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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C, 엔비디아의 인텔 50억달러 투자 승인
국제 정치·사회 2025.12.21 22:33:03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405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이 미국 반독점 규제 기관의 승인을 얻었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엔비디아와 인텔간 거래에 대한 승인 통지서를 최근 게시했다. 공지에는 거래의 세부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지난 9월 발표했던 50억 달러 투자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앞선 9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에 50억 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해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엔비디아 맞춤형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들고, 엔비디아는 이를 자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스템과 AI 칩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경쟁사 AMD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인텔 투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대표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안을 발표한 시점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의 약 10%를 직접 인수해 최대 주주로 등극한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인텔은 한때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지배했고 2022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대규모 적자와 AI칩 시장 실기 등으로 인해 현재는 창사 이래 최대 경영난에 직면한 상태다. 다만 엔비디아가 인텔 지분 4% 이상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만큼 거래 성사를 위해선 FTC의 승인이 필요했다. 업계에선 이번 승인으로 인텔의 경영 정상화 전략을 둘러싼 주요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였던 규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85~9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가 성사되면 AI 시장 내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74년 금주령 깨지나…사우디, 일부 외국인 상대 판매 허가
국제 국제일반 2025.12.21 20:35:51주류 판매가 엄격히 금지돼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부유한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술 판매를 조용히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0일(현지 시간) 사우디 당국이 외국인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주류 판매 대상을 제한적으로 확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지난해 1월 수도 리야드의 외교단지에 문을 연 비(非)무슬림 외교관 전용 주류 매점이 최근 ‘프리미엄 거주권(이크마)’을 보유한 비무슬림 외국인에게도 주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거주권은 사우디 정부가 의사·엔지니어·투자자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주류 판매 대상 확대에 대한 공식 공지는 없었지만 입소문을 듣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입구에 길게 줄을 서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매장 외관에는 주류 판매를 알리는 표식이 없고 휴대전화와 카메라 반입이 금지돼 있으며, 이용 대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신분 확인도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외교관과 프리미엄 거주권을 보유한 외국인을 제외하면 사우디 시민과 일반 외국인은 여전히 주류를 구매할 수 없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는 1951년 건국 군주 압둘라지즈 국왕의 아들 미샤리 왕자가 만취 상태에서 영국 외교관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 이후 주류를 전면 금지해 왔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려는 사우디인들은 바레인 등 인접 국가로 여행을 가거나 주류 밀수, 불법 자가 양조에 의존해 왔다. 최근에는 사우디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거나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무알코올 맥주 등 대체 음료를 소비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를 한때 극도로 보수적이었던 사우디가 추진 중인 자유화 실험의 최신 사례로 평가했다. 사우디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구상인 ‘비전 2030’에 따라 종교적·관습적 금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2018년 여성 운전 허용을 시작으로 대중가수 콘서트 개최, 공공장소의 엄격한 남녀 분리 완화, 영화관 개장, 관광 비자 발급 등 폐쇄적 규제가 최근 수년간 잇따라 완화되는 추세다. -
한국거래소 수수료 낮추자…쪼그라든 넥스트레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5.12.21 17:53:20한국거래소가 내년 2월 13일까지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에 나서면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출범 이후 확대돼 왔던 거래대금 비중이 초기 수준으로 되돌아가며, 복수 거래소 체제의 균형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가 시행된 15일부터 5거래일간 한국거래소 대비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 비중은 약 21.3%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1~12일 평균 거래대금 비중 31.3%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10월 평균 49.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넥스트레이드 출범 초기였던 4월 기록(26.9%)보다도 낮아, 거래대금 비중이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현행 0.0023%인 단일 거래수수료율을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차등 요율제로 변경해 적용하고 있다.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에 따라 증권사들은 가격과 수수료, 총비용, 주문 규모, 체결 가능성 등을 종합 비교해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데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이후 주문이 거래소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직접 경쟁하는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의 거래 위축이 두드러졌다.