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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 최고등급 획득
산업 기업 2025.12.17 09:48:03현대글로비스(086280)가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주관하는 ‘2025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CDP는 각국의 주요 상장 및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이슈 대응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전세계 금융기관의 투자 지침서로 활용되며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글로벌 지속가능 100대 기업 등과 아울러 가장 신뢰도 높은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기후변화 대응 관련 16개 영역 140여개의 항목을 평가받았다. 평가 등급은 리더십A부터 리더십A-, 매니저먼트B, 매니저먼트B- 등 총 8개로 나뉜다. 현대글로비스는 기후변화 관련 비즈니스 전략과 대응체계 구축, 발생 가능한 리스크 및 기회 분석, 탄소 가격 변화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하고 투자 안건 심의에 적용한 점(내부탄소가격제)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23년 ‘NET ZERO Special Report’를 공개하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실천 중이다. 구체적으로 2024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엔진 자동차운반선(PCTC)을 도입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그 규모를 3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당 PCTC들은 육상전원 공급설비(AMP) 사용이 가능한 선박인 만큼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거래제 등 친환경 규제 강화에도 무리 없이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AMP란 정박 중인 선박에 육상의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을 말한다. 선박은 부두에 접안해 있는 동안 선내 냉동·냉장설비 등을 사용하기 위해 벙커C유 등을 이용한 자체 유류발전을 하기 때문에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자체 유류발전을 하지 않고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면 오염물질 배출은 확연히 줄어든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미주·아시아에 위치한 해외법인은 2030년까지, 유럽 및 국내 본사의 경우 2040년까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 임직원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韓 디지털 규제로 美 774조 손실”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09:46:44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를 강하게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가 연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 청문회에서다. 이들은 “유럽의 미국에 대한 빅테크 규제가 한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입법 등 빅테크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1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미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반독점소위위원장(공화, 위스콘신)은 "유럽연합(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규제가 한국으로 확산돼 우려된다"며 "브라질, 일본, 호주 등에서도 규제가 목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국가들이 미국의 혁신만 모방하고 미국 기업을 규제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미국은 무역 영향력을 활용해 이런 정책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럴 이사 의원(공화, 캘리포니아)도 "한국, 호주, 대부분의 유럽 국가, 브라질 등 우리가 동맹으로 여기는 국가들조차도 (디지털 규제를 통해) 미국의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며 "우리 가장 가까운 동맹국 사이에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사 의원은 그러면서 한국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대 교수 시절의 칼럼 글을 팻말에 적어 소개하기도 했다. 팻말에는 "왜 수 많은 미국인, 특히 중서부 '러스트 벨트' 백인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는가? 그들의 박탈감의 원인은 국경 너머에 있지 않다. 본질은 성장의 혜택을 공정하게 나누지 못한 미국 내부의 정치와 시스템 실패에 있다. 트럼프는 이 분노의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해당 칼럼은 주 위원장이 지난 8월 '슬로우뉴스'에 '한미 동맹은 미국산 서비스상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의 한 부분이다. 주 위원장은 이후 9월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사 의원은 "(주 위원장이) 미국을 폄훼하고 깎아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사 의원은 "30여년 전 무역회의 참석 차 한국을 방문했다"며 "삼성 등 주요 기업은 미국 대표단에 '한국에 와서 투자하고 기술을 이전하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한국의 역량과 관련한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들은 미국 제품 구매, 합작투자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기술 이전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사태를 언급하며 "불법으로 자국 노동자를 데려온 행위가 최근 이 정부에 의해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는 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망사용료 및 온라인플랫폼 규제 등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하원에서 강경한 발언이 나오면서 향후 한국의 빅테크에 대한 정책 집행 과정에서 미국과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미 무역대표부(USTR)은 이날 X(엑스, 옛 트위터)에 유럽연합(EU)의 미국 기업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비판하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EU식 전략을 추구하는 다른 국가에도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 행정부가 한국이 EU식 디지털 규제 전략을 취한다고 보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 국회에서는 쿠팡 정보유출 사태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 등이 일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들도 한국의 규제 흐름에 날을 세웠다. 미 비영리정책연구단체 컴페테레 재단 생커 싱햄 회장은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법과 개입주의적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 결합은 주로 미국계 대형 디지털 플랫폼에 부담을 주는 반면, 한국 내 재벌 연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덜 제약을 받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분석 모델을 활용해 추정한 결과 이로 인해 한국 경제가 10년간 최대 4500억~47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고 미국도 수출 감소와 혁신 약화로 10년간 최대 5000억~5250억달러(약 774조 원)의 장기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역시 증인으로 참석한 오를레앙 포르투에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도 "한국, 브라질, 호주, 일본 등이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에서 영감을 받은 규제를 검토 중"이라며 "미국은 선제적 전략으로 이런 추세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DMA를 시행하는 국가에 상호관세나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고, 의회가 세계 각국이 DMA와 같은 법을 추진하고 있는지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각국의 디지털 규제를 막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무부와 미 무역대표부(USTR)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각국과 양자 및 다자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이날 참석한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인을 위한 정책이 아닌 빅테크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데만 집중했다. -
“불법사채, 대부업 정상화가 해법”
