로 지금 이 시간에도 차고에서 땀 흘리며 고생하는 젊은 사업가들이 지급하게 될 것이다. 이미 초부유층에게 큰 혜택을 주는 세법으로 인해 오늘날의 재벌들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세습 엘리트로 변할 것이고, 각 엘리트 가문은 대대로 권력과 특권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적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반대다. 토마스 제퍼슨에게 사회를 세우는데 있어 자연이 가르쳐 준 가장 소중한 교훈은 사회가 덕성과 재능에 기반한 자연적인 귀족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가장 훌륭한 정부는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지도자들을 선택한다. 잘못된 모델은 부와 출생에 근거한 인위적 귀족제였다. 제퍼슨은 이 같은 시스템이 미국에서 힘을 얻지 못하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맞는 얘기다. -
[로터리] 이해관계자 경영이 경쟁력이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12 05:00:00한국 금융 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은행 중심의 시장구조, 혁신보다 규제를 우선시하는 정책 환경,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수익의 부진 등이 대표적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회사 내부를 보면 단기 성과에 치우친 경영, 장기 투자와 혁신 기업 지원 능력의 부족은 이미 지적돼온 약점이다. 금융 산업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본 확충이나 규제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되살려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으로 떠오르는 것이 이해관계자 경영이다. 이는 고객·임직원·투자자·지역사회·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경영의 중심에 두는 관점이다. 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신뢰를 확보하는 현대적 경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이를 기반으로 한 국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최상위 등급인 ‘DJSI 월드’ 지수에서 수년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서도 세계적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JB금융과 같은 지방금융지주사도 글로벌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규모가 아닌 철학이 경쟁력을 만든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ESG 경영의 성과만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해관계자 모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는 경영 철학의 강력한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ESG는 일시적 유행이나 홍보 도구로 머물 위험이 있다. 국제 경쟁력은 단기간에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인 철학·문화·신뢰의 결과물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올해 창립 68주년을 맞은 교보생명의 경험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교보생명 창업자인 고(故) 신용호 회장과 2세 경영인 신창재 회장은 ‘보험 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보험협회(IIS)의 보험명예전당 월계관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창업자와 후계 경영자 모두 세계 보험 산업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기회주의적 경영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문화를 살리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기업가정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교보생명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기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을 개발하며 인재양성에 기여했다. 또 교보문고·대산문화재단을 통해 한국의 문학·출판·교육 생태계를 육성하는 독보적 모델을 구축해왔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국민 교육, 문화 발전,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주변 이해관계자까지 아우르는 경영은 세계 보험 산업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고객·임직원이라는 핵심 이해관계자와 지역사회·환경 등 주변 이해관계자를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재무 성과와 사회적 영향의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을 함께 달성하려는 경영 철학은 오늘날 ESG 경영이 지향하는 최고 수준의 프레임 워크다. 이러한 모델은 ‘한국형 이해관계자 경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증 사례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결국 급변하는 경제·사회 환경 속에서 금융 산업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이해관계자 경영의 철학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한국 금융 산업의 미래는 규모가 아니라 신뢰와 철학에 달려 있다. -
[사설] 李정부 첫 업무보고 생중계…'보여주기'에 그쳐선 안 돼
오피니언 사설 2025.12.12 00:00:00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부처별 내년도 업무보고가 11일 시작됐다. 이날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의 첫 업무보고는 사상 처음으로 TV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분수령에 서 있는 것 같다”며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는 공직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기재부 업무보고에서는 내년도 ‘1.8%+α’의 성장을 뒷받침할 확장재정의 필요성,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 등이 논의됐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해 지주사 특례법으로 금산분리 규정을 풀어주는 방안도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도중 공직자들에게 “잘하고 있다”며 칭찬도 하고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질책도 했다. 대통령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직접 질문을 던지며 “속도감 있게 바로 실행하라”고 주문하는 장면은 생방송을 보는 국민에게 신선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정책의 디테일을 세세히 드러내 보여주는 이 대통령의 모습은 소통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업무보고 생중계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날 업무보고는 핵심 개혁 과제를 제시보다 장밋빛 전망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줬다. 