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의 거래량은 직전 주 대비 18.5%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거래량 비중 역시 줄어들어, 15~19일 평균 거래량 비중은 9.7%로 1~12일 평균(11.7%)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직전 주보다 35.2% 급감했다. 거래량보다 거래대금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은 국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대형주에 ‘투자경고’ 조치가 내려지면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넥스트레이드가 최근 거래량 관리를 위해 대표지수 구성 대형주 일부를 거래 대상에서 제외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 규제인 ‘15% 룰(한국거래소 대비)’을 충족하기 위해 코스피200 종목을 포함해 거래 가능 종목 수를 잇따라 축소해 왔다.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로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거래소 간 경쟁이 오히려 단일 거래소 쏠림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넥스트레이드의 주요 수입원은 거래 수수료에 한정돼 있어,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위축될 경우, 출범 명분이었던 ‘복수 거래소를 통한 경쟁 유도’ 논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백상논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21 17:52:46최근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더 이상 우발적인 사고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대형 통신사와 전자상거래 기업, 금융사와 포털에 이르기까지 해킹과 정보 탈취가 이어지고 수천만 명의 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국가적 위기 수준으로 규정하며 SK텔레콤·KT·쿠팡 등 책임 당사자 기업들에 역대급 과징금과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의 보안 투자 소홀과 관리 부실에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서 스스로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정부는 민간 기업에 엄격한 보호 의무·관리 책임을 부과한다. 하지만 그 규제와 행정 기준이 민간 기관들로 하여금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보관·유통을 강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의문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행정절차에서 비롯된다. 필자 역시 외부 활동으로 다른 대학·기관에서 소액의 사례비를 받을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반복해왔다. 예컨대 논문 심사료 액수에 상관없이 기관은 예외 없이 주민등록번호와 자택 주소, 휴대폰 번호, e메일, 계좌번호,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제출을 요구한다. 정보의 범위는 과도하고, 절차는 번거롭고, 그때마다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든다.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으면 “정부 보고와 세무 시스템이 주민등록번호 중심이라 어쩔 수 없다”고만 답변한다. 그러나 세무 신고에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에서 개인 주소와 연락처, 계좌번호까지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관행은 과잉이다. 공공기관은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축적하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제도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정보를 정부·공공기관이 관행적으로 수집해가지만 공공부문의 보안 수준이 민간 기업보다 높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민간 기업만큼 무거운 책임이 지워지는 사례는 드물다.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관행은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기보다 법·제도적 문제에 가깝다. 국세청은 이미 대부분의 소득과 계좌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세무 신고 역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마이데이터 체계가 확산된 지금 개인이 기관마다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반복 제출해야 할 이유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핀란드나 덴마크·에스토니아처럼 ‘한 번만 제출하면 되는 행정으로 전환할 경우 개인정보 제출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행정절차 개편이 여전히 불편한 일로 여겨지며 변화의 동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 비효율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이나 보안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행정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민은 각종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국가는 이를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인다. 이는 국가가 데이터를 관리·통제하는 주체로 남고 시민은 이를 제공하는 대상으로 위치 지어지는 오래된 관계가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정보가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궤적을 구성하는 핵심 자원이 된 오늘날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관리되는지는 행정의 효율성을 넘어 민주적 신뢰의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부 행정부터 정보 최소화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주민등록번호 중심의 낡은 구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며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 지급·정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공부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훨씬 엄격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도 보강해야 한다. 개인이 2만 원의 기타소득을 받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제출해야 하는 나라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아직 출발선에 서지 못했다. 디지털 시대의 행정은 시민에게 정보를 요구하기보다 정보를 보호할 책임을 먼저 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인정보 관련 행정 전반을 ‘최소 정보 수집’ 원칙에서 전면 재점검하고 그 기준을 민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
동맹에 가혹했던 트럼프 1년, 내년은 더 집요해진다[이태규의 워싱턴 인사이드]