경제·금융 은행 2025.12.17 09:45:00불법 사채는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뿌리 뽑기 어려우며 대부업 규제 완화와 기능 회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의 법정 최고금리로는 저신용자 대출이 어려워 취약 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만큼 대부 업체의 자금 조달 문을 넓히고 변동형 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대부금융협회 주관 ‘제16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신용평점 700점 이하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부업의 기능이 약화된 결과 생계형 긴급 자금이 필요한 금융 취약층의 불법 사채 유입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과 저축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사의 저신용자 신규 공급액은 2021년 51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33조 7000억 원으로 3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도 31.1%에서 23.9%로 하락했다. 문제는 제도권 금융을 쓰지 못하는 이들이 찾는 대부업마저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 업체들의 신용대출액은 2015년 말 11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조 9000억 원으로 9년 만에 56.3%나 감소했다. 대출 이용자도 267만 9000명에서 70만 8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교수는 대부업 위축의 원인을 법정 최고금리에서 찾았다. 그는 “대부금융의 신용대출 원가는 22~23% 수준”이라며 “법정 최고금리 20%는 대부금융사의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부업 규제를 풀고 수익원을 다양화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수익성이 악화되면 금융사는 대출 거절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포용 금융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은행의 대부 업체 여신을 확대하고 법률 개정을 통해 자산 유동화 및 공모채권 발행 등 조달 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소액 대출에 대해 특례금리를 적용하는 페이데이론이나 연동형 최고금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2022년 이후 상승한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위험 비용이 대출금리에 합리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전했다. 콘퍼런스를 주관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대부금융의 공급 기능이 위축되면서 취약 계층의 합법적인 선택지가 사라져 많은 이들이 불법 사채를 선택하고 있다”며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대부금융이 제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되면 불법 사채는 자연히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중진공, 중소기업 혁신·융합촉진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
산업 중기·벤처 2025.12.17 09:18:39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 혁신 및 융합촉진 유공 ‘규제개혁 분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중진공은 전날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주관한 ‘2025 대한민국 중소기업 규제 합리화 대상’에서 중소기업 혁신 및 융합촉진 유공 ‘규제개혁 분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중소기업 혁신 및 융합촉진 유공은 기업활력 제고와 규제애로 발굴·개선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중진공은 전국 단위 현장규제 개선 활동 등 규제개혁 분야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단체부문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찾아가는 중진공’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총 80여 회 현장 방문을 통해 규제·애로사항 621건을 청취했으며 이 중 505건은 즉시 현장답변으로 해결해 기업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또한 지역 규제애로 간담회 ‘S.O.S Talk’나 규제애로 전담창구인 기업성장응답센터, 기관 혁신 추진을 위한 국민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국민참여단 등 다양한 상시 소통 채널을 운영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 부담 경감과 현장애로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혁신특구 등 정부 제도와 연계해 지역전략산업과 신산업·신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에도 힘쓰고 있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이번 대통령 표창은 중진공이 추진해 온 현장 중심 규제혁신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현장 규제개선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스톡커] 美증시 24시간 거래, '국장 엑소더스' 빨간불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08:17:49나스닥을 필두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미국 증권거래소들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사실상의 24시간 거래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국내 증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 개인(서학개미) 등 해외 투자자 비중이 빠르게 늘다 보니 이들의 자금을 더 강하게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이 이미 글로벌 자본시장 자금의 60~70%가량을 흡수하는 상황에서 투자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외 환경에 취약한 한국의 경우 자칫 주식시장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만큼 24시간 거래 체제의 편의를 최대로 누릴 수 있는 나라인 까닭이다. 뉴욕 증시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거래 시간이 겹칠 경우 양국 시장은 지금보다 더 뚜렷한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다. 다만 미국 주가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미국 증시가 24시간 체계에 돌입하면 이미 하루 종일 거래가 되는 가상자산 시장과도 자본 유치 경쟁을 더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24시간 거래 위한 서류 SEC에 제출”…‘240조원 보유’ 서학개미 정조준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나스닥이 해외 투자자 수요 급증을 이유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4시간 주식 거래 도입을 위한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나스닥의 서류 제출이 주 5일 하루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첫 공식 행보라고 설명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는 현재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정규장을 연다. 정규장 앞뒤로는 개장 전 거래(오전 4시~9시 30분)와 시간외 거래(오후 4시~8시)를 각각 운영한다. 이를 모두 더하면 총 16시간이다. 만약 나스닥이 주 5일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하면 주간 거래(오전 4시~오후 8시)와 야간 거래(오후 9시~다음날 오전 4시)라는 두 개 체제가 도입된다. 오후 8~9시에는 거래가 중단되기에 정확하게 말하면 23시간 거래 체제다. 주간 거래에서 오전 9시 30분 개장과 오후 4시 폐장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야간 거래에서 오후 9시부터 밤 12시 사이에 체결된 거래는 다음 거래일의 매매 건으로 간주한다. 로이터는 24시간 거래 체제의 성공적인 도입은 증권정보 처리 시스템 개선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권예탁결제기관(DTCC)이 내년 말까지 상시 주식 청산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척 맥 나스닥 북미시장 수석부사장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연장 거래 시간대 매매량은 정규장보다 훨씬 적지만 야간시간대 거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스닥은 지난 3월 이번 계획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당시 탈 코헨 나스닥 사장은 “규제 당국과 논의를 시작했다”며 “내년 하반기에 주 5일 24시간 거래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나스닥은 심지어 6월에 한국까지 찾아와 투자자들에게 이 계획을 상세히 소개했다. 