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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동, 1만가구 주거타운 변신…삼익그린2차 등 4곳 재건축 시동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17 07:00:00서울시 강동구 명일동이 노후 아파트들의 잇따른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총 1만 가구 규모의 주거타운 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고덕현대와 명일신동아 아파트에 이어 삼익그린맨션2차 등 4개 단지가 정비계획 수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신축 단지 준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명일동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있는 둔촌동, 고덕그라시움 등이 들어선 고덕동과 함께 강동구의 대표 주거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6일 서울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고덕주공9, 명일 한양, 우성 등 4개 단지의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안건이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강동구청은 올해 삼익그린맨션2차(5~6월), 고덕주공9(10월), 명일 한양(10월)의 정비계획 결정안 공람을 진행했다. 또 이달 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우성의 정비계획안을 공람한다. 정비계획안이 공람에 이어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하면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삼익그린맨션2차는 1983년 12월 용적률 171%의 최고 15층 2400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최고 40층, 3353가구 규모의 대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아파트지구의 개발기본계획을 정비계획에 준하는 조건으로 인정하는 옛 주택건설촉진법 규정을 근거로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조합은 10월 말 서울시에 도시계획위 심의 상정을 요청하고 정비계획안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람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고덕주공9 아파트는 최고 49층 1816가구, 명일한양은 최고 49층 1160가구, 우성은 최고 49층 999가구로 각각 재건축이 계획돼 있다. 이 같은 재건축 추진 시동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에 삼익그린맨션2차 전용면적 84㎡ 매매 가격은 9월 27일 19억 6000만 원의 신고가로 거래돼 올해 2월 14억 원대에서 5억 원 올랐다. 인접 단지인 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으로 2019년 6월 준공된 래미안솔베뉴의 동일 주택형 매매 가격이 9월 27일 신고가인 22억 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시세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명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0·15 대책 발표 후 삼익그린맨션2차 등 재건축 단지들은 매물이 많지 않고 매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들은 규제의 영향으로 시세 하락을 기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고 호가를 낮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덕현대는 최고 49층 952가구, 명일신동아는 최고 49층 947가구로 각각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올해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해 확정됐다. 삼익맨션은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 설립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익맨션 재건축 조합은 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된 1개 동 주민들이 분담금 등의 문제로 반발하면서 해당 동을 분리한 정비계획 변경에 나섰다. 지상 39층 999가구를 조성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내년 상반기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사업시행인가를 추진한다. 이들 단지는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서울시의 정책인 ‘신속통합기획 2.0’ 적용에 따라 현재 가장 사업 단계가 앞선 삼익맨션을 시작으로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될 전망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1만여 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들로 탈바꿈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명일동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이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수요와 함께 인근 둔촌동, 고덕동의 재건축으로 조성된 단지들의 시세 상승에 힘입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명일동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명일·고덕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배재중·고교 등 명문 학교와 함께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주거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재건축 사업 완료 후 시세가 고덕동 단지들을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
"총격범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다"…시드니 해변 참사 막은 영웅은 '과일가게 아빠'
국제 인물·화제 2025.12.17 06:13:2315일(현지시간) 호주 세븐뉴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 일대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현장에서 총격범을 뒤에서 덮쳐 무기를 빼앗은 시민은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로 파악됐다. 그는 사건 당시 팔과 손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총격범이 나무 아래에서 사격을 이어가던 순간, 한 남성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긴 채 상황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장면이 담겼다. 아흐메드는 총격범의 뒤쪽에서 목을 끌어안고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장총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총을 잃은 총격범은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아흐메드가 겨눈 총 앞에서 잠시 주춤하다가 인근 보행자 다리 방향으로 물러나 도주했다. 이후 아흐메드는 총기를 내려놓고 두 손을 들어 흔들며 현장에 접근하던 경찰에게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알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시드니에서 작은 과일 상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가족들은 “아흐메드는 아직 병원에 있지만 의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의 사촌 무스타파는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에게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4일 오후 6시 40분쯤 본다이 비치와 인근 보행자 다리, 주차장 일대에서 발생했다. 장총으로 무장한 남성 2명이 약 10분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당시 현장에는 유대교 명절 하누카 첫날을 맞아 열린 행사와 주말 인파로 1000명 넘는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 있었다. 총성이 울리자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1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숨졌으며, 시민과 경찰관 등 2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체포된 또 다른 총격범은 중태 상태로 전해졌다. 