국제 정치·사회 2025.12.21 17:44:35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 주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동맹국 당국자에게 밥을 사며 테이블 밑으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은근슬쩍 내밀었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노골적으로 돈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1년은 힘을 앞세운 미국이 유독 동맹국에 가혹했던 한 해로 요약할 수 있다. 올 7월 말 한미가 구두로 관세 협상에 합의했을 당시 우리 정부의 설명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으로 이뤄지고 현금 투자는 5% 미만”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선불(up front)”이 아니면 안 된다며 한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결국 지난달 발표된 한미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우리의 현금 투자액은 2000억 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 또 투자처 역시 양국이 사전에 합의해 결정하기로 했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거부한다면? 미국의 관세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이는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압박’이 내년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그 근거로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꼽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2기 집권 후 최저인 30%대이며, 생활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1기와 2기 통틀어 최저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놓칠 경우 국정 동력이 급속히 약화하면서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중간선거 필승 전략을 짤 것이다. 그리고 그 불똥은 한국으로 튈 수 있다. 올해는 한국 등 동맹에 대미 투자금 총액을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구체적인 투자처 선정을 놓고 집요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결과 접전이 벌어지는 경합주에 상업성이 없는 공장을 세우겠다고 공약하고, 한국에 이에 대한 투자금을 대라고 강요하는 방식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나서 ‘내가 관세로 한국을 압박해 지역 경제를 살렸다’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막대한 선거 후원금을 대는 미국 빅테크의 이익을 대변해 한국 디지털 규제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미 행정부, 공화당 의원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X(옛 트위터)에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매기는 유럽연합(EU)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U식 디지털 규제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EU식 규제를 도입하려는 한국을 첫 타자로 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달 16일 하원 반독점소위 청문회에서 대럴 아이사 미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교수 시절 한글로 된 칼럼을 영어로 번역해 패널로 만들어 들고 나오는 등 미 의회는 한국의 규제 움직임을 매우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18일 개최 예정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가 한국의 디지털 관련 규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내년 초로 연기됐다고 보도하는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질 조짐도 뚜렷하다. 민주당 정부의 집권으로 우려됐던 한미 관계의 이상기류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팩트시트 도출 등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 큰 파도가 덮칠 수 있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할지 시나리오별 대응 태세를 준비하고, 최악의 경우 관세가 다시 올라갈 때를 대비한 계획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동맹의 사정을 들어주며 막연한 선의를 베푸는 시대는 끝났다. -
AI·노란봉투법 등 규제 강화 ‘태풍의 눈’…"법률시장엔 훈풍"
사회 사회일반 2025.12.21 17:42:57오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 국내 법조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와 노란봉투법·개정 상법 등 규제 강화가 꼽혔다. AI와 같은 신(新)사업에 대한 기업 투자가 늘고, 규제 강화에 따른 법률 수요도 증가하면서 국내 법률 시장에도 다소 훈풍이 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광장·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화우(가나다순) 등 국내 6대 대형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 응답)를 실시한 결과 6명 가운데 3명이 내년 법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AI와 규제 강화를 제시했다. 1명의 대표 변호사는 AI 등과 함께 검찰청 폐지 등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변화를 내년 핵심 키워드로 지목했다.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는 “AI 규제와 기술 경쟁이 기업 의사 결정은 물론 지배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따라 데이터 활용, 인수합병(M&A), 글로벌 컴플아이언스 등 새로운 법률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법률 시장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업무 방식의 변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 변호사는 “상법이 개정된 데 따라 주주총회 시즌마다 상당한 기업들이 분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사 분쟁으로 자문 등 법률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종한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도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데 따라 기업들은 규제 환경 변화를 직접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란봉투법·개정 상법 시행으로 규제·거버넌스 리스크가 기업의 실질적 경영 현안으로 본격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AI 성장에 따른 국내외 산업 생태계 변화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국내 법조 시장이 소폭 성장하거나 안정적 실적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이들 대표 변호사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정계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들은 AI는 물론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관련 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외 M&A 시장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변호사도 “산업 규제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고도의 전문성과 조직적 실행력을 갖춘 상위 로펌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며 “복잡한 사건·규제·국제 분쟁 영역에서 (법률 자문 등) 수요가 늘면서 ‘전반적 정체 속 질적 성장’ 국면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들 대형 로펌들은 내년 안정적 성장 속 주요 사업 키워드로 우수 인재 확보와 태스크포스(TF) 설립 등 신사업 육성을 지목했다. 