개릭 스태브로비치 나스닥 데이터프로덕트 헤드 등은 6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주식 담당자들을 만나 아시아의 주 5일 24시간 거래 수요, 야간 주식 거래 과제와 필수 요건, 지수 공급자의 역할 변화 등을 설명했다. 24시간 거래 체제 전환의 주요 표적이 한국 등 아시아 투자자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미국 양대 거래소인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는 전 세계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외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만 약 17조 달러(약 2경 5066조 원)에 달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으로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도 1626억 7229만 달러(약 239조 8600억 원)에 이른다. 107년 만에 ‘세계 1등 거래소’ 지위 넘겨받은 나스닥…NYSE, CBOE도 ‘종일 거래’ 가세 나스닥이 거래 시간대를 확 늘리고 나선 것은 더 많은 해외 자금을 유치해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서울경제신문이 세계거래소연맹(WFE)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나스닥의 시총은 올 6월 말 31조 9635억 5975만 달러(약 4경 7130조 원)를 기록해 30조 8384억 849만 달러(약 4경 5471조 원) 규모의 뉴욕증권거래소를 처음으로 제쳤다. 나스닥의 시총은 10월 말 35조 6731억 8469만 달러(약 5경 2600조 원)까지 불어 뉴욕증권거래소(32조 3129억 9526만 달러)와의 격차를 점점 벌렸다. 나스닥이 이달까지 7개월째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거래소로 군림하는 셈이다. WFE에 따르면 나스닥의 시총은 6년 전인 2019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11조 달러대 규모로 24조 달러가 넘었던 뉴욕증권거래소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글로벌 유동 자금이 대거 풀리고 비대면 기술이 각광을 받던 2020~2021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시기에도 뉴욕증권거래소 시총은 나스닥보다 3조~6조 달러 정도 더 많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기술주에 대한 미국과 해외 투자가 급증하면서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켰다. 나스닥은 1971년 2월 8일 뉴욕증권거래소와는 다른 자동 거래 시스템을 앞세워 출범한 시장이다. 출범 초기부터 벤처 기업이나 정보기술(IT) 회사들의 자금 조달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나스닥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다르게 물리적인 거래소도 보유하지 않는다. 투자자와 시장조성자들이 데이터센터 거래 시스템을 통해 주식을 직접 매매한다. 이는 시장조성자가 전통적인 경매 방식으로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뉴욕증권거래소와는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나스닥은 본래 월가 근처에 있던 본사도 2019년부터 맨해튼 타임스퀘어로 옮겼다. 상장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보다 많은 4000여 곳에 달한다. 주식 유동성, 수수료, 주주 수, 시총, 실적 등 상장 요건이 뉴욕증권거래소보다 낮기에 입성한 기업이 더 많다. 상장사 대다수가 당장의 현금 흐름은 좋지 않지만 미래 성장성은 높은 기업들이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 대부분도 뉴욕증권거래소가 아닌 나스닥에 쏠려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24시간 거래 체제 전환을 노리는 거래소는 나스닥뿐이 아니다. 올해 나스닥에 글로벌 시총 1위 거래소 자리를 내준 뉴욕증권거래소도 내년 하반기 전환을 목표로 관련 준비에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792년 24명의 거래 중개인들이 월가의 버튼우드 나무 그늘 아래에 모여 맺은 주식시장 규제·수수료율 합의 ‘버튼우드 협정’을 기원으로 삼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거래소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18년쯤부터 대영제국의 후광을 업은 영국의 런던증권거래소(LSE)를 제치고 세계 시총 1위 거래소로 도약했다. 이후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냉전, 베트남 전쟁, 오일 파동,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성장 등 여러 위기 속에서도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지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107년 만에 같은 나라의 나스닥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뉴욕증권거래소는 미국 뉴욕 월가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상장 회사는 총 2400여 곳이다. 나스닥과 달리 주요 상장사 상당수가 연식이 오래되고 현금 흐름이 좋은 금융·제조·유통 우량 대기업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최근 24시간 거래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대륙간거래소(ICE)와 더불어 북미 지역 최대 파생상품거래소다. 한국에도 변동성지수(VIX)로 유명한 거래소다. VIX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한 지수로 ‘공포 지수’라고도 불린다. 이 밖에 금융 중심지 기능이 점점 뉴욕에 밀리고 있는 런던증권거래소도 최근 거래 시간 연장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서학개미·외국인 낮 시간 동반 이탈, 환율 급등 우려…李 ‘코스피 5000’ 구상도 흔들 미국 증시에 24시간 거래 체제가 도입되면 한국 등 해외 투자자들도 정규장 외 시간에 발생하는 변수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지금도 대체거래소(ATS)를 통해 24시간 내내 미국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물론 월가 내에서는 유동성 저하, 변동성 확대, 수익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상시 거래 전환을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간대 확대로 국내 코스피·코스닥은 자금 이탈을 겪을 수 있다. 가뜩이나 들쑥날쑥한 유동성이 항시적으로 분산될 수 있는 까닭이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유동성이 지역별 시차를 활용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아시아로 24시간 순환하는 구조가 유지됐다. 한국거래소(KRX)와 국내 ATS인 넥스트레이드의 경우도 거래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다. 노동조합과 금융투자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도 늘어날 공산이 커졌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직전인 2019년만 해도 24억 567만 달러(약 3조 5471억 원) 수준이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320억 5261만 달러(47조 2615억 원)로 13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투자가들까지 한국의 낮 시간 동안 미국 증시 거래에 몰두할 경우 국내 시장 유동성은 급격히 쪼그라들 수 있다. 외국인은 15일 코스피에서 9570억 원을 팔아치운 데 이어 16일에도 1조 344억 원을 순매도하며 10거래일 만에 지수를 400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달러 환율은 어느덧 148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미국과 한국 간 증시 거래 시간 격차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달성’ 구상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국 거래소들이 실제 시간을 연장하기까지 아직 1년 정도 시간이 남은 만큼 한국의 금융 당국도 자본 유출과 환율 방어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거래소 운영 시간 확대에는 일본·중국·홍콩 등 다른 아시아권 증시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도 만만찮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대출 막힌 강남 아파트에 2만 명 몰렸다…‘10억 로또 청약’ 경쟁률 487대1
부동산 분양 2025.12.17 07:47:0010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00대 1을 넘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역삼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44가구 모집에 2만1432명이 신청해 전체 평균 경쟁률은 약 487.09대 1을 기록했다. 전날 특별공급에는 43가구 모집에 총 1만1007명이 신청해 255.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59㎡형 20억 1200만 원, 84㎡형 26억 9700만∼28억1300만 원, 122㎡형 37억 9800만 원이다. 입주는 2028년 8월 예정이다. 역삼센트럴자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758번지 일원에서 역삼동(758·은하수·760)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지하 3층~지상 17층, 4개 동, 총 237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 59~122㎡ 8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2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조성된다. 주변에 도곡초, 역삼중, 도곡중, 단국대사대부중·고, 진선여중·고 등이 있으며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깝다. 이마트 역삼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롯데시네마 도곡점 등 쇼핑·문화시설과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도 도보권이다. 단지 주변에 매봉산, 도곡근린공원, 양재천 등의 자연환경도 갖췄다. 인근 구축 아파트인 개나리아파트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35억 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약 10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역삼·대치 중심지에 자리한 입지 역시 강점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강남의 중심 입지에 위치해 교통·교육·생활 3박자를 모두 갖춘 단지"라며 "이에 맞춰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지에 차별화한 상품들이 도입된다"고 말했다. -