총격범이 달아난 뒤에도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 도주한 범인은 인근 육교 위로 올라가 또 다른 총기를 들고 다시 사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아흐메드는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다른 시민들과 함께 빼앗은 총으로 맞섰고, 시민들은 그 사이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호주 지도자들은 이 시민의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본 장면 중 가장 믿기 어려운 순간이었다”며 “한 사람이 혼자 힘으로 무장한 범인을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선택이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성명을 통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를 우리는 목격했다”며 “이들은 분명한 영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인근 차량에서 사제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를 여러 개 발견해 해체 작업을 완료했다. 현재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로 규정하고 공범 여부와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1996년 이후 강력한 총기 규제를 유지해온 호주에서 관광객이 밀집한 해변에서 벌어진 이번 총격 사건은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
[트럼프 스톡커] '中봉쇄령' 美 AI 동맹, 李 1월 방중 부담 줄라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06:00:00미국이 중국과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한국 등 동맹·우방국들을 자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규합하고 나섰다. 사실상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미중 무역 전쟁을 유예한 상황에서 그때까지 중국에 의존하거나 위협받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대한 수출을 허용했음에도 이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다. 미국 내부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도록 한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미 미국 업체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략적 동맹 선언 종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추가적인 실익은 없는 반면, 외교적으로 가만히 있던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내년 1월 곧바로 중국을 답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힘 겨루기 속에서 자칫 미국의 엔비디아는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같은 기업까지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닻 올린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중국 AI 고립 시동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한국·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UAE)·호주 등 8개국과 첫 ‘팍스 실리카 서밋(최고회의)’을 개최하고 사실상 중국을 AI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선언문을 작성했다. 팍스 실리카 선언에는 UAE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총 7개국이 참여했다. UAE와 네덜란드가 불참한 것은 각각 중동과 유럽연합(EU)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팍스 실리카’는 미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주변국을 한데 모은 협의체다. ‘평화’를 의미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 ‘실리카(Silica)’를 합친 단어로 미국이 AI 세계 질서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가 공개한 선언문에서 이들 국가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우리의 공동 경제안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한다”며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노력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협력 강화 분야에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을 포함한다고 적시했다. 선언문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공정한 시장 질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 국가는 “경제안보를 위해서는 강압적 의존을 줄이고 공정한 시장 관행을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공급업체와 새로운 연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비시장적 관행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 생산과 불공정 덤핑(대량 저가 판매) 관행 등 시장 왜곡에서 민간투자를 보호하고 민감 기술과 핵심 인프라를 부당한 접근, 영향력, 통제로부터 지키는 데 있어 각국의 정책 이행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팍스 실리카를 추진하는 것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AI 산업의 핵심 자원인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해 미국을 압박하자 동맹국과 연대해 이에 맞서는 핵심 공급망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대만 문제를 두고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아예 하루 전인 11일 워싱턴DC의 미국평화연구소(USIP) 행사에서 미국과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공동 문서에 미리 서명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 “팍스 실리카는 중국의 방대한 기술 산업 투자를 따돌리고 미국의 핵심 광물 접근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중대 위협으로 인식하면서 중국이 AI·양자컴퓨팅 투자를 통해 21세기 경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HBM·배터리 등 담당할 듯…중국과 교류할까 ‘노심초사’ 참여국들은 조만간 세부 분야별 실무 그룹을 구성해 AI 공급망 협력·분담 과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은 AI 반도체 아키텍처(설계 구도)를 비롯해 가속기·플랫폼·장비 등의 산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술 표준 제정과 달러화 금융 지원, 경쟁국 제재 주도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공급과 첨단 원천기술 협력, 싱가포르는 물류와 기술·자본의 중개, 영국은 AI 규범과 외교, 이스라엘은 칩 설계와 군사·보안 기술, 호주는 희토류·리튬·우라늄 등 원자재 제공 등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경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주축으로 HBM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와 일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 2차전지와 에너지 가공 분야도 한국이 강점을 갖는 분야다.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팍스 실리카 서밋이 참여국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에 앞선 10일에도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과 워싱턴DC에서 따로 만나 제10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가졌다. SED는 한미 외교당국이 포괄적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차관급 정례 협의 채널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두 차관은 이번 협의에서 한미 공동의 경제 안보 조치 강화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우방·동맹국들을 등한시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갑자기 ‘형님 노릇’을 하고 나선 것은 주변국들이 중국과 교류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UAE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동 순방에서 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대가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약속해 놓고 한참을 머뭇거린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이 UAE가 중국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안보 위험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UAE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량에 한도를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UAE에 약속한 엔비디아 칩 수출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끈질긴 로비로 결국 5개월이 지난 10월께에 겨우 승인됐다. UAE는 이번 팍스 실리카 선언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팍스 실리카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당사국은 시장 경제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팍스 실리카 자체가 공정한 시장 경제를 해친다는 뜻이었다. 