설문조사에서 4곳은 로펌의 역량을 집중할 분야로 우수 인재 확보를, 5곳은 새로운 사업 강화를 꼽았다. 광장의 경우 필요할 경우 적극적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앤장도 전문성 있는 인재 확보를 중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세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기업구조조정·가상자산·AI·건설클레임센터 등을 올해 출범한 데 이어 새해에도 고객과 시장 수요에 맞춘 융합팀 출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규제 대응, 입법·정책 분석 등을 아우르는 통합형 GR(Government Relations) 역량도 한층 강화한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송무·M&A 등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AI와 가상자산, 바이오, 반도체 등 신사업 자문 역량을 한층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기업 자문 톱 클래스(TOP Class) 도약’을 새해 목표로 선정했다. 또 글로벌 규제 대응 등 업무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라 인재 영입도 꾸준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명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는 “올해 M&A와 기업 법무, 금융, 공정거래, 노동, 조세, 에너지 등에 전문성을 지닌 우수 인력을 대거 영입한 바 있다”며 “충원한 인력은 기존 그룹에 재편해 법령·규제·정책·비즈니스 전략을 통합 자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은 (화우가) 기업 자문 부분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본격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년에도 가계대출 절벽…'월세난민' 더 늘어날 판
경제·금융 은행 2025.12.21 17:41:52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로 연말 은행 대출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내년에도 ‘가계대출 절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틀어 막으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일부 실수요자들은 월세로 내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최근 당국에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로 2% 안팎을 제시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당국과 협의를 통해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정하겠지만 대부분의 은행이 2% 안팎에서 증가 목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로 명목 성장률 수준을 제시해왔다. 한국은행이 내년 한국의 실질성장률을 1.8%, 물가 상승률을 2.1%로 예측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명목성장률은 대략 4%다. 하지만 은행의 내년도 가계대출 목표치는 2%가량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는 내년에도 가계대출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명목 성장률 절반이라는 것은 내년에도 대출을 통한 부동산 옥죄기가 지속된다는 의미”라며 “다만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부동산 가격이 한번에 급등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당분간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에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 측면에서 지금의 기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내년에도 일관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과 맞춰 관리하게 되는데 지금은 워낙 (가계부채)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낮게 설정해 연착륙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금도 대출 창구가 막혀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은 이달 18일 기준 7조 4685억 원이다. 이는 금융 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관리 목표(8조 690억 원)보다 7.4% 적다. 당국은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연초 설정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것을 은행권에 요청했다. 이에 은행들이 목표를 하향 조정했는데 실제 증가액은 해당 수치에도 못 미친다.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규제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4일부터 연내 실행 예정인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모집인(상담사)을 통한 가계대출과 대출과 연계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역시 상당 부분 제한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특정 시기에 너무 쏠림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중심 가계대출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기업 대출을 강조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높게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