“송파·동작·영등포 집값 상승에 주택 사업 경기 회복세”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5.12.17 07:05:00서울 아파트 시세 상승에 힘입어 수도권 주택 시장 경기 전망이 회복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서울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11월보다 23.3포인트 오른 95.0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내다보는 응답 비율이 높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6.6포인트 오른 79.4, 인천은 21.7포인트 오른 79.3으로 수도권 지역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주산연은 정부의 10·15 대책 시행 직후 일시적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 경기 전망이 위축됐다가 서울 송파·동작구 등 인기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에 힘입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규제가 적용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제외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풍선 효과'가 나타나며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주산연의 한 관계자는 "강력한 대출규제와 규제지역 지정,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으로 거래량 자체는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았지만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송파, 동작, 영등포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사업자들의 심리가 개선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명일동, 1만가구 주거타운 변신…삼익그린2차 등 4곳 재건축 시동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7 07:00:00서울시 강동구 명일동이 노후 아파트들의 잇따른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총 1만 가구 규모의 주거타운 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고덕현대와 명일신동아 아파트에 이어 삼익그린맨션2차 등 4개 단지가 정비계획 수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신축 단지 준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명일동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있는 둔촌동, 고덕그라시움 등이 들어선 고덕동과 함께 강동구의 대표 주거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6일 서울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고덕주공9, 명일 한양, 우성 등 4개 단지의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안건이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강동구청은 올해 삼익그린맨션2차(5~6월), 고덕주공9(10월), 명일 한양(10월)의 정비계획 결정안 공람을 진행했다. 또 이달 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우성의 정비계획안을 공람한다. 정비계획안이 공람에 이어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하면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삼익그린맨션2차는 1983년 12월 용적률 171%의 최고 15층 2400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최고 40층, 3353가구 규모의 대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아파트지구의 개발기본계획을 정비계획에 준하는 조건으로 인정하는 옛 주택건설촉진법 규정을 근거로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조합은 10월 말 서울시에 도시계획위 심의 상정을 요청하고 정비계획안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람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고덕주공9 아파트는 최고 49층 1816가구, 명일한양은 최고 49층 1160가구, 우성은 최고 49층 999가구로 각각 재건축이 계획돼 있다. 이 같은 재건축 추진 시동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에 삼익그린맨션2차 전용면적 84㎡ 매매 가격은 9월 27일 19억 6000만 원의 신고가로 거래돼 올해 2월 14억 원대에서 5억 원 올랐다. 인접 단지인 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으로 2019년 6월 준공된 래미안솔베뉴의 동일 주택형 매매 가격이 9월 27일 신고가인 22억 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시세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명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0·15 대책 발표 후 삼익그린맨션2차 등 재건축 단지들은 매물이 많지 않고 매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들은 규제의 영향으로 시세 하락을 기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고 호가를 낮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덕현대는 최고 49층 952가구, 명일신동아는 최고 49층 947가구로 각각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올해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해 확정됐다. 삼익맨션은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 설립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익맨션 재건축 조합은 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된 1개 동 주민들이 분담금 등의 문제로 반발하면서 해당 동을 분리한 정비계획 변경에 나섰다. 지상 39층 999가구를 조성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내년 상반기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사업시행인가를 추진한다. 이들 단지는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서울시의 정책인 ‘신속통합기획 2.0’ 적용에 따라 현재 가장 사업 단계가 앞선 삼익맨션을 시작으로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될 전망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1만여 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들로 탈바꿈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명일동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이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수요와 함께 인근 둔촌동, 고덕동의 재건축으로 조성된 단지들의 시세 상승에 힘입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명일동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명일·고덕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배재중·고교 등 명문 학교와 함께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주거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재건축 사업 완료 후 시세가 고덕동 단지들을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
"총격범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다"…시드니 해변 참사 막은 영웅은 '과일가게 아빠'