노동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산재 예방 등 노동 분야 성과를 장황하게 언급했다. 반면 70만 ‘쉬었음 청년’ 대책을 거론하면서도 노동 개혁 등 당사자 간 이해가 첨예한 이슈는 회피했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한 지적은 하지 않고 “노동부는 고용은 물론 노동자 보호가 주 업무가 돼야 한다”며 노동자 출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을 치켜세웠다. 국민이 진정 보고 싶은 것은 부처의 자화자찬이나 대통령의 덕담과 질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일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업무보고에서는 기업을 옥죄는 시대착오적인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살릴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논의가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한다. 집권 2년 차는 개혁 실현을 위해 국정 동력을 극대화해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다. 소중한 정부 업무보고를 단순한 국정 홍보의 이벤트로 허비해서는 안 된다. -
이수희 강동구청장 "한강 그린웨이로 만족도 높이고 고덕비즈밸리로 청년 유입 늘리고”
사회 사회일반 2025.12.11 22:10:45“강동 한강 그린웨이는 주민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한층 높이는 미래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동 한강 그린웨이는 강동구를 지나는 한강, 우리 구를 둘러싼 산과 숲을 잇는 하나의 생태 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2022년 당선된 초선 구청장인 그는 강동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중 하나로 ‘강동 한강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래여울마을에서 고덕천, 고덕산을 거쳐 한강 근처 암사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4.9㎞ 구간에 전망대, 수변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구청장이 이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강동구의 지리적 특성과 무관치 않다. 한강과 접한 다른 자치구와 달리 강동구는 잠실수중보, 암사취수장 등의 영향으로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군사보호구역 등 여러 규제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한강 수변 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구청장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날 것’ 그대로인 생태환경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규제 때문에 개발하기 어려우니 생태 자원이 보존됐고, 서울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자연 생태계 체험도 할 수 있다”며 “규제를 풀자고 오랜 시간을 허비하기보단 현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지난해 10월 개발 타당성 용역 추진과 더불어 한강변의 친환경 정비에 나섰다. 사업은 암사 초록이음길, 한강누리길, 고덕 생태누빔길, 여울마루 쉼터길의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추진했다. 올 4월 개통한 암사초록길은 암사 초록이음길의 한 구간으로 러너와 산책하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당초 2011년 시작했으나 2개월 만에 공사가 중단된 이 사업은 2020년 ‘10만 시민 서명운동’ 등을 벌인 끝에 재개됐고, 올해 개통했다. 서울 최초로 올림픽대로 위를 덮개로 덮은 이곳은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석양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구청장은 “강동 한강 그린웨이는 역사와 생태가 공존하는 공간, 수변 감성 공간, 자전거 라이더의 쉼터 등 각 구역 특성을 반영해 조성될 것”이라며 “특히 주민들의 동선을 한강으로 확장해 주민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 취임 후 강동구는 더욱 젊은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강동구의 30~40대 주민은 15만 8646명(10월 말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4번째로 많다. 최근 4년 간 30~40대 인구 증가율도 8.7%다. 강동구가 젊은 층의 집결지가 된 것은 서울 동부권 최대 상업·업무 복합단지인 ‘고덕비즈밸리’와도 무관치 않다. 이케아를 포함해 23개 기업이 입주했고, 올해 안에 2곳이 더 입주할 예정이다.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기업 종사자만 약 1만 명. 조만간 JYP도 이곳으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인 데다 자족8부지까지 분양을 마치면 강동구의 인지도가 한 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강동구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교통도 편할 뿐 아니라 서울 지역에 사옥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셈”이라며 “주말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휴식 여가 공간으로의 개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젊은 세대 유입이 지속되는 만큼 보육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강동구의 출산율은 5년 연속 서울시 5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에만 2400명이 태어났다. 학부모의 자녀 교육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구청장은 어린이집 교사가 돌보는 1인 당 아동 수를 법정 기준보다 줄였고, 교육청·대학·학교 등와 협력해 학교별 특화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더베스트 강동 교육벨트’를 운영하고 있다. 강동구는 현재 내년 예산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의 재정자립도는 25%에 불과해 다른 구 대비 절반 수준인 데다 복지 분야에서 매칭 사업들이 늘며 고정비용이 크게 늘었다”면서도 “꼭 필요한 곳 위주로 예산을 재편성한 만큼 남은 기간 예산을 슬기롭게 사용해 구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준다는 마음가짐으로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발행규모 큰 스테이블코인…'중요 원화코인' 지정한다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5.12.11 22:01:14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 발행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중요 코인’으로 지정하고 차등 규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금융위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2단계법 정부안 초안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받았다. 금융위의 최종 법안은 한국은행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아직 국회에 공식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는 이날 스테이블코인 이용자 수와 발행 규모를 기준으로 중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중요 스테이블코인은 한은과의 협의를 거쳐 지정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우려가 큰 한은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 형태다. 