엔비디아 ‘H200’ 안 받는다는 중국, 주지 말라는 美의회…곳곳서 ‘수출 허용’ 비판만 중국을 미국 반도체에 의존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엔비디아 H200 대(對)중국 수출 결정도 사방의 공격만 받고 있다. H200은 미국이 기존에 중국 수출을 허용했던 ‘H20’보다는 성능이 훨씬 낫고, 최첨단 칩인 ‘블랙웰’보다는 사양이 낮은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한다는 이유로 ‘AI 차르(러시아 황제)’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의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국에서 개발된 반도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또한 여야, 상·하원을 막론하고 이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고 “중국 기업들에 최첨단 칩 판매를 승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시절 달성한 특별한 전략적 우위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이 자국산보다 더 앞선 칩을 수백만 개 구매하도록 허용하게 하는 것은 AI 산업 내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또 엔비디아가 화웨이 AI 칩의 성능을 과장해 정부에 로비했다며 수출 허가 결정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러트닉 장관과 황 CEO를 청문회에 소환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수출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법무부가 5000만 달러 규모의 H200 밀수 단속을 발표한 것은 모순”이라며 러트닉 장관에게 오는 19일까지 H200의 군사적 악용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실제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규제를 푼 8일 ‘H100’과 H200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중국계 남성 2명을 구금했다. 미국 상원도 최근 H200의 중국 수출을 30개월 동안 금지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최근 “공산주의 중국의 침략 행위를 뒷받침하는 투자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중국 AI 기업에 투자하는 월가에도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월가는 미국 AI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거품론’으로 지지부진하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중국 기술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 들어 80% 이상 오르는 등 중국 AI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공비행을 하자 뱅가드그룹, 블랙록, 피델리티 등 월가의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이들의 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의 항상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는 12일에도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허용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미국에서 원하는 바를 많이 얻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엔비디아 H200 칩 수출 문제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완화한 새 국가안보전략(NSS), 중일 간 갈등 국면에 대한 침묵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반드시 억제해야 하는 위협이 아니라 협상해야 할 주요국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책사로 활동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H200 수출 허용 문제를 비판했다. ‘로비왕’ 젠슨 황은 일단 증산…실익 없는 ‘선언적 메시지’, 한중 회담에만 부담 엔비디아는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중국 수출 물량을 증산한다는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들의 H200 주문량이 현재 생산량을 초과함에 따라 이 칩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이미 엔비디아와 접촉해 H200의 대량 구매를 논의했다는 보도였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수입 제한 입장과 달리 현지 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FT는 이와 관련해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서 “승부사는 승부사를 알아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황 CEO에게 동질감을 느껴 대중국 수출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를 통제하는 방식과 황 CEO가 엔비디아를 운영하는 방법이 닮았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황 CEO는 애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달리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없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로비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에는 4년간 5000억 달러(약 740조)에 이르는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H200을 너무 널리 쓰면 이제 막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화웨이, 캠브리콘 등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점도 고민하는 상태다. 중국은 최근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자국 기업이 H200을 구매할 때 일정 비율의 국내 칩을 함께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직후인 9~12일 4거래일 내리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AI 압박 전략이 잇따라 어그러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동맹 규합이 한국의 국익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의 HBM 물량의 절대 다수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2차전지 분야나 에너지 등 다른 공급망도 달라질 부분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팍스 실리카를 뜯어 보니 ‘중국과 교류하지 마라’는 선언적인 메시지 외에 실익은 없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동맹국이라고 해서 그간 더 우대했던 지점도 전혀 없다. 게다가 한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중국과 극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과도 다른 외교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중일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관 속에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등을 두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 대통령이 내년 1월 중국과 일본을 나란히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태다. 한국은 시 주석이 지난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만큼 답방을 통해 한중 협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달 3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여러 분야에 대해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시 주석과 (지난달 1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헤어지며 ‘올해 안으로 방중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AI를 비롯한 각종 공급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만 믿어야 하는지, 중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 정부의 외교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서민 대출금리 상한두니 …미국선 신용취약층 대출 '뚝'