국제 인물·화제 2025.12.17 06:13:2315일(현지시간) 호주 세븐뉴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 일대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현장에서 총격범을 뒤에서 덮쳐 무기를 빼앗은 시민은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로 파악됐다. 그는 사건 당시 팔과 손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총격범이 나무 아래에서 사격을 이어가던 순간, 한 남성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긴 채 상황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장면이 담겼다. 아흐메드는 총격범의 뒤쪽에서 목을 끌어안고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장총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총을 잃은 총격범은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아흐메드가 겨눈 총 앞에서 잠시 주춤하다가 인근 보행자 다리 방향으로 물러나 도주했다. 이후 아흐메드는 총기를 내려놓고 두 손을 들어 흔들며 현장에 접근하던 경찰에게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알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시드니에서 작은 과일 상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가족들은 “아흐메드는 아직 병원에 있지만 의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의 사촌 무스타파는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에게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4일 오후 6시 40분쯤 본다이 비치와 인근 보행자 다리, 주차장 일대에서 발생했다. 장총으로 무장한 남성 2명이 약 10분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당시 현장에는 유대교 명절 하누카 첫날을 맞아 열린 행사와 주말 인파로 1000명 넘는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 있었다. 총성이 울리자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1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숨졌으며, 시민과 경찰관 등 2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체포된 또 다른 총격범은 중태 상태로 전해졌다. 총격범이 달아난 뒤에도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 도주한 범인은 인근 육교 위로 올라가 또 다른 총기를 들고 다시 사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아흐메드는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다른 시민들과 함께 빼앗은 총으로 맞섰고, 시민들은 그 사이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호주 지도자들은 이 시민의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본 장면 중 가장 믿기 어려운 순간이었다”며 “한 사람이 혼자 힘으로 무장한 범인을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선택이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성명을 통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를 우리는 목격했다”며 “이들은 분명한 영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인근 차량에서 사제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를 여러 개 발견해 해체 작업을 완료했다. 현재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로 규정하고 공범 여부와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1996년 이후 강력한 총기 규제를 유지해온 호주에서 관광객이 밀집한 해변에서 벌어진 이번 총격 사건은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
[트럼프 스톡커] '中봉쇄령' 美 AI 동맹, 李 1월 방중 부담 줄라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06:00:00미국이 중국과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한국 등 동맹·우방국들을 자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규합하고 나섰다. 사실상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미중 무역 전쟁을 유예한 상황에서 그때까지 중국에 의존하거나 위협받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대한 수출을 허용했음에도 이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다. 미국 내부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도록 한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미 미국 업체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략적 동맹 선언 종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추가적인 실익은 없는 반면, 외교적으로 가만히 있던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내년 1월 곧바로 중국을 답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힘 겨루기 속에서 자칫 미국의 엔비디아는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같은 기업까지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닻 올린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중국 AI 고립 시동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한국·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UAE)·호주 등 8개국과 첫 ‘팍스 실리카 서밋(최고회의)’을 개최하고 사실상 중국을 AI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선언문을 작성했다. 팍스 실리카 선언에는 UAE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총 7개국이 참여했다. UAE와 네덜란드가 불참한 것은 각각 중동과 유럽연합(EU)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팍스 실리카’는 미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주변국을 한데 모은 협의체다. ‘평화’를 의미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 ‘실리카(Silica)’를 합친 단어로 미국이 AI 세계 질서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가 공개한 선언문에서 이들 국가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우리의 공동 경제안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한다”며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노력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협력 강화 분야에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을 포함한다고 적시했다. 선언문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공정한 시장 질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 국가는 “경제안보를 위해서는 강압적 의존을 줄이고 공정한 시장 관행을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공급업체와 새로운 연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비시장적 관행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 생산과 불공정 덤핑(대량 저가 판매) 관행 등 시장 왜곡에서 민간투자를 보호하고 민감 기술과 핵심 인프라를 부당한 접근, 영향력, 통제로부터 지키는 데 있어 각국의 정책 이행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팍스 실리카를 추진하는 것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AI 산업의 핵심 자원인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해 미국을 압박하자 동맹국과 연대해 이에 맞서는 핵심 공급망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대만 문제를 두고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아예 하루 전인 11일 워싱턴DC의 미국평화연구소(USIP) 행사에서 미국과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공동 문서에 미리 서명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 “팍스 실리카는 중국의 방대한 기술 산업 투자를 따돌리고 미국의 핵심 광물 접근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중대 위협으로 인식하면서 중국이 AI·양자컴퓨팅 투자를 통해 21세기 경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HBM·배터리 등 담당할 듯…중국과 교류할까 ‘노심초사’ 참여국들은 조만간 세부 분야별 실무 그룹을 구성해 AI 공급망 협력·분담 과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은 AI 반도체 아키텍처(설계 구도)를 비롯해 가속기·플랫폼·장비 등의 산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술 표준 제정과 달러화 금융 지원, 경쟁국 제재 주도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공급과 첨단 원천기술 협력, 싱가포르는 물류와 기술·자본의 중개, 영국은 AI 규범과 외교, 이스라엘은 칩 설계와 군사·보안 기술, 호주는 희토류·리튬·우라늄 등 원자재 제공 등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경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주축으로 HBM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와 일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 2차전지와 에너지 가공 분야도 한국이 강점을 갖는 분야다.