민주당 TF의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를 벤치마킹한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한국은행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통제권이라기보다는 자료 제출 요구권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률상 명칭은 ‘디지털지급토큰(가칭)’으로 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확정된 명칭이 아니라 내부 검토 과정에서 임시로 사용하는 형태라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등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에서 유통될 경우 국내 지점을 두도록 하는 방안이 보고됐다. 금융위는 발행 주체와 감독권 등 남은 쟁점을 조율한 뒤 19일 대통령실에 정부안을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이 확정되고 나면 민주당은 22일 민간 자문위원들과 2차 회의를 열어 세부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민주당 TF 자문위원은 “2차 회의부터는 자문위원도 정부안을 직접 검토하게 되며 이후 여러 차례 TF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을 바탕으로 이달 안에 의견 조율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인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의원안은 이미 충분히 준비돼 있으며 정부안이 제출되면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병합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가 담긴 가상자산 2단계법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발행 요건과 정책협의체의 만장일치 합의제 등을 놓고 한은과 정부·여당 내에서 이견이 제기되면서 지연되고 있다. 한은은 시중은행 지분이 51%를 넘는 컨소시엄에만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금융위와 여당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이제는 국회에서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의견 조율은 12월 안에 끝내고 1월부터 발의 후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리벨리온, NPU 기반 레드햇 오픈시프트 AI 공개
산업 IT 2025.12.11 18:17:09리벨리온이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선도기업 '레드햇(Red Hat)'과 함께 '리벨리온 NPU 기반 레드햇 오픈시프트 AI'를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솔루션은 '레드햇 오픈시프트 AI'와 리벨리온의 NPU, 고효율 추론 엔진인 vLLM(LLM 성능 향상 SW)을 결합해 검증된 풀스택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을 제공한다. 리벨리온 NPU 기반 레드햇 오픈시프트 AI는 AI 추론 최적화를 위해 핵심 요소를 통합해, 하드웨어(NPU)는 물론 모델 서빙(vLLM)까지 추론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검증된 풀스택 AI 추론 플랫폼이다. 리벨리온은 이 플랫폼이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추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플랫폼은 고객의 AI추론 최적화를 위한 핵심 요소를 통합했다. 리벨리온의 NPU는 AI 추론에 최적화된 아키텍처로 설계돼 기존 GPU 대비 최대 3.2배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며 서버·랙 단위에서 데이터센터의 구축 및 운영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춰준다. 또 풀스택 소프트웨어와 주요 오픈소스 AI 프레임워크 지원을 통해 GPU와 동일한 수준의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부터 모델 서빙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검증된 풀스택 AI 추론 플랫폼을 제공한다. 리벨리온의 소프트웨어 스택은 ‘레드햇 오픈시프트 AI’에서 최적화되어 실행되며 오버헤드를 줄이고 배포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해당 플랫폼은 주요 기능은 △확장 가능한 엔터프라이즈급 AI 지원(vLLM 통합으로 고처리량·저지연·고효율 추론 운영) △보안 강화 및 규제 준수(온프레미스 기반 데이터 보호 및 요건 대응) △운영 단순화(NPU를 GPU처럼 쉽게 운영할 수 있는 통합 관리 환경) △유연한 확장성(코어부터 엣지까지 선형 확장이 가능한 인프라) 등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AI서빙과 추론이 본격화되며 기업들은 성능과 비용, 데이터 주권을 모두 만족시키는 실용적인 인프라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으로 레드햇과 리벨리온은 AI 추론의 요소가 제각각이던 기존 방식 대신 하드웨어부터 모델서빙까지 오픈소스를 이용하여 통합되고 검증된 추론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써 기업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AI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GPU 중심의 환경을 넘어 NPU 기반 추론 인프라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스티븐스 레드햇 AI 부문 수석부사장 겸 CTO는 "엔터프라이즈 AI의 미래는 단일 구조의 독점 스택을 넘어서는 아키텍처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리벨리온과의 협업은 레드햇의 '모든 모델, 모든 가속기, 모든 클라우드' 전략을 구현하는 데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與 "스테이블코인법 내달 당 차원서 발의"
정치 정치일반 2025.12.11 17:56:16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가 담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핵심 쟁점의 합의에 근접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목표였던 연내 입법이 불발된 만큼 정부안 제출 여부와 무관하게 내년 1월 의원 발의로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11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금융위로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앞서 여당은 10일까지 정부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한은과 금융위 간 쟁점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지연됐다. 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 “한은과 금융위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쟁점이 해소됐고 발행 주체 등 해소되지 않은 몇 가지 부분도 조만간 해소된다고 했다”며 “저희는 더 강력하게 조속히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쟁점은 발행 주체다. 