경제·금융 은행 2025.12.17 06:00:00대출 최고금리 상한을 도입한 미국 일부 주에서 제도 시행 이후 취약 계층의 대출 건수(계좌 수)가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을 보호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행했지만 되레 이들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400만 가구의 신용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3개(사우스다코타·노스다코타·일리노이) 주에서 대출금리를 연 36%로 제한한 이후 나타난 변화를 추적했다. 해당 연구는 은행 대출을 제외한 페이데이론(초단기 소액대출), 할부 대출 등 고금리 비은행 소비자 대출을 대상으로 삼아 금리 상한을 두지 않은 주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금리 상한제를 도입한 주에서는 신용점수 하위 10%에 해당하는 고위험 차주의 대출 계좌 수가 약 20% 줄어들었고 대출 잔액도 평균 15~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차주의 연체율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상환 여력이 개선됐다고 볼 만한 변화도 확인 못했다. 금리 규제가 취약 계층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대신 대출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셈이다. 금리 상한제 도입의 이득은 중간층이 봤다. 제도 도입 후 중간 신용계층의 대출 잔액이 신용구간별로 7~11% 증가했고 대출 계좌 수도 8~14% 늘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연체율도 하락했다. 중간층의 경우 정부의 지원 타깃은 아니다. 당국의 개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보고서는 “금리 상한제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분석 결과 이 제도를 지지하는 이들의 기대와 달리 신용 취약층은 더 낮은 비용의 대출을 찾지 못했고 연체 위험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유튜브도 인스타도 틱톡도 싹 다 보지 마"…한국도 호주처럼 10대 SNS 금지될까
정치 정치일반 2025.12.17 05:00:00세계 각국이 미성년자 SNS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마약과 관련한 불법 정보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국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 규제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 발언, 여야 의원들과 질의 응답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민주공화국 헌법정신에 입각한 균형적 시각에서 여러 사회 현안을 조정해 온 경험과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합의제 행정기관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정한 질서 조정자라는 방미통위에 부여된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활의 근본 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민주적 기본 질서를 근본에서 위협하는 허위 조작 정보와 관련 해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마약이나 성 착취물과 같은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청소년 SNS 사용 규제에 관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보호 문제는 중요한 과제 중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대상으로 업무를 추진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호주는 세계 최초로 아동·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 금지를 법적 의무화 했다. 이에 따라 16세 미만 호주 미성년자는 앞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김 후보자는 "방미통위를 모든 국민과 미디어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공정한 질서 속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이 소통하는 데 촉진자가 될 '국민소통위원회'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며 공영방송의 책무, 재원 등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고 전 국민 미디어 접근권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
[열린송현] 스튜어드십코드, 소통 체계 구축이 우선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17 05:00:00매년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 익숙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기관투자가는 “원칙에 따른 판단이었다”고 설명하고 기업은 “그 원칙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본래 기관투자가가 책임 있는 주주로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수익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관투자가들은 저마다 의결권 행사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기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는 외부에서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이사의 선임, 배당정책, 정관 변경 등 기업 입장에서 중대한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가가 반대할 때조차 그 사유는 대체로 추상적인 표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그러한 추상적 설명을 바탕으로 스스로 개선 방향을 추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투명한 구조가 매년 반복되며 제도의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의결권 자문사인 ISS나 글래스루이스의 권고는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 사실상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규제 환경이나 사업 구조가 복합적인 업종의 경우 획일적인 기준으로는 기업의 실질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권고의 설득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기준이 본질적으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국내 기업의 지배 구조나 제도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개별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는지, 나아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형성된 것인지도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행동주의 주주의 활동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라는 목표에 이견은 없지만 때로는 비교적 사소한 쟁점이 과도하게 분쟁화되거나 대화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 공개적 압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보는 시장에 불필요한 긴장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오히려 건설적 논의의 여지를 좁힐 수 있다. 따라서 공개적 문제 제기가 필요한 사안과 협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는 사안을 구분하는 노력이 제도의 성숙을 위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도의 방향을 단정하기보다는 그 운용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되짚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성찰과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해외의 사례는 적절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영국·일본·독일·싱가포르 등은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하며 기관투자가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의결권 행사에 대한 설명 책임과 기업과의 건설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단순히 원칙의 형식적 준수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에 그쳐서는 안 되며 기업의 실질적 성과와 장기적 가치 창출 역량을 충실히 평가하고 이를 견인하는 기제로 기능해야 한다는 치열한 고민의 결과로 해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한 규제 강화나 개입 확대를 논의하기보다 명확한 책임 규정과 충실한 소통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현재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장의 신뢰 속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