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팍스 실리카 서밋이 참여국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에 앞선 10일에도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과 워싱턴DC에서 따로 만나 제10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가졌다. SED는 한미 외교당국이 포괄적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차관급 정례 협의 채널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두 차관은 이번 협의에서 한미 공동의 경제 안보 조치 강화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우방·동맹국들을 등한시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갑자기 ‘형님 노릇’을 하고 나선 것은 주변국들이 중국과 교류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UAE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동 순방에서 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대가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약속해 놓고 한참을 머뭇거린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이 UAE가 중국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안보 위험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UAE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량에 한도를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UAE에 약속한 엔비디아 칩 수출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끈질긴 로비로 결국 5개월이 지난 10월께에 겨우 승인됐다. UAE는 이번 팍스 실리카 선언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팍스 실리카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당사국은 시장 경제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팍스 실리카 자체가 공정한 시장 경제를 해친다는 뜻이었다. 엔비디아 ‘H200’ 안 받는다는 중국, 주지 말라는 美의회…곳곳서 ‘수출 허용’ 비판만 중국을 미국 반도체에 의존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엔비디아 H200 대(對)중국 수출 결정도 사방의 공격만 받고 있다. H200은 미국이 기존에 중국 수출을 허용했던 ‘H20’보다는 성능이 훨씬 낫고, 최첨단 칩인 ‘블랙웰’보다는 사양이 낮은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한다는 이유로 ‘AI 차르(러시아 황제)’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의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국에서 개발된 반도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또한 여야, 상·하원을 막론하고 이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고 “중국 기업들에 최첨단 칩 판매를 승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시절 달성한 특별한 전략적 우위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이 자국산보다 더 앞선 칩을 수백만 개 구매하도록 허용하게 하는 것은 AI 산업 내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또 엔비디아가 화웨이 AI 칩의 성능을 과장해 정부에 로비했다며 수출 허가 결정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러트닉 장관과 황 CEO를 청문회에 소환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수출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법무부가 5000만 달러 규모의 H200 밀수 단속을 발표한 것은 모순”이라며 러트닉 장관에게 오는 19일까지 H200의 군사적 악용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실제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규제를 푼 8일 ‘H100’과 H200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중국계 남성 2명을 구금했다. 미국 상원도 최근 H200의 중국 수출을 30개월 동안 금지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최근 “공산주의 중국의 침략 행위를 뒷받침하는 투자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중국 AI 기업에 투자하는 월가에도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월가는 미국 AI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거품론’으로 지지부진하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중국 기술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 들어 80% 이상 오르는 등 중국 AI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공비행을 하자 뱅가드그룹, 블랙록, 피델리티 등 월가의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이들의 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의 항상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는 12일에도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허용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미국에서 원하는 바를 많이 얻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엔비디아 H200 칩 수출 문제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완화한 새 국가안보전략(NSS), 중일 간 갈등 국면에 대한 침묵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반드시 억제해야 하는 위협이 아니라 협상해야 할 주요국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책사로 활동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H200 수출 허용 문제를 비판했다. ‘로비왕’ 젠슨 황은 일단 증산…실익 없는 ‘선언적 메시지’, 한중 회담에만 부담 엔비디아는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중국 수출 물량을 증산한다는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들의 H200 주문량이 현재 생산량을 초과함에 따라 이 칩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이미 엔비디아와 접촉해 H200의 대량 구매를 논의했다는 보도였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수입 제한 입장과 달리 현지 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FT는 이와 관련해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서 “승부사는 승부사를 알아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황 CEO에게 동질감을 느껴 대중국 수출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를 통제하는 방식과 황 CEO가 엔비디아를 운영하는 방법이 닮았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황 CEO는 애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달리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없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로비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에는 4년간 5000억 달러(약 740조)에 이르는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H200을 너무 널리 쓰면 이제 막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화웨이, 캠브리콘 등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점도 고민하는 상태다. 중국은 최근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자국 기업이 H200을 구매할 때 일정 비율의 국내 칩을 함께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직후인 9~12일 4거래일 내리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AI 압박 전략이 잇따라 어그러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동맹 규합이 한국의 국익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의 HBM 물량의 절대 다수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2차전지 분야나 에너지 등 다른 공급망도 달라질 부분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팍스 실리카를 뜯어 보니 ‘중국과 교류하지 마라’는 선언적인 메시지 외에 실익은 없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동맹국이라고 해서 그간 더 우대했던 지점도 전혀 없다. 게다가 한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중국과 극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과도 다른 외교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중일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관 속에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등을 두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 대통령이 내년 1월 중국과 일본을 나란히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태다. 한국은 시 주석이 지난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만큼 답방을 통해 한중 협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달 3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여러 분야에 대해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시 주석과 (지난달 1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헤어지며 ‘올해 안으로 방중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AI를 비롯한 각종 공급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만 믿어야 하는지, 중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 정부의 외교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서민 대출금리 상한두니 …미국선 신용취약층 대출 '뚝'