역세권 시장·상가, 주상복합으로 변신 이어진다 [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21 17:39:45서울 도심 내 노후 시장·상가 부지에 주상복합단지 개발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활성화 등의 변화로 전통 상권이 쇠퇴하는 가운데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주요 역세권 입지 위주로 주상복합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은평구청에 따르면 불광동 연서시장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이 내년 상반기 중 공람을 거쳐 서울시 시장정비사업 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진계획이 확정되면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처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연서시장은 은평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으로, 서울 지하철 3·6호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지나는 연신내역과 인접한 역세권 입지다. 현재 일반상업지역인 이곳은 시장정비사업을 통해 용적률 820%가 적용돼 최고 29층의 아파트 150가구와 상가로 구성된 주상복합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금천구 중앙철재종합상가는 금천구청의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 공람이 진행되고 있다. 전통시장인 중앙철재종합상가는 시장정비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사업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2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해 용적률 최고 380%, 최고 39층의 아파트 970가구 규모로 건립이 이뤄질 전망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석수역과 인접한 위치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파구 마천동 마천시장 역시 주상복합 사업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마천시장은 2004년 3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후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다 최근 용역 업체를 교체하고 추진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 400% 이하, 30층 이하의 아파트 300여 가구가 포함된 주상복합 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곳은 마천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돼 마천1·5구역 사이,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천역 근처다. 서울 도심의 시장정비사업은 시장 노후화와 온라인 유통 활성화 등으로 인해 확산하는 추세이다. 상가 확보·세입자 보호 대책 마련 의무 등 일부 규제가 작용하고 있지만 역세권 위치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양호한 지역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정비사업의 경우 일반주거지역보다 용적률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정비사업의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이 최대 400%로 재개발·재건축사업에 적용되는 법적상한용적률(2종 250%, 3종 300%)보다 높다. 다만 준공 인가 후 6개월 내에 판매시설(상가)인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이 완료돼야 한다. 이에 시장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 주상복합 건물의 저층부는 상가로 구성된다. 대규모점포 매장 면적 합계는 정비구역 면적이 3000㎡ 이상이면 3000㎡ 이상, 1000~2000㎡는 해당 면적 이상이다. 연서시장의 정비구역 면적은 3000㎡ 이하, 마천시장은 1만㎡ 이하, 중앙철재종합상가는 약 4만㎡로 정해질 예정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정비사업은 높은 용적률 적용 등 일반 재건축·재개발보다 유리한 조건이 갖춰져 있다”면서 “상가 확보 등 일정 부분 규제가 작동하지만 최근 유통환경 변화 등이 작동하면서 역세권 위주로 사업 추진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성장 최우선 과제는 新산업 규제개혁…"AI 인재 육성도 시급"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12.21 17:39:07경제 전문가 10명 중 7명이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신성장 산업 규제 개혁’을 꼽았다. 연 2%를 밑도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미래 산업이 커질 수 있도록 다양한 규제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혁명에 대비한 인재 육성과 노동 유연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서울경제신문이 21일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중 72%(복수 응답)가 산업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을 투입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일시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며 “결국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시 올해 발간한 ‘신산업 규제혁신 체계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신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 영역”이라며 “높은 불확실성과 빠른 기술 주기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규제 혁신 체계도 기존의 정태적 모델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지 행위만 나열하는 형태의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기업 혁신을 자극하라는 의미다. 행정연은 여기에 더해 소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는 규제 개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핵심 규제 개선 과제를 중앙에서 선정한 뒤 신속히 개선하는 ‘규제 챌린지’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저성장에서 탈피하기 위해 ‘AI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개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11명(44%)에 달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AI를 비롯한 혁신 산업에 국가의 생존이 걸려 있다”며 “규제 허들을 완화해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등은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 충격을 AI 혁명이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AI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응답이 총 9명(36%)으로 3위에 올랐다. 재전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재정 개혁(6명·24%)과 방만한 공공 부문 개혁(3명·12%)을 시급한 과제로 꼽은 비율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