국립예술단체 결국 지방으로?…李대통령 “서울예술단, 광주로 빨리 가야”
문화·스포츠 문화 2025.12.17 02:44:34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에 대해 “빨리 해야 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국립예술단체의 지방이전에 속도가 다시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은 윤석열 정부 때 문체부의 역점 사업이었는데 새 정부 들어 보류됐다가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광역시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육성에 대해 질의하면서 “서울예술단을 광주로 옮기기로 한 것 있죠. (서울에서 광주로) 옮기면 ‘광주예술단’으로 이름을 바꾸나”라고 운을 뗐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올 초 나온 것인데 아직 의견 수렴이 안돼 보류시키고 있다”며 “내년 초에 확정하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갑자기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논의가 있지 않았나. (서울예술단이) 광주로 간다고 다 알려져 있는데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며 “그것도 빨리 어떻게 해야 하는데. 따로 보고해 달라.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취소되지 않는 정책이잖아요, 그러면 해야죠. 뭔가 거기에 맞게”라고 지적했다. 앞서 올해 3월 나온 문체부의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에서는 국립예술단체 가운데 1순위로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을 내년 초 광주와 대구로 각각 이전하고 나머지 국립예술단체들도 이후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등 모두를 지방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 정부 들어 보류된 것이 이번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지역균형 성장은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이기도 하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문체부의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기조와 다른 의견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대해 질문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상당한 이익이 생겨나는데 (문체부가) 민간에게, 특정 개인에게 허가를 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게 사실 도박이잖나. 국가가 특수한 목적에서 도박을 허가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며 “문체부가 나중에 정책 결정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가를) 왜 개인에게, 특정 업체에 내주냐. 그러니 특혜라고 한다”며 “이런 건 공공영역에 내 주고, (그러면) 수익을 공적으로 유익하게 쓴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GKL·파라다이스·인스파이어 등 13개 법인, 17개 영업장이 영업중이다. 내국인도 가능한 오픈카지노인 강원랜드 카지노까지 포함하면 국내의 카지노는 총 14개 법인, 18개 영업장이다. 이중에서 GKL과 강원랜드만 공기업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기업이다. 물론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모든 안건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아니다. 그는 이른바 ‘뮷즈’(박물관 기념품)를 기획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정용석)을 향해서도 “엄청나게 팔았다면서요. 잘하셨다”고 칭찬했고,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이 기획한 ‘분장 대회’ 행사에 대해서도 “아주 아이디어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이 “장기간 공석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강훈식 비서실장을 향해 “인사 안 하고 뭐 하셨느냐”고 농담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최휘영 장관은 “지금 절차가 진행중”라고 해명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립박물관의 재유료화 추진과 궁궐의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세금을 내서 관리비를 대신 내주고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사용하는 정도는 비용 부담하는 게 맞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서는 “무료로 하면 격이 떨어져 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귀하게 느낄 필요도 조금 있는 것 같다”라고 했고 20년동안 동결됐다는 궁능(궁궐과 왕릉)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는 “일부는 현실화 해야 겠네요”라고 언급했다. 한편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이 모두 관계된 서울시의 ‘종묘 앞 145m 초고층 개발’과 관련해선 “(세계유산법) 규제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인근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는 세계유산법 시행령을 오는 18일 입법 예고한다. 허민 청장이 “내년 3월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면 서울시가 영향평가 의무를 받게 돼 개발이 안 된다”고 밝히자 이 대통령은 “어쨌든 초고층으로는 안된다, 아직 결론이 못 난 상태군요”라고 말했다. -
[사설] 부처별 ‘물가차관’ 지정, 기업 팔 비틀기 돼선 곤란
오피니언 사설 2025.12.17 00:05:00정부가 각 부처 차관급 10여 명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품목별로 물가를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458개 전 품목을 대상으로 각 부처 차관이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을 점검하고 책임지는 방식으로 물가를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고공 행진을 하면서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본격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2.6% 올라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부가 관권으로 기업의 팔을 비틀어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역대 정부도 물가가 불안할 때마다 품목별로 물가를 관리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08년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하자 52개 생필품을 묶은 ‘MB물가지수’를 만들어 물가와의 전쟁을 벌였다. 2012년에는 일명 ‘배추 차관보’ ‘석유 국장’ ‘쌀 국장’ 등 품목별 담당자를 두고 공공요금 동결과 생필품 가격 억제에 나섰지만 물가는 외려 급등했다. 최근의 물가 불안은 환율 급등,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등 구조적 요인 탓이 크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압박하고 가격을 억지로 누르면 시장이 왜곡되기 마련이다. 과거에도 견디다 못한 기업들이 정권 교체기를 틈타 제품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는 관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낡은 발상을 버리고 하루빨리 근본적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올 6월 식품·외식 업계 간담회에서 “기업 판매가를 정부가 규제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여 고비용 물류 구조를 혁신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게 정공법이다. 또 할당관세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원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고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기업을 고물가 대책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