경제·금융 은행 2025.12.17 06:00:00대출 최고금리 상한을 도입한 미국 일부 주에서 제도 시행 이후 취약 계층의 대출 건수(계좌 수)가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을 보호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행했지만 되레 이들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400만 가구의 신용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3개(사우스다코타·노스다코타·일리노이) 주에서 대출금리를 연 36%로 제한한 이후 나타난 변화를 추적했다. 해당 연구는 은행 대출을 제외한 페이데이론(초단기 소액대출), 할부 대출 등 고금리 비은행 소비자 대출을 대상으로 삼아 금리 상한을 두지 않은 주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금리 상한제를 도입한 주에서는 신용점수 하위 10%에 해당하는 고위험 차주의 대출 계좌 수가 약 20% 줄어들었고 대출 잔액도 평균 15~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차주의 연체율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상환 여력이 개선됐다고 볼 만한 변화도 확인 못했다. 금리 규제가 취약 계층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대신 대출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셈이다. 금리 상한제 도입의 이득은 중간층이 봤다. 제도 도입 후 중간 신용계층의 대출 잔액이 신용구간별로 7~11% 증가했고 대출 계좌 수도 8~14% 늘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연체율도 하락했다. 중간층의 경우 정부의 지원 타깃은 아니다. 당국의 개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보고서는 “금리 상한제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분석 결과 이 제도를 지지하는 이들의 기대와 달리 신용 취약층은 더 낮은 비용의 대출을 찾지 못했고 연체 위험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유튜브도 인스타도 틱톡도 싹 다 보지 마"…한국도 호주처럼 10대 SNS 금지될까
정치 정치일반 2025.12.17 05:00:00세계 각국이 미성년자 SNS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마약과 관련한 불법 정보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국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 규제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 발언, 여야 의원들과 질의 응답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민주공화국 헌법정신에 입각한 균형적 시각에서 여러 사회 현안을 조정해 온 경험과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합의제 행정기관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정한 질서 조정자라는 방미통위에 부여된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활의 근본 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민주적 기본 질서를 근본에서 위협하는 허위 조작 정보와 관련 해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마약이나 성 착취물과 같은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청소년 SNS 사용 규제에 관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보호 문제는 중요한 과제 중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대상으로 업무를 추진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호주는 세계 최초로 아동·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 금지를 법적 의무화 했다. 이에 따라 16세 미만 호주 미성년자는 앞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김 후보자는 "방미통위를 모든 국민과 미디어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공정한 질서 속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이 소통하는 데 촉진자가 될 '국민소통위원회'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며 공영방송의 책무, 재원 등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고 전 국민 미디어 접근권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
[열린송현] 스튜어드십코드, 소통 체계 구축이 우선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17 05:00:00매년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 익숙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기관투자가는 “원칙에 따른 판단이었다”고 설명하고 기업은 “그 원칙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본래 기관투자가가 책임 있는 주주로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수익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관투자가들은 저마다 의결권 행사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기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는 외부에서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이사의 선임, 배당정책, 정관 변경 등 기업 입장에서 중대한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가가 반대할 때조차 그 사유는 대체로 추상적인 표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그러한 추상적 설명을 바탕으로 스스로 개선 방향을 추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투명한 구조가 매년 반복되며 제도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의결권 자문사인 ISS나 글래스루이스의 권고는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 사실상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규제 환경이나 사업 구조가 복합적인 업종의 경우 획일적인 기준으로는 기업의 실질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권고의 설득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기준이 본질적으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국내 기업의 지배 구조나 제도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개별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는지, 나아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형성된 것인지도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행동주의 주주의 활동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라는 목표에 이견은 없지만 때로는 비교적 사소한 쟁점이 과도하게 분쟁화되거나 대화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 공개적 압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보는 시장에 불필요한 긴장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오히려 건설적 논의의 여지를 좁힐 수 있다. 따라서 공개적 문제 제기가 필요한 사안과 협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는 사안을 구분하는 노력이 제도의 성숙을 위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도의 방향을 단정하기보다는 그 운용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되짚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성찰과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해외의 사례는 적절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영국·일본·독일·싱가포르 등은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하며 기관투자가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의결권 행사에 대한 설명 책임과 기업과의 건설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단순히 원칙의 형식적 준수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에 그쳐서는 안 되며 기업의 실질적 성과와 장기적 가치 창출 역량을 충실히 평가하고 이를 견인하는 기제로 기능해야 한다는 치열한 고민의 결과로 해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한 규제 강화나 개입 확대를 논의하기보다 명확한 책임 규정과 충실한 소통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현재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장의 신뢰 속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