더딘 규제완화·비싼 공사비…리모델링, 재건축으로 방향 튼다[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21 17:38:20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의 사업 좌초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비가 재건축 못지않게 상승해 비용 부담이 커지자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에서 우후죽순 발의됐지만,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점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도심 내 주거환경 개선과 원주민의 재정착 등 장점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고 조합 해산을 결의했다. 리모델링 사업 지속 여부의 건에서 참석 조합원 107명 가운데 60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조합의 존속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리모델링 조합은 설립 3년 만에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320%를 넘어 재건축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평면, 커뮤니티 시설, 층고 등에서 재건축보다 낮은 품질의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조합 내부에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공사비로 인해 조합의 부담이 커진 점도 작용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3.3㎡당 공사비는 지난해 890만 원으로 재건축 평당 공사비(820만 7000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응봉대림1차 아파트와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응봉대림1차 아파트는 재건축준비위원회와 리모델링 조합이 합의에 이르면서 리모델링 조합 해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극동아파트는 올 2월 리모델링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최근 들어 재건축 추진위가 발족해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분당 한솔마을 4·5·6단지는 하나의 통합 재건축 구역으로 묶였다가 리모델링과 재건축으로 분리될 위기에 처했다. 한솔마을 5단지가 오랜 법정 다툼 끝에 리모델링을 이어가기로 결론지었다. 반면, 4단지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며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하나의 통합 재건축 구역에서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각자 진행할 수 있는지 국토교통부에 문의하는 등 정비사업 전반이 혼란한 상황에 처했다. 정비업계는 리모델링과 관련 규제 장벽이 여전히 높은 점 등이 이 같은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공사비 부담과 효용성 확대를 위해 수직증축, 내력벽 철거 허용 등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의 가장 큰 규제 중 하나는 내력벅 철거 금지 조항이다. 내력벽은 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으로 현재 가구 내 내력벽 철거는 허용되지만, 가구 간 내력벽 철거는 금지됐다. 이 때문에 성남 분당구 한솔마을 5단지에서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일부 단지에 복층 구조 설계가 이뤄지면서 소유주 반대가 거세게 발생한 것이다. 수직증축 역시 법적으로 허용됐을 뿐 실제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다.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허용됐지만 10년 동안 실제 준공된 사례는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이 유일하다. 2차 안전성 검토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대식·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주택법 일부 개정안에는 기존 가구 수 5% 이내 가구 분할 허용, 리모델링 지원센터 설립, 수직증축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절차 통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주택법 개정안에서 임대동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별도로 내놓았다. 이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혼재한 단지에서 임대주택을 보유한 서울시 등이 리모델링 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것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 리모델링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의 정비사업 대안으로 손꼽힌다”며 “원주민의 재정착 비율도 높게 나타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각종 규제로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수직·좌우 증축을 전면 허용해야 리모델링 사업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1000가구 대단지, 전월세 매물은 1개
부동산 주택 2025.12.21 17:36:01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1000가구가 넘는 단지에서 전월세 물량이 1가구에 그치는 등 ‘물량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 상당수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자 ‘내 집을 팔고 갈아타는 이동 수요’가 막혀 전월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 2000가구 대단지에 전월세 물량이 전체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입주 시점에만 해도 2700가구에 달했던 전월세 매물이 1년 새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힐스테이트 역시 1081가구 가운데 현재 거래 가능한 전월세 물량은 1가구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과 함께 ‘3중 규제’에 묶인 경기 남부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남 중원구 금광동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은 총 4412가구 가운데 전월세 물량이 44가구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수의 1%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는 2023년 6월 입주 당시 계약한 전월세 물량 가운데 대부분이 기존 계약을 갱신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와 더불어 월세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남부권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점 등이 주택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서울 외곽 및 경기 일부 지역까지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전월세 매물 감소가 심각해졌다”며 “연초 신학기 개학을 앞둔 전학 수요 등으로 임대차 시장의 불안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서초 메이플자이 전세 넉달새 5억 뛰어…"부르는 게 값"