[사설] 국민성장펀드 내년 30조 투자…지역 나눠먹기 경계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5.12.17 00:05:00정부가 16일 내년에만 30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국민성장펀드 운용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첨단산업전략기금과 민간자금을 각각 15조 원 조성해 인공지능(AI)에 6조 원, 반도체에 4조 1800억 원, 모빌리티에 3조 800억 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6000억 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는 재정이 최대 20% 수준의 후순위로 참여해 펀드의 손실 위험을 낮추고 내년 1분기 중 세제 혜택도 마련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금의 40%인 12조 원은 지역에 배정돼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과 지역 전용 펀드 등에 투입된다.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역대 최대 정책펀드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첨단산업 분야에 국가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미국과 중국 등이 AI와 첨단산업 육성에 수백조 원의 자금을 쏟아붓는 현실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 이 펀드가 성공하려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와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투자 결정이 전제돼야 한다. ‘지역 투자 비중 40%’라는 조건에만 매달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난립하는 지역 성장 펀드에 나눠먹기식 투자를 하거나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다면 펀드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과거 일부 정책펀드가 지역 정치인의 입김에 휘둘리다 투자자들에게 손실만 안기고 정권 교체와 함께 흐지부지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펀드는 실패다. 정부는 방향과 원칙만 제시하고 실제 운용과 투자 결정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처럼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정한 투자 대상 선정, 투명한 운용이 필수다. 내년에 투입될 30조 원은 결코 허투루 쓸 돈이 아니다. 정부가 보증해 국책은행이 발행할 15조 원의 채권 역시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국민의 빚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금만 투입한다고 데카콘이 나오고 첨단산업이 폭풍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첨단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
‘10억 로또’ 역삼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 487대1[집슐랭]
부동산 분양 2025.12.16 19:44:06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80대 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아파트 매매가를 고려하면 10억 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청약이 인기를 끈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역삼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44가구 모집에 2만 1432명이 신청해 전체 평균 경쟁률은 약 487.09대 1을 기록했다. 전날 특별공급에는 43가구 모집에 총 1만 1007명이 신청해 255.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바 있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59㎡형 20억 1200만 원, 84㎡형 26억 9700만∼28억 1300만 원, 122㎡형 37억 9800만 원이다. 입주는 2028년 8월 예정이다. 역삼센트럴자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758번지 일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지하 3층~지상 17층, 4개 동, 총 237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 59~122㎡ 8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2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위치이다. 주변에 도곡초, 역삼중, 도곡중, 단국대사대부중·고, 진선여중·고 등이 있으며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깝다. 이마트 역삼점, 롯데백화점 강남점, 롯데시네마 도곡점 등 쇼핑·문화시설과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도 도보권이다. 단지 주변에 매봉산, 도곡근린공원, 양재천 등의 자연환경도 갖췄다. 이 단지는 주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하면 10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인근 개나리아파트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35억 원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역삼·대치 중심지에 자리한 입지 역시 강점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강남의 중심 입지에 위치해 교통·교육·생활 3박자를 모두 갖춘 단지”라며 “이에 맞춰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지에 차별화한 상품들이 도입된다”고 말했다. -
장원준 "피지컬 AI 접목, 유·무인전 준비해야 방산 4대강국 도약"
사회 피플 2025.12.16 18:40:00“세계 방위산업 10위에서 ‘빅4’로 도약하려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맞게 국방 연구개발(R&D)과 무기 획득 과정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합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8.2% 증가한 66조 원 이상이나 되지만 방산 강국의 핵심 관건은 무기 개발·획득 시스템의 속도와 유연성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국강병포럼 사무총장인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몸담았다가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절충교역의 기술가치 평가 업무를 맡다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등을 거쳐 올 초 전북대에 부임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무기 국산화에 나서 2010년대 수출 산업화로 전환한데 이어 2020년부터 최근까지 580억 달러(약 85조 원)의 방산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폴란드 등에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를 대거 수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 국가들에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국방비를 늘리도록 압력을 가한 것도 우리 방산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내세우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K방산이 2.0 시대를 지나 3.0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피지컬 AI 시대에 발맞춰 제도·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무성하다. 