한은은 시중은행 지분이 51%를 넘는 컨소시엄에만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금융위는 핀테크 등 비은행권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병덕 의원은 “구체적인 합의안은 듣지 못했지만 ‘거의 다 좁혔다’는 말을 한은이 ‘은행권 51%’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그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고, 은행권 51%를 주장하며 만장일치 합의제를 요구하는 것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도걸 의원도 “한은이 어느 정도 양보를 했다는 게 아니겠나”라며 “큰 쟁점에 거의 합의를 이뤄서 조만간 정부안을 낼 수 있을 거라고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정부안 제출과 별개로 당 차원의 논의를 먼저 시작하고, 내년 1월께 법안을 발의한다는 입장이다. 22일에는 자문위원들과 회의를 열고 입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이제는 국회에서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의견 조율은 12월 안에 끝내고, 1월부터 발의 후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이미 의원안은 충분히 나와 있고, 정무위 차원에서 (추후) 정부안이 나오면 병합 심사를 하면 된다”며 “결국 한은과 금융위의 쟁점 조율이 남은 것인데 안 되면 정치적 결단으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성진 칼럼] 기득권에 포획된 나라의 청년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1 17:55:44중소 제조 업체를 경영하는 60대 중반의 K 사장은 얼마 전 자신이 청년 시절 창업해 수 십년간 일궈온 기업을 매물로 내놓았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아들이 있지만 아버지가 키운 기업을 이어받으려 하지 않아서다. 수익성 높은 알짜 기업이 사모펀드 등에 팔리고 되팔리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모두 사라질 게 걱정은 됐지만 매각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창업주 고령화에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면서 매물화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삼일PwC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주인이 바뀐 국내 중소기업이 1065개사에 달했다.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도 21만 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27.5%가 자녀 승계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유로는 ‘자녀에게 무거운 책무를 주고 싶지 않아서(42.8%)’와 ‘자녀가 원하지 않아서(24.7%)’가 꼽혔다. 자칫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근간인 중소 제조업의 대가 끊길 판이다. 청년들의 취업 기피는 더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가 해당 월 역대 최대치인 31만 4000명에 달했다. 청년층(15~29세)에서 취업자는 17만 70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낮은 44.3%로 1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청년 취업난은 경기 둔화로 인한 고용 위축의 영향도 있지만 양극화된 노동 구조의 경직성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다. 청년층 ‘쉬었음’ 급증은 고용보험 제도가 ‘실업자 생계 유지 장치’로 전락한 탓이 크다. 최저임금의 80%에 연동된 실업급여 하한액이 계속 오르면서 비과세소득으로 분류되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최저임금 기준 월급과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 그냥 쉬어도 일하는 것 못지않게 소득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근로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청년의 가업 승계 기피는 기업들에 가해지는 세제·법제 부담이 가장 큰 장애 요소다. 청년들이 일할 의욕도 기업할 의지도 없다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한강의 기적’ 세대의 유업을 계승한 현 세대의 경제 성과가 후대로 이어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를 기업할 맛나는 나라, 일할 의욕이 넘치는 나라로 탈바꿈시키는 혁신 없이는 위기 탈출이 어렵다. 혁신을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무엇보다 거대 노조의 기득권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고용 시스템을 성과 중심 체계로 유연화해야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가 돌아간다. 노동 경직성을 더 악화시켜 청년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주4.5일 근무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65세로의 정년 연장도 퇴직 후 재고용 원칙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뒤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첨단 업종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완화 등 노동 유연화에 더 힘써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징벌적’ 상속세율도 낮춰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을 정도로 현행 상속 세제는 문제가 많다. 30억 원만 자녀에게 상속해도 50%의 무거운 상속세율을 적용받는다. 심지어 최대주주에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인 60%의 세율이 부과된다.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등 노동 관련 규제에 대한 보완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기업 승계 기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 기업을 물려주는 게 ‘부의 이전’이 아닌 ‘고통의 승계’라는 한탄이 더는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 우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통찰을 곱씹어 봐야 한다. 스티글리츠는 정당과 관료의 자체 속성만으로도 자원 분배의 왜곡이 발생하며, 특정 집단의 이익 추구가 이를 더 심화시킨다고 봤다. 정부가 이익집단에 포획당한다는 이른바 ‘포획설’ 이론이다. 거대 노조에 포획된 현 정부의 모습이 이에 겹쳐진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득권 구조를 해체해야 청년들에게 밝은 미래를 남겨줄 수 있다. 그 시작은 운동권 출신 386세대가 지배하는 국회의 특권 박탈이어야 할 것이다. 자원 분배의 왜곡을 초래하는 불량 입법이나 양산하는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고 보수도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집권 6개월 차를 막 지난 이재명 정부가 새해에는 ‘특권 내려놓기’ 실천을 솔선수범하기를 권한다. -