국립예술단체 결국 지방으로?…李대통령 “서울예술단, 광주로 빨리 가야”
문화·스포츠 문화 2025.12.17 02:44:34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에 대해 “빨리 해야 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국립예술단체의 지방이전에 속도가 다시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은 윤석열 정부 때 문체부의 역점 사업이었는데 새 정부 들어 보류됐다가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광역시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육성에 대해 질의하면서 “서울예술단을 광주로 옮기기로 한 것 있죠. (서울에서 광주로) 옮기면 ‘광주예술단’으로 이름을 바꾸나”라고 운을 뗐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올 초 나온 것인데 아직 의견 수렴이 안돼 보류시키고 있다”며 “내년 초에 확정하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갑자기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논의가 있지 않았나. (서울예술단이) 광주로 간다고 다 알려져 있는데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며 “그것도 빨리 어떻게 해야 하는데. 따로 보고해 달라.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취소되지 않는 정책이잖아요, 그러면 해야죠. 뭔가 거기에 맞게”라고 지적했다. 앞서 올해 3월 나온 문체부의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에서는 국립예술단체 가운데 1순위로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을 내년 초 광주와 대구로 각각 이전하고 나머지 국립예술단체들도 이후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등 모두를 지방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 정부 들어 보류된 것이 이번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지역균형 성장은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이기도 하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문체부의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기조와 다른 의견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대해 질문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상당한 이익이 생겨나는데 (문체부가) 민간에게, 특정 개인에게 허가를 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게 사실 도박이잖나. 국가가 특수한 목적에서 도박을 허가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며 “문체부가 나중에 정책 결정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가를) 왜 개인에게, 특정 업체에 내주냐. 그러니 특혜라고 한다”며 “이런 건 공공영역에 내 주고, (그러면) 수익을 공적으로 유익하게 쓴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GKL·파라다이스·인스파이어 등 13개 법인, 17개 영업장이 영업중이다. 내국인도 가능한 오픈카지노인 강원랜드 카지노까지 포함하면 국내의 카지노는 총 14개 법인, 18개 영업장이다. 이중에서 GKL과 강원랜드만 공기업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기업이다. 물론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모든 안건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아니다. 그는 이른바 ‘뮷즈’(박물관 기념품)를 기획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정용석)을 향해서도 “엄청나게 팔았다면서요. 잘하셨다”고 칭찬했고,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이 기획한 ‘분장 대회’ 행사에 대해서도 “아주 아이디어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이 “장기간 공석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강훈식 비서실장을 향해 “인사 안 하고 뭐 하셨느냐”고 농담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최휘영 장관은 “지금 절차가 진행중”라고 해명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립박물관의 재유료화 추진과 궁궐의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세금을 내서 관리비를 대신 내주고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사용하는 정도는 비용 부담하는 게 맞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서는 “무료로 하면 격이 떨어져 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귀하게 느낄 필요도 조금 있는 것 같다”라고 했고 20년동안 동결됐다는 궁능(궁궐과 왕릉)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는 “일부는 현실화 해야 겠네요”라고 언급했다. 한편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이 모두 관계된 서울시의 ‘종묘 앞 145m 초고층 개발’과 관련해선 “(세계유산법) 규제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인근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는 세계유산법 시행령을 오는 18일 입법 예고한다. 허민 청장이 “내년 3월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면 서울시가 영향평가 의무를 받게 돼 개발이 안 된다”고 밝히자 이 대통령은 “어쨌든 초고층으로는 안된다, 아직 결론이 못 난 상태군요”라고 말했다. -
[사설] 부처별 ‘물가차관’ 지정, 기업 팔 비틀기 돼선 곤란
오피니언 사설 2025.12.17 00:05:00정부가 각 부처 차관급 10여 명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품목별로 물가를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458개 전 품목을 대상으로 각 부처 차관이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을 점검하고 책임지는 방식으로 물가를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고공 행진을 하면서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본격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2.6% 올라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부가 관권으로 기업의 팔을 비틀어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역대 정부도 물가가 불안할 때마다 품목별로 물가를 관리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08년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하자 52개 생필품을 묶은 ‘MB물가지수’를 만들어 물가와의 전쟁을 벌였다. 2012년에는 일명 ‘배추 차관보’ ‘석유 국장’ ‘쌀 국장’ 등 품목별 담당자를 두고 공공요금 동결과 생필품 가격 억제에 나섰지만 물가는 외려 급등했다. 최근의 물가 불안은 환율 급등,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등 구조적 요인 탓이 크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압박하고 가격을 억지로 누르면 시장이 왜곡되기 마련이다. 과거에도 견디다 못한 기업들이 정권 교체기를 틈타 제품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는 관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낡은 발상을 버리고 하루빨리 근본적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올 6월 식품·외식 업계 간담회에서 “기업 판매가를 정부가 규제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여 고비용 물류 구조를 혁신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게 정공법이다. 또 할당관세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원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고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기업을 고물가 대책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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