장 교수는 “국내 무기 획득 시스템은 속도도 늦고 돈도 많이 들며 군도 제때 소요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과거의 틀과 규제가 피지컬 AI의 접목을 저해하면서 유·무인 복합 전쟁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우리 방산 기업들은 많은 기회 요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사업과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각각 스웨덴과 일본에 밀려 탈락하는 등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실정이다. 심지어 드론 무기의 경우 우리보다 한참 뒤처져 있던 튀르키예에 10~20년 추월당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AI·드론·로봇 등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도 갈 길이 멀다. 반면 미국의 경우 팰런티어·안두릴·실드AI 같은 기업이 글로벌 첨단 방산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방 R&D와 무기 획득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방산 강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미국·이스라엘·우크라이나처럼 AI, 소프트웨어(SW), 센서 기반 첨단 무기에서 빠른 개발과 조기 실전 투입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방산 기업들은 무기 개발과 장비 운용 과정에서 군의 데이터 수집·가공·활용·학습·공유·피드백이 제대로 안 되고 군에서 완벽한 시험 평가를 요구해 애로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H사의 경우 전차 등 무기 개발 계약 후 5년 뒤 성능 평가를 마치고 납품했을 때 시간이 너무 흘러 이미 진부한 기술이 됐다고 자조하기도 한다. K사는 무인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 가상 시뮬레이터 자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실전에서는 바람·온도 등의 차이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장 교수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시제품을 만들면 군에서 소량이라도 구매해주고 계속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10여 년에 걸쳐 완벽한 무기를 만들겠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선 1~2년 내 85% 수준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전력화한 뒤 성능을 개량해야 합니다. 민군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가상학습 시뮬레이터도 같이 운용하고 실전 테스트베드 시스템도 만들어야 해요.” 그는 이어 “구형 재래식 무기만 생산하고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지 못하면 결코 방산 강국이 될 수 없다”며 “병력 자원의 급감과 AI 전쟁 양상에 맞춰 국방 획득 체계의 획기적인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장 교수는 피지컬 AI와 방산 분야의 접목 확대 추세에서 첨단 방산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대 첨단방산학과장인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부국강병포럼 위원장)과 함께 내년 3월 복수전공 과정의 첨단방위산업학과 개설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 9월부터는 미국 퍼듀대와 함께 1년간 온라인 과정으로 총 30학점의 국방획득전략 석사 과정을 개설해 공동학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李 "송전망, 왜 한전이 빚내서 하나"…국민펀드 등 '개미 투자' 활용 제안
정치 청와대 2025.12.16 18:14:39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송전 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국민의 ‘개미 투자’를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송전망을 확대해 보라. 꼭 한국전력(한전) 돈으로 안 해도 되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고 민간 자본을 모아 대규모 송전 시설을 건설하고, 수익은 보장되지 않냐. 그것을 놔두고 한전에서 빚질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영화 논란 부담이 지적되자 이 대통령은 “민영화라는 건 특정 사업자에 특혜를 주니 문제인 것이지, 국민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펀드 형태는 다르다. 완벽한 공공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또 장기 공공 임대주택 비율이 8%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사람들은 임대주택에 들어가면 ‘내가 언젠가 분양받겠지’이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분양받아야지 하니 맨날 싸우고 분양가 투쟁하고. 이런 것을 바꿔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한테도 좋은 공공 임대를 살 기회를 줘야지 자기가 공공 임대를 살다가 영구적으로 가져야지가 아니라 10~20년 살았으면 후세대도 그렇게 살고 돈을 모을 기회를 줘야 하지 않냐”고 했다. 사회적 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수의계약으로 업무를 위탁하거나 물품을 주문할 때 사회적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성남시장 당시 사회적 경제 연대를 실천에 옮겼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자리에서 제가 성남시장인 줄 모르고 성남시 사례를 칭찬했다”며 “그러더니 다음 해에는 제가 ‘종북 빨갱이’로 몰려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았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방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지역 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 공포안이 의결됐다. 새 정부 세제 개편을 뒷받침하는 법률 개정안 공포안도 통과했다. 이날 법인세법 개정안 공포안이 의결되면서 내년부터 법인세 세율이 모든 과세표준(과표)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된다. 아울러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던 액상형 전자담배를 법적으로 담배에 포함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공포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이에 따라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기존 궐련형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
[만화경] 짙어진 중남미 ‘블루 타이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6 18:06:39중남미 지역에서 시장경제를 표방한 우파 정권이 집권하는 ‘블루 타이드(blue tide·푸른 물결)’ 바람이 거세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재정 확대와 포퓰리즘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했던 좌파 정권들의 ‘핑크 타이드(pink tide·분홍 물결)’에 대한 반작용이다. 14일 칠레 대선에서 보수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자네트 하라 공산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막대한 재정 살포에도 칠레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2년간 0~2%에 그친 반면 물가 상승률은 4%대에 달했다. 국가 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2%까지 치솟았다. 생활고에 지친 국민들은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노동 유연화 공약을 내건 카스트의 손을 들어줬다. 칠레에 앞서 볼리비아(2025년), 아르헨티나·에콰도르·파라과이(2023년), 코스타리카(2022년), 엘살바도르(2019년) 등이 블루 타이드에 합류했다. 특히 페론주의 좌파 정권이 집권한 아르헨티나는 과도한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에 2023년 인플레이션이 200%에 달했고 빈곤율은 40%를 넘었다. 국민들이 균형재정과 규제 완화를 천명한 하비에르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다. 블루 타이드는 핑크 타이드에 대한 염증 탓이다. 핑크 타이드는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무상 교육과 의료, 막대한 정부지출에 길들여진 중남미 국민들은 포퓰리즘 정권에 표를 몰아줬다. 2015년의 경우 남미 대륙 12개국 중 10개국 정권이 좌파였을 정도다. 중남미 국가들이 10년 만에 ‘핑크’에서 ‘블루’로 방향을 튼 것은 나라 곳간을 고려하지 않은 돈 풀기가 성장률마저 갉아먹는다는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도 확장재정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2027년까지 2% 성장조차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남미 국가들이 법인세 인하와 노동 유연화, 규제 완화와 같은 ‘블루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할 때다. -