부동산 분양 2025.12.21 17:24:31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정부의 ‘3중 규제’로 인해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고 ‘갭 투자’가 막힌 점 등이 시장에 작용하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또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매매 수요가 임대차 수요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서초구 전셋값은 전주보다 0.58% 상승해 서울 25개 구 중 가장 가팔랐다. 잠원·반포동을 중심으로 크게 올라 2021년 6월 둘째 주( 0.56%)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 전용 84㎡는 넉 달 새 전셋값이 5억 원이나 올랐다.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후 7월에는 14억 원대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으나 지난달에는 19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잠원동 A중개업소 대표는 “매매대금 잔금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치르는 경우에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졌으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화됐다”며 “학군지인데다가 역세권 신축이라 수요가 몰리며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21억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서초동 ‘서초래미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새 학기를 앞두고 전세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전용 84㎡ 총 342가구 중 전월세 매물은 8가구뿐이다. 서초동 B중개업소 대표는 “22년차 구축 아파트로 수리가 안 된 집이어도 조건만 맞으면 들어오겠다고 하니 집주인들은 여유를 부리며 호가를 올린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1년 만에 전셋값이 2억~3억 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주담대가 제한되면서 주택 매매 대신에 임대차 수요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 씨는 “지난해부터 자녀 교육과 투자 목적으로 이사를 고려 중이었는데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인해 2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가능액이 2억 원으로 줄었다”며 “자금이 부족해 일단 전월세 이사로 결정했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 집주인과 약속 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권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확산하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첫째 주 0.01%에서 셋째주 0.8%로 치솟았다. 수정구 C중개업소 대표는 “상대원2구역처럼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 아파트가 철거되며 저가 전세는 사라지고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성남시 중원구도 기존 세입자들의 계약 연장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전셋값이 급등했다. 중원구 D중개업소 대표는 “10·15 대책에서 중원구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소위 ‘갭 투자’가 막히면서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들이 늘었다”며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전용 59㎡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세 4억 원 초반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5억~6억 원에도 나오는 족족 계약이 성사돼 매물 자체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셋값의 상승은 월세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올해 6월 0.29%, 7월 0.29%에서 9월 0.33%, 10월 0.64%, 11월 0.63%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월세 누적 상승률은 3.29%에 달했다. 지난해(2.86%)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증가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확산 등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 같이 급등한 전셋값이 월세 상승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역시 “서울 외곽까지 토허구역으로 폭넓게 묶이면서 전월세 매물이 심각하게 감소하게 됐다”며 “부동산 규제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임대차 시장의 불안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비규제 지방도 전세난…세종 매물 1년새 60% 줄어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21 17:21:27비규제지역인 부산과 대구·세종 등 지방 일부 지역도 전세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주택 공급이 축소된 데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작용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오피스텔 전세 물량은 지난해 7712건에서 올해 현재 4239건으로 4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역시 전세 물량이 지난해 5919건에서 올해 현재 3874건으로 44.1% 줄었다. 세종시 역시 이날 기준 651건으로 1년 전(1647건)보다 60.5% 감소했다. 이들 지역의 전셋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데이터허브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세종의 전셋값은 4.66% 올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서울(1.65%)보다 상승 폭이 컸다. 부산도 1.15%를 기록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실제 세종 나성동 나릿재마을 1단지 전용 99㎡는 17일 4억 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지난해 11월 25일 임대차 계약(3억 7000만 원)과 비교해 1억 1000만 원 올랐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쌍용더플래티넘범어 84㎡(8층) 역시 이달 11일 4억 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지난해보다 1억 원가량 올랐다. 부산과 대구·세종 등에서 전셋값 불안이 나타난 것은 최근 공급이 크게 위축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세종은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아예 없었고 대구도 그간의 공급 과잉에 더해 앞으로 3년간 추가 공급이 거의 없을 예정이라는 점 등이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도 지방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11월 사이 비수도권 거주자 중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는 1만 2990건으로 지난해(1만 788건)보다 14% 증가했다. 반대로 최근 1년간 대전 아파트 매매 매물은 5.2% 늘었고 세종은 4.9%, 부산은 2% 증가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니 굳이 한 채를 보유한다면 서울 집을 사겠다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1가구 1주택에 대해 세제 혜택이 쏠리다 보니 지방에서의 주택 매입은 시들하고 수도권은 과열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오픈AI 올인" 소뱅, ARM 주담대 한도 늘렸다