상장 주식도 '상속세 물납' 허용 검토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11 17:50:27정부가 상속세 물납 대상에 상장 주식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상장 주식도 상속세 물납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만 상속세로 낼 수 있고 상장 주식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김 실장의 발언은 이날 이 대통령이 상장주식 물납 허용 여부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실장은 "비상장주식은 이미 물납 대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상장 주식은 쉽게 팔 수 있어 팔아서 현금화해서 납부하라는 취지로 허용하지 않았지만 금액이 크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상속세로 낼 수 있는 재산은 국내 부동산, 유가증권 정도로 제한돼 있다. 유가증권도 상장 주식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극히 일부 처분이 제한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3년 전 사망하자 유족이 상속세 4조7000억원을 NXC 비상장 주식(지분율 30.65%)으로 납부한 게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부처 차관급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임명해 소관 품목 물가 관리를 주도하는 ‘민생안정방안'도 보고했다. 우선 부처별 차관급들이 물가안정책임관으로서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소관 품목들의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수급 관리, 할인 지원, 할당관세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담합 방지, 유통구조 개선, 생산성 강화 등 근본적인 물가 안정 대책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석유류 값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 및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 지급도 내년 2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올해 연말 종료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천 원의 아침밥 △취약 계층 에너지 바우처 △전 국민 교통비 정책 패스 △통신비 데이터 안심 옵션 등 생활비 경감 정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이 밖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의 국비보조율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내년 하반기에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
1300조 자산으로 유망기업 M&A…확장재정 통해 성장 뒷받침
경제·금융 정책 2025.12.11 17:49:18기획재정부가 11일 실시한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금융·재정·규제 완화 대책이 총망라돼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다는 게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인 셈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싱가포르 재무부 산하의 투자지주회사 테마섹 등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부펀드 신설’을 추진한다. 최대 1300조 원의 국유재산을 효율적으로 불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으려는 포석이다. 현재 한국투자공사(KIC)는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투자하느라 포트폴리오형 투자자에 가깝지만 별도의 제2국부펀드를 만들면 인수합병(M&A)이나 경영 참여 등 훨씬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KIC와 달리 해외뿐 아니라 국내 벤처 투자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직후 브리핑에서 한국형 테마섹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부 창출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M&A·부동산 등 투자처를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이날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대규모 수주 지원과 이익 공유 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 전략수출금융기금을 만들겠다는 구성도 내놓았다. 방산·원전 등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따내고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놓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재원은 정책금융을 통해서 혜택을 보는 기업들이 일부 기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역할을 보완하는 개념”이라며 “위험은 정책금융기관이 다 짊어지고 이익은 수출기업들이 다 가져간다면 좀 불공정하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내후년에도 확장재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려면 당분간 내년 수준의 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확장재정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국민 여유 자금의 국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개인 투자용 국채에 3년물을 추가 도입한다. 현재 발행 종목은 5·10·20년물이라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기업 투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마련됐다. 정부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국내 생산 촉진 세제는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생산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자본시장 장기 투자를 ‘투 트랙’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내 주식시장 전용으로 개별 종목 또는 통합 상품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주회사의 지분 규정 완화 방안도 확정됐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자회사(지주회사의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한 규정을 50% 이상이면 허용하도록 완화된다. 다만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지방 투자와 연계하도록 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반도체 업종 특례 규정을 마련한다. 더불어 전략산업이 민간·정책 자금을 설비 확대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기 임대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분야 지주회사가 금융리스업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구 부총리는 “금산분리 기본 원칙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업이 경영 상황에 맞춰 세무조사 착수 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도 도입된다. 국세청이 조사 착수를 통보한 시점부터 3개월 범위 내에서 납세자가 원하는 날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세 당국이 쥐고 있던 ‘조사 착수 일정’ 권한을 과감히 민간에 이양하는 조치로 세무조사를 기업 옥죄기 수단이 아닌 ‘정기 건강검진’ 개념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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