[여명] 금붕어를 키우는 오지선다형 수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16 18:01:28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달 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던진 화두가 서늘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초인공지능(ASI) 시대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이 되는 그런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인간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AI가 등장했을 때 인간의 지적 능력이 금붕어의 그것처럼 미미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섬뜩한 금붕어 쇼크가 최근 논란에 휩싸인 우리 대입 제도 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AI 모멘트 이후 우리는 어느 때보다 지식에 접근하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이 몇 초간의 키보드 입력으로 효율적으로 재구성돼 눈앞에 펼쳐진다. ‘답을 찾는 기술’은 점점 인간이 아닌 AI의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수능은 AI가 잘하는 이 능력을 인간과 경쟁시키고 있다. 올해 수능에서 논란을 빚은 국어 영역 17번 문항을 짚어보자. 이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이라는 고도의 철학적 사유를 다루면서도 정답을 찾는 과정은 텍스트 간의 피상적인 일치 여부를 가리는 ‘숨은그림찾기’ 수준에 머물렀다. 인간의 사유는 사라지고 정답을 찾는 요령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낡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000억 원으로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26조 5000억 원)보다 수조 원이 많다. 교과 과정을 벗어난 문제 출제, 반복되는 난이도 논란 탓에 사교육 시장은 더 견고해진다.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 영미 언론까지 앞다퉈 한국의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논란을 다룰 정도다. 이런 현실에서 4세·7세 영어 유치원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는 교육 당국의 움직임에 헛웃음이 나온다. 최근 기업 채용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 또한 수능과 같은 교육 제도로 길러진 인재에 대한 경고음이다. 신입 공채의 문은 닫히고 경력직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 대졸 신입 사원에게 기대했던 역량은 빠르게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윗사람의 지시를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는 정확히 현재의 오지선다형 수능이 길러내는 능력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제 그 역할은 ‘에이전트 A’가 월 2만~3만 원의 비용으로 실수 없이 해낸다. 물론 수능이 가진 현실적 가치는 외면할 수 없다. 채용 담당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 능력이지만 이는 결코 기초적인 성실성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수능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에서 성실성과 인내심을 증명하는 ‘트랙 레코드’ 역할을 해왔다. 하기 싫은 공부를 참아내고 시스템의 요구에 부응해 낸 성취는 곧 조직에서의 책임감으로 연결된다. 기초 체력이 없다면 AI라는 첨단 도구 역시 무용지물에 불과할 수 있다. 결국 AI 시대 수능의 유효성은 ‘없애느냐, 살리느냐’보다는 진화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성실성의 가치는 지키되 평가의 형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논리를 이끌어내는 ‘논서술형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식의 양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통합하는 능력을 물어야 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AI를 의심하고 훈련시키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하는 자(questioner)의 역량이다.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 경제를 살릴 방안을 묻자 “첫째, 둘째,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AI, 그리고 이 대통령에게는 ASI를 강조했다. 그의 예측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과 일치했다. 1998년 브로드밴드, 2019년 AI, 2025년 ASI. 기술의 화두는 세 번이나 바뀌었다. 그런데 교육은 어떤가.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31년, 우리는 여전히 오지선다형 정답 찾기에 머물러 있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동안, 교육은 제자리다. 금붕어를 기를 것인가, 질문하는 인재를 기를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
“불법사채, 단속·처벌로 안없어져…대부업 정상화가 해법”
경제·금융 은행 2025.12.16 17:59:21불법 사채는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뿌리 뽑기 어려우며 대부업 규제 완화와 기능 회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의 법정 최고금리로는 저신용자 대출이 어려워 취약 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만큼 대부 업체의 자금 조달 문을 넓히고 변동형 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대부금융협회 주관 ‘제16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신용평점 700점 이하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부업의 기능이 약화된 결과 생계형 긴급 자금이 필요한 금융 취약층의 불법 사채 유입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과 저축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사의 저신용자 신규 공급액은 2021년 51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33조 7000억 원으로 3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도 31.1%에서 23.9%로 하락했다. 문제는 제도권 금융을 쓰지 못하는 이들이 찾는 대부업마저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 업체들의 신용대출액은 2015년 말 11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조 9000억 원으로 9년 만에 56.3%나 감소했다. 대출 이용자도 267만 9000명에서 70만 8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교수는 대부업 위축의 원인을 법정 최고금리에서 찾았다. 그는 “대부금융의 신용대출 원가는 22~23% 수준”이라며 “법정 최고금리 20%는 대부금융사의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부업 규제를 풀고 수익원을 다양화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수익성이 악화되면 금융사는 대출 거절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포용 금융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은행의 대부 업체 여신을 확대하고 법률 개정을 통해 자산 유동화 및 공모채권 발행 등 조달 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소액 대출에 대해 특례금리를 적용하는 페이데이론이나 연동형 최고금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2022년 이후 상승한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위험 비용이 대출금리에 합리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전했다. 콘퍼런스를 주관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대부금융의 공급 기능이 위축되면서 취약 계층의 합법적인 선택지가 사라져 많은 이들이 불법 사채를 선택하고 있다”며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대부금융이 제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되면 불법 사채는 자연히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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