국제 기업 2025.12.21 17:04:56오픈AI에 올해 중으로 300억 달러(약 44조4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한 소프트뱅크그룹이 자금 마련을 위해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데 이어 추가 자산 매각과 주식담보대출까지 모든 방법을 총동원 한다. 특히 알짜 자산인 ARM의 주식담보대출 한도까지 대폭 상향해 눈길을 끈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 지분을 담보로 한 주식담보대출 한도를 65억 달러(약 9조6200억 원) 추가, 총 115억 달러(약 17조 원)의 대출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로이터는 “ARM 주가는 기업공개(IPO) 이후 3배 상승했다”며 "ARM 지분은 소프트뱅크의 핵심 자금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중국 최대 승차공유 플랫폼인 디디글로벌 보유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려고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디글로벌은 2021년 규제 단속으로 미국에서 상장폐지된 후 홍콩에서 주식 상장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손정의 회장은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58억 3000만 달러(약 8조 원)에 매각했다고 밝히면서 “오픈AI와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할 돈이 더 필요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AI가 거품이냐고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며 AI 거품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AI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할 것”이라며 “금액으로는 연간 20조 달러(약 2경 9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 올인’ 전략에 힘입어 올 10월 소프트뱅크그룹은 상장 이래 최고 주가를 달리며 시가총액이 40조 엔을 돌파했다. 하지만 제미나이3 공개 직후 주가는 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상태다. 고토 CFO는 “지금은 AI 기술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지 않다”며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는 지금, 거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급하다”고 선을 그었다. -
"여보, 태국 여행 그냥 가지 말까?"…환전소서 한숨 푹푹 쉬는 한국인들, 왜?
사회 사회일반 2025.12.21 15:50:20"동남아 여행 저렴하다는 건 다 옛말이죠." 태국 바트화 가치가 원화 대비 이례적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태국 여행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평균과 비교해 바트화는 강세를 보이지만,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하면서 환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차이가 커질수록 한국 관광객은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엔 1바트당 41원대였던 원화 가치는 최근 47.03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2009년부터 작년 8월까지 약 15년간 원당 30바트대를 오갔던 것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가 크게 내렸다. 태국 당국은 바트화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금 투자 열풍을 지목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BOT)에 따르면 태국은 통화 가치가 금값과 유독 강하게 연동되는 국가다. 세타풋 수티왓나루에풋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금 가격과 바트화 간 상관계수가 약 0.7”이라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 수치가 과거 0.88 수준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의 가격 흐름이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태국 내 실물 금 거래 구조와 맞물려 있다. 개인이 금을 실물 자산으로 보유하는 비중이 높고, 금 거래가 활발하다 보니 금값이 오를 경우 개인이 보유하던 금을 금은방 등에 매도하는 사례가 급증한다. 금은방은 이를 스위스 등 글로벌 금 허브로 수출하고, 달러로 받은 대금을 다시 바트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바트화 수요가 늘며 통화 가치가 함께 오르는 구조다. 다만 현지에서는 바트화 강세의 배경을 금 투자 열풍만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해외 권력자나 대규모 범죄조직 등의 자금세탁 수요가 태국 금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개인 거래 비중이 높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태국 금 시장이 '회색 자금'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 무역정책전략국에 따르면 올해 1~8월 태국의 귀금속 수출은 87억3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8% 증가했다. 8월 한 달간 규모는 11억1100만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44% 늘었다. 같은 기간 스위스로의 수출은 159%, 캄보디아로의 수출은 28.4%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관광객의 체감 부담은 더욱 크다. 바트화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1340원대에서 이달 들어 1470원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480원 선을 돌파했다. 올해 원화 가치 저점은 지난 4월 9일 기록한 1484.1원이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출 속도가 유입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8일 “현재 우리나라는 11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약 900억달러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해외로 유출되는 자금 규모가 약 1500억달러 수준으로 약 600억달러가 더 나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895억8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직접투자(223억 달러)와 증권투자(725억 달러)를 합친 규모가 이를 웃돌았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보다 더 많은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라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고환율의 한 원인으로 해외 주식 투자 열풍, 이른바 '서학개미' 움직임을 지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19일 해외투자 거래 규모가 높은 일부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고,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와 광고 중단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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